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보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

[게임플] 오늘(24일)부터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에서 진행되는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 2018에 넥슨 일본법인의 오웬 마호니 대표가 자리했다.
 
NDC 2018의 환영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오웬 마호니 대표는 현장을 찾은 참관객들을 향해 아이디어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아이디어의 정체는 혁신의 정체이며, 혁신의 정체는 성장의 정체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최신 유행만을 따르며 혁신을 게을리하면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였다.
 
 
또한 게임의 진정한 재미는 파고들며 질문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이것은 넥슨이 개발과 투자를 멈추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NDC를 처음 시작한 이후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오웬 마호니 대표는 이날 환영사 이외에도 국내 미디어와의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내용이다.
 
Q: 이정헌 신임 대표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라이브게임 운영에 경험이 많은 인재이며 회사 내에서도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새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적합한 인재를 선택한 것이다. 넥슨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회사에 대한 깊은 헌신을 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넥슨의 미래를 위한 완벽한 인재라 생각한다.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 큰 압박이 따르기 마련이다. 매일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임할 수 있다는 것을 높게 평가했다. 이런 그의 능력을 우수하게 평가하고 있다.
 
Q: 일본 시장은 한국 시장과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
A: 일본은 한국과 매우 다른 시장이다. 전통적으로 싱글플레이어와 콘솔 시장이 강세이며 모바일 시장은 한창 성장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MMO나 PC 기반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한국 게임시장이나 중국 게임시장과는 매우 다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네트워크 측면과 그래픽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 넥슨 같은 멀티플레이 온라인게임을 주로 개발한 게임사에게 좋은 기회다.
 
Q: 일본 내 조직개편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A: 글룹스의 경우 브라우저 기반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성장한 회사다. 하지만 해당 시장이 사양세에 들어가며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내부 인재를 활용한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성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유명 한국인 개발자를 일본으로 데려와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을 넘어 세계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Q: 환영사에서 혁신을 강조했고 키노트 스피치에서는 AI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의견 부탁한다. 
A: 한 예를 들자면 아마존의 핵심 전략에 AI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침과 저녁 중 언제 접속하냐에 따라 다른 물건이 추천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아마존이 여러분의 행동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쇼핑몰이나 인터넷 사이트도 AI를 핵심전략으로 삼고 있다. 
 
AI는 아직 게임업계, 특히 온라인게임 업계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 더 많이 활용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하나의 게임을 동시에 한다고 가정하면 누군가에게 돌아간 혜택이 게임 내 밸런스를 파괴하는 결고를 초래할 수 있다. 능력 있는 라이브게임 운영자라면 이런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겠지만 모두가 이런 노하우를 갖고 있지는 않다. 머신러닝 툴을 사용하면 이런 밸런스를 붕괴시키지 않으면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넥슨은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Q: 한국시장에서 넥슨 신작 온라인게임이 부진을 겪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A: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창의적인 도전과 모험을 해야하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넥슨은 이런 점에서 운이 좋은 기업이다.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게임들이 있기에 새로운 게임과 아이디어에 투자할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 신작이 모두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야구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타율이 3할이면 성공적인 타자라고 하지만 이런 타자도 10번 중 7번은 실패한 것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개발자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게임업계에는 단기적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 성과를 봐야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에 우리가 출시하 게임도 장기적 관점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를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Q: 지난해 넥슨 매출에서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거둔 매출이 높다. 이에 대해 경영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우린 법인 별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넥슨이라 생각한다. 피파온라인3,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게임이 있긴 하지만, 이는 넥슨 입장에서 좋은 것이다. 이런 게임들이 보이고 있는 장기적 성과가 해외 게임사가 거두고 있는 것보다 더 뛰어나다. 내부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EA는 2017년 기준으로 2개의 게임이 전체 매출의 50%를 견인하고 있으며, 액티비전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테이크2는 2개의 게임이 매출의 75%를 견인하고 있다. 
 
Q: 블록체인 관련 계획이 궁금하다.
A: NXC를 대표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시기가 1990년대 초반인데, 당시 인터넷에 뉴스와 정보를 올리는 기업에서 일을 했었다. 당시 많은 언론인과 방송사 직원들과 이야기하며 느낀 것이 그들 스스로가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며 실제로 뉴스산업은 크게 변화했다. 하지만 당시 그들은 바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알지 못 했다.
 
또한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 않았기에 인터넷과 관련해 시도하고 싶었던 것들을 기술이 받쳐주지 못 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역시 당시에 느꼈던 것과 비슷한 상황에 있다고 느낀다. 이 기술이 모든 것들을 바꿔놓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들 기술이 온라인게임에도 흥미롭게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며 이들 기술을 게임에 적용하는 날이 올 것이다.
 

 
Q: 넥슨이 EA처럼 외부 개발사에 대한 지원을 할 계획은 있나?
A: EA의 접근방식과 넥슨의 접근방식이 다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간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찾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중에 EA와는 조금 다른 방식을 택하고 있다. 내부 스튜디오에 기회를 주고 내부적으로 아이디어를 양성한다.
 
Q: 넥슨은 VR과 e스포츠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가?
A: VR 게임을 많이 하냐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 15분 남짓하거나 거의 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주로 듣게 된다. VR 게임을 개발하는데 대단히 큰 자금이 들어감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VR 산업이 발전하기를 바라지만 현재로는 투자비용 대비 유저경험이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다고 판단된다. 무어의 법칙에 따라서 VR 기기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하다.
 
e스포츠 관련해서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기에 이 자리에 있는 기자들의 산업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오랜 기간 e스포츠가 관심을 받아왔으나 북미와 유럽 쪽에서 e스포츠가 이제서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게임사와 e스포츠 인프라가 한국을 따라잡기엔 아직 멀었다고 북미 지인들에게 말하고는 한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e스포츠가 다소 비주류적인 시장으로 여겨지던 것이 이제는 주류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시작된 e스포츠와 관한 문화가 전세계로 퍼지는 것. 이는 넥슨에게도 기쁜 소식이다. 
 
20년 전 게임업계는 헐리우드를 따라하려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제는 반대로 영화나 기술 업계가 게임과 게임에 적용된 기술을 받아들이는 기조도 나타난다. 특히 이러 기조는 온라인 멀티플레이게임 시장에서 많이 드러난다. 
 
Q: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 매출이 좋다고는 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듀랑고는 오픈월드 MMORPG이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전례가 없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이를 출시 후 미처 알지 못 했던 문제를 겪었다. 오픈월드 MMORPG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라면 기존 6개월의 성과와 향후 10년의 성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찾기 어렵고 기존과 완전히 다른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환영사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새롭고 다른 것을 시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실패와 놀림감이 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무릅써야 한다. 그렇기에 듀랑고 개발진이 무척 자랑스럽다. 듀랑고의 매출이 높지 않다는 점은 걱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충분히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두렵다. 내부적으로 충분히 밀어붙이고 있는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지를 중요시한다. 이런 시도가 이어져야 업계가 성장하고 유저들이 만족하고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최근 픽셀베리를 인수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북미 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인수한 픽셀베리의 가장 유명한 게임은 게임과 로맨스 소설을 결합한 게임이다. 주요 타겟 유저층은 여성 유저들이다. 픽셀베리를 인수한지 5~6개월 밖에 안 됐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굉장히 만족스럽다. 픽셀베리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로맨스소설 게임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픽셀베리 사례에서 게임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와 어떤 유저를 공략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 북미 게임업계는 최근 FPS 장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8월부터 12월까지 5개의 AAA급 FPS 게임이 나왔을 정도다.
 
북미 업계가 모두 FPS에 집중할 때 픽셀베리는 전혀 다른 시장을 공략했다. 매년 이런 일이 일어난다. 실패도 있지만 성공사례도 있다. 픽셀베리는 장기적으로 게임을 바라보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넥슨에 어울리는 게임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