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이끌어내는 과정 다양해지며 마니아 넘어 대중 속으로..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사진 출처: 국립극장)

[게임플] 놀이는 인류라는 역사가 시작된 이후 줄곧 추구되어온 문화 가치다. 놀이라는 개념은 전쟁부터 분주한 농번기, 그리고 산업 혁명 등 주요한 시대 배경 속에서도 소소하게 자리를 지켜왔으며, 최근에는 문화의 핵심이 돼 산업을 성장 시켜오고 있다.

이 가치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함께' 하기 때문이었다. 놀이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것보다 함께 하는 형태로 발전되어 왔고 자연스럽게 스포츠 등 전문 분야로 확장되며 그 명맥을 발전 시켜왔다.

게임의 발전 방향도 놀이의 과정과 동일하다. 초반에는 혼자 선택하고 결정하는 방식에서 2인이 대전하는 방식이 추가됐다. 그리고 더 많은 인력이 참여하는 게임이 만들어졌고 온라인 게임들이 본격적으로 나올 땐 수 천명의 게이머가 가상 공간에서 대화하고 경쟁했다.

■ 놀거리 부족했던 때···단비 같았던 게임

한국 청소년들의 지상 과제인 '입시' (사진 출처: EBS)

한국의 학생들, 젊은 세대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학업에 시달리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입시를 위해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은 놀 시간, 특히 누군가와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없다.

그것은 대학 입시 지옥을 벗어난 과거 대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당구장, 술집, 노래방 등이 당시 대학가 놀 거리의 전부였다.

당시에도 PC와 PC 게임은 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혼자서 즐기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놀이 문화라고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스타크래프트'

그 때 등장한 것이 ‘스타크래프트’다. 개인 PC 보급과 인터넷 망 발달, PC방의 등장과 발맞춰 등장한 스타크래프트는 당시 놀이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다. 친구와 같이 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은 여럿이서 즐길 수 있는 놀이 중 가장 쉽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놀 거리가 부족하던 당시 세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 황금기였던 1990년대 후반

그렇게 본다면 스타크래프트는 시대를 잘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폭발적인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소규모 대회로 이어졌다. PC방 대회부터 지역대회까지 다양하게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아이돌 팬덤 문화는 e스포츠에도 나타났다

게임 전문 방송국이 개국한 것도 그 즈음이다. 이후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는 인기에 힘입어 2개 방송국에서 양대 리그를 개최하기에 이르렀고, 광안리에서 10만 관중을 불러모으는 등 황금기를 겪었다.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된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는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리그를 열어 왔고, 그 바탕엔 팬들의 사랑이 있었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시작된 아이돌 팬덤 문화는 e스포츠에도 옮겨와 경기 결과와는 상관없이 특정 선수를 응원하는 e스포츠 팬덤 문화가 생겨나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 역시 넷상에서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의미로서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으로 시작된 한국 게임 산업 역시 이 시기에 큰 성장을 했다.

■ 문화가 된 게임과 e스포츠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며, 노는 것 역시 누군가와 함께한다면 그 즐거움이 배가 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핵심은 노는 문화, 누군가와 함께 노는 것에 갈증이 있었던 그 시절 게임이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에 있고, 그 흐름 속에서 게임 산업과 e스포츠는 찬란하게 성장했다.

13년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2012년 마지막 스타크래프트 리그 결승전이 끝나고 전용준 캐스터는 눈시울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현장의 많은 팬들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황형준 PD가 나에게 말했다. 언젠가 게임이 스포츠가 될 수 있다고, 게임으로 전 세계 젊은이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정신 나간 소리를 했다. 그런데 나는 그 정신 나간 소리를 믿었다. 많은 사람이 나를 미치게 했고 그 정신 나간 소리가 현실이 됐다”

이것이 문화가 아니라면 다른 어떤 것을 문화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