가을 젠지 끝… 아프리카 ‘결전의 날’

[게임플] 롤드컵에도 ‘전년도 우승팀 징크스’가 생기는 것일까? 어제(14일) 치러진 ‘2018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전년도 우승팀이었던 젠지가 3연패를 기록하며 총 1승 5패, 2018 롤드컵 첫 탈락팀이 됐다.

이날 치러진 B조 경기를 통해 팀 바이탈리티와 젠지가 탈락했고, 1위 결정전 끝에 로얄네버기브업(RNG)가 1위로 클라우드9(C9)와 함께 8강에 진출하게 됐다.

비록 팀 바이탈리티가 패배하긴 했으나 이날의 주인공은 C9과 팀 바이탈리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 팀 모두 RNG와 젠지를 높아진 경기력으로 제압했던 것이다. 그에 반해 젠지는 과연 LCK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벤픽-교전-운영 모두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 우려했던, 혹은 예정됐던 ‘크라운’의 부진

'크라운' 이민호가 무너지는 계기가 됐던 솔로 킬

젠지는 첫 경기인 C9전에서 벤픽부터 한방 먹은 듯 했다. 탑 아트록스 상대로 헤카림이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탑이 아니라 미드 라인에서 발생했다. 신드라를 꺼내든 ‘크라운’ 이민호가 르블랑에게 솔로 킬을 당하면서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소환사 주문으로 ‘정화’가 아닌 ‘점화’로 맞대응을 한 것이 패배요인이었다.

정글이 6레벨을 달성한 이후, ‘크라운’은 녹턴의 궁극기가 시전될 때마다 제압당했다. 그 여파는 전 라인으로 퍼졌으며, 상대방의 실수로 잘버티던 ‘큐베’ 이성진까지도 흔들리게 만들었다. 결국 한타에서 ‘지주케’의 르블랑이 슬쩍 진입만 해도 최소 반 이상의 HP가 빠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여기에 더해 ‘리코라스’의 헤카림까지 전성기가 오자 젠지는 무력하게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곧바로 이어진 팀 바이탈리티전에서 젠지는 3픽에서 이렐리아를 뽑아 벤픽의 변수를 만들려고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르블랑에게 다소 유리한 ‘크라운의 친구’ 말자하를 뽑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되려 탑 라인에서는 우르곳을 상대로 이렐리아가 맞붙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도가 성립됐다.

팀 바이탈리티에게 연패를 당한 젠지

우려는 현실이 됐다. 경기 초반 리신의 갱킹으로 이렐리아는 잡혀버렸고, 이후에는 속수무책이었다. ‘큐베’는 우르곳에게 솔로킬을 당하기도 했으며, 그야 말로 탑 라인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겨버렸다.

상대적으로 CS 우위를 점했던 ‘크라운’이지만, 이후 교전에서는 궁극기 타이밍에 있어 의아한 모습을 다수 보였다. 특히 마지막 교전에서는 아무도 케어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르블랑을 타겟팅해 궁극기를 사용했고,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교전에서 대패. 팀 바이탈리티에게까지 젠지는 패배하게 됐다.

물론 마지막 교전은 ‘크라운’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화력과 구도의 차이였고, 팀 바이탈리티의 탄탄했던 바텀 라인의 영향도 컸다. 이 경기 패배로 젠지는 롤드컵 탈락이 확정됐다.

 

# 디펜딩 챔피언의 위상은 어디에, 유종의 미조차 거두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젠지는 RNG에게 엄청난 차이로 패배했다

이후 경기에서 C9은 팀 바이탈리티에게 승리, 4승 고지를 먼저 점하며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후 젠지와 RNG의 경기가 팀 바이탈리티의 진출 여부를 결정하게 됐는데, 이 경기에서도 젠지는 멘탈을 회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RNG는 벤픽 단계부터 젠지를 흔들었다. 탐켄치, 라칸, 브라움을 벤한 RNG는 첫 픽에서 쓰레쉬를 꺼내 들었다. 그나마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던 바텀 듀오 중 ‘코어장전’ 조용인을 완전히 봉인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결과적으로 젠지는 루시안과 나미라는, 비주류 바텀 듀오르 꺼내 들었고 라인전에서라도 이득을 취하기 위해 첫 시작부터 부쉬에 쉔과 함께 매복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이 강수를 RNG는 바로 간파, 되려 역공을 취해 ‘큐베’의 쉔을 잡아내며 선취점을 취했다.

이후에는 RNG의 페이스였다. 이미 젠지는 이전 경기들로 인해 자신감이 하락한 상태였고, 라인전부터 교전, 운영까지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젠지 선수들에게는 의욕 또한 없어 보였다. 결국 경기는 압도적인 RNG의 우세 속에 진행됐고, 20분도 채 되기 전에 글로벌 골드 차이는 천문학적으로 벌어졌다. 젠지의 넥서스가 깨지는 데에는 불과 23분도 걸리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는 찾아 볼 수 없었던 경기였다. 이 경기뿐만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메타에 적응하지 못했던 젠지였다. 물론 LCK 정규 시즌 동안에는 어떤 메타가 와도 자신만의 메타, 경기 방향성을 유지했던 젠지였지만, 그를 받쳐줄 경기력과 멘탈이 부족했던 이번 롤드컵이었다.

젠지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내세우지도, 변화하는 메타에 적응하지도 못한 채 롤드컵 행보를 마무리 짓게 됐다.

 

# ‘결전의 날’을 맞은 아프리카 프릭스

오늘(15일)은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가 그룹 스테이지의 모든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2일차까지 연패를 당해 승리가 없었던 아프리카 프릭스는 지난 토요일(13일) 경기에서 ‘모글리’ 이재하의 투입으로 첫 승을 취했다. ‘기인’ 김기인을 필두로 조금씩 살아나는 경기력을 아프리카는 보여주기 시작했다. 과연 오늘 치러질 연전에서 승리해 8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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