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 리프트라이벌즈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빼앗긴 한국

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국가대표팀(출처: 한국e스포츠협회 공식 페이스북)

[게임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리그오브레전드 국가 대표팀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금메달을 막은 상대는 중국. 중국은 이번 아시안게임까지 올해 총 세 번의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중국과의 격차가 줄어든 것은 익히 실감하고 있었지만 대만마저도 방심할 수 없는 나라가 됐다. 리그오브레전드 초기, 유럽과 북미가 한국에게 ‘왕좌’를 빼앗겼듯이 이제는 한국이 앉아있던 자리도 중국에게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다.

처음에는 로얄네버기브업(RNG)의 ‘우지’ 지안즈하오(이하 ‘우지’)가 있기에 중국이 이정도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했다. ‘우지’만 잘 막아낸다면 그 외의 선수들은 모두 한국 선수보다 한 수 아래이기에 승리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아시안게임 본선 조별 리그 당시까지만 해도 이 예측은 맞아 들어갔다. 국가 대표팀의 바텀 듀오인 ‘룰러’ 박재혁과 ‘코어장전’ 조용인은 전통 원거리 딜러 듀오에게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 정평이 나있던 듀오였다. LCK 서머 시즌 때도 혼란스러운 메타에 모두가 ‘싸움꾼 챔피언’을 고를 때 ‘룰러 코장’ 듀오는 끝까지 전통적인 원거리딜러, 서포터 챔피언을 선택해 경기에 임했다.

그랬기에 조별리그에서 중국과 두 번을 맞닥뜨렸을 때, 한국의 바텀 듀오는 잘 버텨주었고 다소 우세를 점할 수 있었던 탑과 정글, 미드 라이너들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스코어’ 고동빈은 ‘Mlxg’ 류시위(이하 ‘Mlxg’)를 상대로 한 수 앞선 경기력을 보여줬고, ‘기인’ 김기인도 CS 수급, 날개 운영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미드라이너인 ‘시예’ 쑤한웨이도 ‘페이커’ 이상혁에 비하면 한 수 아래로 보였다.

리그오브레전드 국가대표 선수들(출처: 한국e스포츠협회 공식 페이스북)

하지만 결승전에서 만난 중국 대표팀은 조별리그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Mlxg’의 동선은 매우 공격적이고 변칙적이었는데 그로 인해 1세트에서는 ‘페이커’ 이상혁이, 3세트와 4세트에서는 ‘룰러 코장’ 듀오가 힘을 쓰지 못했다.

4세트에서는 ‘피넛’ 한왕호가 출전해 공격적인 플레이로 ‘맞불 작전’을 펴며 버텨냈지만, 그 전에 출전했던 ‘스코어’ 고동빈은 미드-정글, 탑-정글 교전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바텀 듀오가 버텨주면서 다른 라인에서 이득을 봐야 하는 것이 한국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도 전에 모든 라인이 붕괴됐다. 심지어 3세트에서는 경기 시작 10분도 채 되기 전에 엄청난 차이가 벌어져 사실상 회생이 불가할 정도까지 이르렀었다.

모든 경기의 벤픽 단계를 살펴보면 후반을 도모하며 버티는 조합인지, 속도를 내어 초중반에 경기를 끝내야 하는 조합인지가 보인다. 각 팀의 전략에 따라 챔피언을 선택하게 되며, 이는 전체적인 경기 진행속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올해 중국의 전략은 하나로 귀결됐다. 소위 ‘LCK식 운영’으로 대변되는 날개 운영, 탈수기식 운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언제나 속도를 냈고, 자신들의 소환사 주문이나 궁극기가 있건 없건 ‘미시적인 이득’이라도 취하려 노력했다. 한국의 팀들이 보여줬던 바둑과 같은 수 싸움이 아니었다.

중국은 그들만의 스타일을 찾은 것이다. 빠르게 속도를 내고 이득을 취하며, 그들의 최고 선수인 ‘우지’에게 모든 킬을 몰아줬다. 그리고 그를 보호하는 호위기사들을 배치했다. 그냥 전 라인이 성장해도 강하지만, ‘1:1에서 세계 1위’라는 ‘우지’가 성장하니 그 화력은 측정할 수 조차 없었다.

지난 MSI와 리프트라이벌즈도 마찬가지. 이 대회에서는 대만의 플래시울브즈(FW)도 같은 방식을 취했다. 전략은 ‘무조건 빠르게, 작은 이득이라도 많이’였다.

물론 국내 팀들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8.11 패치가 진행되고 난 뒤에는 빈번한 교전 끝에 운영을 펼치기도 전에 끝나는 경기가 수두룩했으며 이는 현재의 중국, 대만과 같은 경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결국 메타가 안정되자 다시금 ‘LCK식 운영’으로 돌아갔다.

LCK식 운영이 나쁜 것은 아니다. 충분히 검증된 전략이며 안정성도 뛰어나다. 유리함을 굳히고 스노우볼을 굴리기에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오래된 전략은 그만큼 공략, 파훼법도 다수 생기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번 시즌에도 다소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MVP의 경기 방식이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조별리그의 좋은 분위기로 인해 아시안게임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중국에 빼앗겨 올해의 국제대회는 이제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만이 남았다. 아시안게임을 돌이켜보면 이제 중국엔 ‘우지’, RNG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예’, ‘Mlxg’가 그랬듯 모든 팀이 경계 대상이다.

한국은 ‘왕좌’를 지킬 수 있을까? 아니면 중국에게 롤드컵마저 빼앗길까? 롤드컵까지는 불과 2~3달 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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