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공정한 경쟁 위한 엄격한 규칙과 제재 마련 필요

사회인야구 (사진출처: 하이트리그)

[게임플] 게임과 스포츠에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전제 조건이 필수다. 이는 프로 리그 뿐 아닌 아마추어 리그, 일반 게임 유저들에게도 적용되는 사항이다. 그런데 게임 속 세상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오버워치’ 에서 일부 유저들이 고의로 게임에 지속해서 패배한 뒤 등급과 점수를 낮춰 하위 유저들과 게임을 하는 일명 ‘패작’과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서 실력이 뛰어난 유저가 대신 랭크 게임을 플레이 해주는 대리 게임이 성행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오직 실력으로만 게임의 승패가 결정돼야 하는 경쟁 기반 게임에서 패작 유저, 대리 유저가 같은 팀에 있냐 없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 사회인 야구의 엄격한 룰

전국 사회인야구 팀은 약 2만 개에 달한다 (사진출처: 일간스포츠)

한국 프로 스포츠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야구는 사회인 야구 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아마추어 리그가 활성화돼 있다. 아마추어 리그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참여하는 사회인 야구팀 선수 구성에 프로 선수 출신(이하 선출)의 경기 출전을 막고 있다.

세부 지역마다 다르지만 최상위 리그인 1부 리그는 5명 등록에 경기 출전 3명, 2부는 1명, 3,4부는 출전 금지 등으로 선출 출전이 제한된다.

선수 출신 여부를 따질 때에는 봉황기·황금사자기 전국 고교야구대회에 선수로 등록했는지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경기 도중에도 신분증 확인을 통해 엄격하게 선출을 가려내고 있다.

아마추어 리그에서는 선출 선수 1명으로도 게임의 승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 게임사도 처치 곤란인 ‘패작’, ‘대리’

MOBA 장르 게임에서 등급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근 5,6년 사이에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한 MOBA, 멀티플레이 온라인 배틀 아레나 장르 게임도 공정한 경쟁이 필요한 게임이다. 팀플레이가 기본이지만, 유저 1명이 다른 유저를 압도하는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으면 게임의 승패가 쉽게 결정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MOBA 게임에서는 유저의 게임 결과를 기반으로 실력 수준을 점수로 환산해 비슷한 점수의 유저들끼리 붙여주는 ‘MMR(Match Make Rating)’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의로 게임을 패배해 MMR 점수를 떨어뜨리는 패작 행위와 상위 유저가 다른 유저의 아이디로 접속해 게임을 진행하는 대리 게임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MOBA 장르 게임의 기본 원칙인 공정한 경쟁이 위협받으면서 게임 생명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위 유저들은 실력에 맞지 않는 유저가 게임을 지배하는 현상을 겪게 되고, 상위 유저들은 고의로 패배하는 행위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런 행위를 잡아내기 쉽지 않다. 직접 몸으로 뛰는 전통 스포츠인 사회인 야구에서 선출을 가려내는 것은 쉽지만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 공정성 위반 시 처벌···강력한 시스템적 제도 필요

7월 23일 기준 PC방 게임 순위 (사진출처: 게임트릭스)

국내 게임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이 대리 게임으로 몸살을 앓으며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동섭 국민의당 국회의원이 영리 취득이 목적인 전문 대리 게임 업자를 처벌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이동섭 의원은 개정안을 발의하며 “쉽게 말하면 토익시험을 치는데 내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제3자에게 돈을 주고 대신 시험을 보게 해서 점수는 내가 받는 것과 같다”고 비유를 들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주로 오버워치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패작은 상위 유저가 하위 리그 게임에서 돋보이고 싶은 심리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제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이아’ 등급 까지는 점수가 하락해 등급이 바뀌어도 마크 엠블럼이 바뀌지 않는 게임 시스템도 패작이 성행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오버워치 디렉터 제프 카플란은 패작 행위를 제재하는 시스템을 준비중이라고 2월 밝혔지만 아직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유저들이 부정을 전혀 저지를 수 없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적어도 그에 준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유저들은 원한다. 그래야 공평하게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LOL과 오버워치는 불법 프로그램 사용 유저를 대량으로 제재하며 유저들의 신뢰를 얻은 바 있다. 하지만 대리 게임과 패작은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

사회인 야구에서 도입한 경기 중 신분증 확인 절차 같은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쉽진 않겠지만, 부정 유저를 가려내기 위한 시스템적인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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