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케 C103 1일차, 서관을 싹쓸이한 압도적 규모
블루 아카이브를 정조준한 발걸음... 역대급 인파로

일본 최대 동인 축제의 주인공이 한국 게임 '블루 아카이브'였다.

30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103번째 코믹마켓(코미케)이 개최됐다. 코미케는 연 2회 개최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서브컬처 2차 창작 전시회다. 이틀간 3만 개 이상 부스와 50만 명 이상이 참가해 창작물 구매와 판매, 코스프레 행사를 치른다.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는 이곳에서 역사를 쓰고 있다. 1일차 추산 1,700개 이상의 동인 부스가 자리를 메웠고, 이는 모든 IP 가운데 최대 규모다. 코미케에서 일본 외 작품이 최대 규모 부스를 점유한 것은 블루 아카이브가 유일했다. 이번에는 그 차이가 더욱 압도적으로 벌어졌기에 충격은 더욱 크다.

서관 1-2홀 바깥 로비 인파만 저 정도
서관 1-2홀 바깥 로비 인파만 저 정도

코미케를 향한 인파는 1일차 이른 아침부터 강렬하다. 전시장에서 도보 10분 거리인 국제전시장 역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진다. 국내 이벤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규모다. 안전을 위한 진행요원과 경찰 인력도 꼼꼼하게 배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코미케는 동인지 판매관만 약 8개 홀을 차지하며, 기업 부스도 2개 홀이 추가 배정되어 총 10홀에 달하는 규모다. 블루 아카이브는 서관에 자리잡았고, 1홀 하나를 혼자 쓰는 것도 모자라 2홀까지 반 가까이 점유하는 경이적인 분포를 보였다. 

캐릭터를 활용해 상상할 수 있는 소재가 무엇보다 많은 게임이고, 마니아들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인기를 끌면서 수요와 공급이 모두 폭발하고 있다. 사실상 블루 아카이브 혼자서 지스타 B2C 전시관 하나 규모를 차지한 것이다.

워낙 부스가 많고 넓다 보니, 아예 작품 소재로 삼은 캐릭터마다 부스를 한 곳에 분류한 흔적도 보인다. 같은 동아리 캐릭터를 근처에 편성하는 배치 능력에서는 정교함까지 느껴진다.

부스도 많고, 오직 블루 아카이브를 보기 위해 서관 1홀로 직진하는 인파도 무수히 많았다. 점심 시간이 다가오면서 서관은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유명 작가의 작품은 품절 전에 구매하기 위해 전시장을 한 바퀴 두르는 줄이 늘어섰다. 

인기 많은 부스는 사이드마다 하나씩 붙어 있다
인기 많은 부스는 사이드마다 하나씩 붙어 있다

가장 흔하게 보인 것은 역시 게임 시작부터 함께 하는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멤버들이다. 그중에서도 1부 스토리 핵심을 담당한 '시로코'는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그밖에는 '미카'의 인기를 새삼 실감하게 했다. 혼자 점령하고 있는 구역이 어지간한 IP의 전체 규모보다 클 정도다.

'코하루', '아코' 등 인기 캐릭터들도 단독으로 무수한 부스가 자리잡았고, '아리스'를 필두로 한 게임개발부도 만만치 않은 규모다. 2홀로 넘어가 만날 수 있는 '아스나'와 '네루', '토키' 등 메이드 부대도 비중이 높았다.

판매 캐릭터의 코스프레를 한 채 관람객을 맞이해 눈길을 끄는 부스도 흔하게 보였다. 동인 행사답게 작품과 코스프레 모두 수위에 적합한 촬영이 힘들었지만, 그 가운데 귀여움과 건전한으로 무장한 부스도 이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캐릭터별 분류가 되니 구역마다 부스 코스프레도 달라진다
캐릭터별 분류가 되니 구역마다 부스 코스프레도 달라진다

그밖의 한국 게임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몇년 전까지 상상하기 힘들었던 현상이지만, 그동안 유저 사이에서 얻은 애정과 성장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동인지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코스프레 존에서 모델들의 소재로는 그 어떤 게임보다도 많은 캐릭터가 보였다. 흥미로운 차이점인 동시에, 두 한국 게임의 인기 지분에 놀라게 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림버스 컴퍼니' 부스도 반가웠다.

프라이버시 보호와 심의규정 준수로 인해 더 이상의 근접촬영은 불가능
프라이버시 보호와 심의규정 준수로 인해 더 이상의 근접촬영은 불가능

서브컬처 종주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동인 행사에서, 블루 아카이브가 압도적 최대 규모로 현장을 휩쓴 풍경을 직접 지켜봤다. C101에서 약 300개, 지난 C102는 800여개였다. 매회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난다. 다음 코미케에서 상승세가 끝나지 않는다면, 그 위상이 어느 정도일지는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블루 아카이브는 무명 IP로 일본 문을 건드렸고, 아무 기반 없이 기적을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심리와 감성을 깊이 이해하고 작품으로 승화시킨다면, 마니아들의 참여로 무한한 창작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직접 찾아간 코미케는 그 사실을 되새기는 자리였다. 

파란색 테두리 표시가 블루 아카이브 점거(?) 구역
파란색 테두리 표시가 블루 아카이브 점거(?) 구역
이날 하늘부터 그저 '블루 아카이브'였다
이날 하늘부터 그저 '블루 아카이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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