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 강경원이 설명하는 시나리오 기획자의 자세

[게임플] 시나리오 기획자가 게임 개발에서 하는 업무는 무엇일까? 오늘(24일)부터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넥슨 사옥에서 열린 NDC(넥슨개발자콘퍼런스)의 강연대에 오른 블루홀의 시나리오 기획자 강경원은 “글을 쓰는 직업이라기 보다는 글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시나리오 기획자를 정의했다.

엑스엘게임즈에서 아키에이지의 시나리오 기획을 담당했고, 현재는 블루홀에서 신작을 준비 중인 강경원 기획자가 NDC 강연대에 섰다.

그는 강연 제목인 ‘시나리오 좋더군요. 읽지는 않았지만…’이 어떤 의도로 쓰이는 말인지에 대해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가 설명하는 시나리오 기획자는 단순히 스토리만을 짜는 사람이 아닌 세계관, 캐릭터, 컷 씬에 필요한 요소 등 글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만드는 직업이다. 즉, 여러 요소들을 부합시켜 ‘스토리를 창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나리오 기획자의 현재 위치는 어디일까? 그는 게임 개발사들이 시나리오 기획자가 중요하고 필요하단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팀원으로 갖고 있는 팀은 적은 상태라고 말했다.

강경원 기획자는 “시나리오 기획자라는 직업이 글을 잘 쓰면서 게임을 만들고 싶고, 세계관을 설립하고 싶은 사람들이 지원하려는 경향이 종종 있긴 하다”라며, “하지만 글을 잘쓰면 작가,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디렉터 직군, 게임 속 세계를 설계하고 싶다면 레벨디자이너 직군이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현재 시나리오 기획자의 생태계는 ‘들어오는 시나리오 기획자는 적고, 떠나가는 기획자는 많은’ 상태다. 그는 “이러다간 10~20년 뒤에는 내가 인간문화재가 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해 참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 기획자의 자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시나리오 기획자는 ‘복잡한 것은 단순하게, 단순한 것은 세밀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토리에는 깊이를 더해야 하며, 시나리오를 통해 게임의 구조와 형식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토리는 내용의 영역, 시나리오는 구조이자 형식, 퀘스트는 표현 중 하나다. 때문에 각각의 본질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덧붙여 던전, 아이템, 퀘스트 등 모든 설정 하나하나에 개입을 해야 하며, 그런 손길이 닿는다면 시나리오에는 깊이와 풍성함이 생긴다고 전했다.

게임의 개발은 여러 팀원들이 함께 이루는 작업이다. 그렇기에 협업이 중요해지는데, 강경원 기획자는 “개발은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팀의 포메이션과 전략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가져야하는 것이 시나리오 기획자”라고 말했다. 보고와 피드백이 많아야 기획자 자신의 깊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강연의 마지막, 강경원 기획자는 “유저의 기억에 남게끔 만드는 것이 시나리오 기획자의 업무이자 자세”라며, “때문에 읽지 않아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시나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유저는 점점 깊이 있는 시나리오를 원하는 추세이기에, 시나리오 기획자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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