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게 시즌 전패했던 그리핀

[게임플]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이하 롤챔스)’의 플레이오프 2R이 끝나고,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인해 미뤄졌던 결승전이 오는 8일 인천 삼산 체육관에서 열린다. 결승전에는 KT롤스터(이하 KT)와 그리핀이 올랐다.

결승전까지 약 3주의 시간이 주어졌던 만큼, 양팀 모두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어제(4일) 서울 파르나스타워에서 열린 롤챔스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KT와 그리핀은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상대 팀에 대한 대응책을 충분히 마련했다”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정규 시즌에서는 1R과 2R 모두 KT가 그리핀에게 승리했다. KT 입장에서는 다소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그간의 준비 기간이 있었던 만큼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미디어데이에서 그리핀의 김대호 감독은 “초비(정지훈 선수)가 유칼(손우현 선수)에게 혼쭐이 났었는데, 그럼에도 이번 결승전에는 초비를 내보낼 것”이라며, ‘초비’ 정지훈이 설욕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실제로 ‘초비’ 정지훈(이하 ‘초비’)은 ‘대 KT전’ 때 ‘유칼’ 손우현(이하 ‘유칼’)에게 다소 힘을 쓰지 못했다. 물론 당시 1R에서 맞붙었던 1세트의 경우 ‘유칼’이 갈리오를 활용해 슈퍼 플레이를 보여준 것이 승리 향방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초반 라인전과 이를 토대로 뛰어난 한타력을 보여주던 ‘초비’가 ‘유칼’에게 성장과 활약을 저지당한 건 사실이었다. 세트 마무리 당시 ‘초비’의 KDA는 2/4/0.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는 걸 감안한다면 상당히 저조한 성적표다.

KT 대 그리핀 1차전 당시 '유칼'이 보여준 슈퍼플레이(출처: OGN 경기화면 캡처)

하지만 최근 ‘초비’는 타 선수들이 활용했을 때 승률이 저조했던 오리아나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젠지와의 경기에서 두 세트 모두 패하긴 했으나, 강팀 반열에 있는 킹존드래곤X와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로 승리했기에 검증은 충분하다 볼 수 있다.

최근 ‘유칼’이 보여준 챔피언은 아지르다. 때문에 스킬 사거리 등에서 오리아나가 우위를 쉽사리 점할 수 없는 만큼 이후 결승전에서의 깜짝 픽이 두 동갑내기 선수의 승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핀의 ‘타잔’ 이승용(이하 ‘타잔’)은 자타가 공인하는 현 LCK 최고의 정글러 중 한 명이다. 퍼포먼스 수치에 있어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선호하는 챔피언은 트런들로 승률은 100%다. 트런들을 선택한 세트에서는 모두 승리한 것이다.

트런들, 세주아니, 최근에는 올라프까지. 높은 숙련도를 자랑하는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챔피언 폭이 좁은 것은 단점이다. 게다가 트런들, 세주아니, 올라프는 KT의 ‘스코어’ 고동빈(이하 ‘스코어’)도 숙련도 측면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벤픽 단계에서 승부가 갈릴 지도 모르는 정글 포지션이다. 실제로 지난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당시 SKT T1의 ‘블랭크’ 강선구는 정글 3벤을 당해 KT에게 패배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결승전에서도 KT의 날카로운 벤픽이 승부를 크게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다.

‘스코어’의 베테랑적인 면모도 무시할 수는 없다. 위에서 언급한 챔피언들 이외에도 그라가스, 킨드레드, 잭스 등의 숙련도가 높은 ‘스코어’다. 킨드레드의 활용력이 꽤나 높은데, 최근 있었던 ‘2018 자카르다-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궁극기인 양의 안식처로 그야 말로 ‘슈퍼 세이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이어트 공약’을 내세운 ‘소드’ 최성원(이하 ‘소드’)와 ‘스멥’ 송경호(이하 ‘스멥’)의 대결 구도도 인상적이다. 양 선수의 성적표를 보면 다소 치고 받는 추세지만, 상대적으로 ‘스멥’이 ‘소드’에게 살짝 밀리는 감이 없지 않다.

‘스멥’은 두 팀이 맞붙은 5개의 세트 중 아트록스를 선택했던 한 세트 이외에는 모두 데스가 더 많았다. 특히 1R 2세트에서는 ‘스멥’은 다소 무리한 플레이를 선보였고, 그 스노우볼로 인해 팀이 패배하기도 했다.

그에 반해 ‘소드’는 모든 것을 받아주는 선수다. 먼저 나서서 하기보다는 팀원들의 뒤를 봐주며, 꿋꿋하게 버티는 역할을 잘 수행해준다. 챔피언에 있어서도 문도 박사, 나르, 초가스와 같은 탱커형 챔피언을 잘 다룬다.

닉네임과는 다르게 ‘소드’가 방패 역할을, ‘스멥’이 창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탑–정글 간의 중요도가 높아진 지금 어떤 선수가 우위를 점하냐에 따라서 승부는 결정 날 것이다.

사실 KT가 가장 크게 견제하는 선수는 ‘바이퍼’ 박도현이다. 원거리 딜러임에도 그 챔피언 폭이 매우 높고, 심지어 시즌 동안 카이사를 제외하고는 비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주로 선택했다. 그 중 블라디미르의 성적은 매우 뛰어나서 7세트에서 모두 승리해 승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그에 반해 ‘데프트’의 주력 챔피언은 철저히 원거리 딜러이다. 시즌 초반 메타가 혼란스러웠을 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선택했던 비 원거리 딜러 챔피언은 스웨인이며, 7월 21일 경기를 끝으로 모두 원거리 딜러만을 활용했다.

대신 ‘데프트’는 이번 시즌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룰러’ 박재혁에 비등할 정도로 폭 넓게 기용했다. 트리스타나, 코그모, 케이틀린 등 이번 시즌 타 팀에서는 거의 선택하지 않았던 챔피언을 선택했으며 성적 또한 크게 나쁘지 않았다.

‘데프트’ 특유의 ‘하드 쓰로잉’만 나오지 않는다면 ‘바이퍼’를 상대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결승전은 앞으로 3일 만을 남겨두고 있다. 과연 KT가 근 2년 만의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 아니면 그리핀이 우승해 하나의 역사를 쓰게 될지. 9월 8일 5시에 펼쳐지는 결승전을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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