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머시러닝으로 기존 게임개발의 '맹점' 찾는다

[게임플] '게임이 주는 진짜 즐거움이 무엇일까?' 넥슨 강대현 부사장이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8의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하며 내건 질문이다.
 
'즐거움을 향한 항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키노트 스피치에서 강대현 부사장은 게임이 주는 재미에 대한 색다른 견해를 내놨다. 게임의 재미가 게임의 그래픽, 디자인과 같은 구성요소가 아닌 유저가 어떤 경험을 하는 것인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게임은 유저가 즐기는 것이기에 유저가 게임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누구를 만나 어떤 사건을 겪었는지가 재미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이며,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부분이 그동안 과소평가 됐을까? 강대현 부사장은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게임을 좋아했으며, 이런 경험이 자기도 모르게 과거의 로망을 살리기 위해 게임을 개발해 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어쩌면 우린 과거의 로망을 실현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이야기는 우리가 특정 프레임에 갇혀있는 것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을 뜻하는 표현이다.
 
여전히 게임산업에 맹점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 역설적으로 전문가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각이 있으며, 이런 일이 가속화되면 현재 유저들은 만족시킬 수 있더라도 시장의 파이는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데이터와 AI(인공지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대현 부사장은 이야기했다. 인공지능과 인간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창의력'을 꼽는 시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는 강대현 부사장은 빅 데이터를 이용한 AI야말로 가장 창의적인 도구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발자도 유저도 모르는 즐거움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를 AI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대현 부사장은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근거로 하나의 예시를 들었다. 오래 서비스된 FPS 게임에서 서버를 선택하지 못 하는 신규 유저가 있을 때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소거하는 방식으로 답안을 찾고는 하지만 이는 틀에 갇힐 수 있는 방식이며, 때로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가설에 포함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이용한 결과 기존과는 전혀 다른 답이 나왔다. 서비스가 오래되며 각 서버마다 각기 다른 플레이 방식이 자리잡았는데, 유저는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기에 게임을 즐겁게 즐길 수 없던 것이 원인이었던 것이다.
 
이런 답안을 확장하면 다른 게임을 개발할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대현 부사장은 주장했다. MMORPG에서 적정 인구밀도를 유지하고 마을의 긍정적 인터렉션을 유도하는 AI를 개발할 수 있는 식이다.
 
또 다른 예시로는 MMORPG에서 특정 직업의 초기 이탈률이 높을 시에 이를 머신러닝으로 해결한 것을 들었다. 마을에 레벨 제한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일반적 퀘스트를 개발했으나, 특정 직업이 유난히 해당 퀘스트를 일찍 만나게 되어 게임 난도를 높게 여기고 결국 게임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 문제는 퀘스트 설정 후 5년 이상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저들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문제였다.
 
이런 사소한 디자인 오류를 발견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이와 같은 부류의 사소한 문제를 해결해 더 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게임의 재미를 온전히 지킬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밖에도 '유저의 실력은 타고나는 것인가 향상되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다이나믹 피드백 시스템으로 해결한 사례, '적절한 인게이지먼트를 유지하는 법'을 빅 데이터와 AI로 연구 중인 사례를 예시로 들어 눈길을 끌었다.
 
결국 무조건 옳은 방법은 없으며, 기존의 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는 것이 강대현 부사장이 이번 강연에서 내린 결론이다. 또한 게임의 본질에 대해 철저하고 치열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데이터와 AI가 이에 대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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