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아카이브 디 오케스트라, 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려
감동의 편곡과 연주... 윤하 보컬과 오케스트라의 조화도 빛나

[게임플] 시작은 친숙함이었고, 끝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감동이었다.

'블루 아카이브' 첫 단독 오케스트라 공연 '사운드 아카이브 디 오케스트라'가 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게임의 대표 공연 행사인 사운드 아카이브를 총 36곡의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3천여 석의 좌석은 예매 16분 만에 이미 매진됐으며, 대극장 건물 앞은 블루 아카이브 마스코트인 페로로 등 대형 조형물이 자리잡았다. 건물 안팎으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간단한 코스프레를 하고 참여한 유저들도 종종 보이면서 세종문화회관 근방이 페스티벌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연주는 '던전앤파이터 심포니'를 맡았던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최영선 지휘자가 다시 참여했다. 공연 말미 가수 윤하도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무대를 가졌다. 1부는 게임에서 일상적으로 흘러나온 곡, 스토리 인기를 견인한 곡들이 중심을 지켰다. 

1.5주년 페스티벌에 이어 또다시 정문 인사를 맡은 페로로
1.5주년 페스티벌에 이어 또다시 정문 인사를 맡은 페로로

1부 연주는 주로 원곡 분위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선에서 오케스트라를 얹는 곡들이 자리했다. 프롤로그 테마 'Aoharu'로 시작해 메모리얼 테마 중 하나인 'Luminous Memory', 타이틀 테마 'Constant Moderato'로 이어지며 블루 아카이브만의 분위기로 관객을 안내했다. 

가장 호응이 뜨거운 곡은 역시 'Unwelcome School'이었다. 각종 엉망진창 상황에 배경음악으로 많이 차용됐고, '아?루' 등의 밈으로 인해 게임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곡이다. 매우 빠른 템포를 그대로 소화하는 노력이 돋보였고, 특히 간주 파트를 장식하는 격정적 연주는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중반부에 깜짝 입장한 그랜드 피아노도 주목을 받았다. 피아노 중심의 2곡을 연주했으며, 그중 하나가 '히후미 다이스키'라는 사실도 신선했다. 이어진 'Constant Moderato' 피아노 어레인지 버전 연주는 에덴조약 스토리 당시의 감동을 되새기게 만들었다.

2부는 총력전 등 긴박한 전투에서 사용된 음악들, 그리고 1.5주년 이후 나온 기념곡과 최종장 곡 등으로 구성됐다. 세트리스트 대부분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을 십분 살리는 공격적 편곡이 돋보였다.

최종편 테마에 들어서면서 장내 분위기도 정점을 향해 달렸다. 최종장 시나리오 BGM 'System All Green', 2주년 기념 PV에서 1부 수미쌍관 편곡으로 감동을 준 'RE Aoharu' 등 최근 팬들의 애정을 견인한 곡들이 아름다운 관현악으로 재탄생했다. 

마지막 게스트로 출연한 윤하는 특유의 가창력으로 두 곡을 열창했다. 1.5주년 헌정곡 'Thanks to'에 이어 최종편 엔딩 테마 '상냥함의 기억'이 윤하의 보컬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으로 함께 어우러졌다. 두 시간에 걸쳐 블루 아카이브의 모든 것을 돌아본 대공연에 관객 박수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공연 내내 후방 모니터에 나타나는 영상과 일러스트도 섬세했다. 모두 음악과 관련된 명장면들이 감성적으로 시각을 채웠다. '상냥함의 기억' 가창과 연주가 끝나면서, 마지막 문구로 1부 최종편 부제인 '그리고 모든 기적이 시작되는 곳'이 떠오르는 순간은 화룡점정이었다. 유저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운영진의 정성이다.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놀라움을 느낀 곡도 많다. 대표적으로 2곡을 꼽을 수 있다. 첫째는 1부 마지막 곡 '우리들의 퀘스트'. 초반 편곡이 들려오는 순간부터 전반부 마지막을 장식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단순히 귀여운 줄 알았던 곡이 청중 마음을 뒤흔드는 희망찬 오케스트라로 완성됐다.

둘째는 2부 초반부에 연주된 헤세드 총력전 테마 'Out of Control'이다. 원곡은 긴박감을 강조하는 루프 구성 BGM이었는데, 여기에 상상도 하지 못한 기승전결이 더해졌다. 모든 악기가 합류하면서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간 편곡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블루 아카이브 OST 대부분을 차지하는 퓨처 베이스 장르는 오케스트라로 소화하기 매우 어렵다. 하지만 우려를 박수로 바꾸는 편곡과 연주였다. 원곡의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도 1부에서 아주 약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원곡의 맛을 살리되 오케스트라만이 가능한 편곡이 어우러지는 경험을 느꼈다. 

블루 아카이브는 기본적인 밝은 분위기에 조화되는 깊은 스토리, 여기에 감동을 살리는 음악을 통해 팬들의 애정을 키워나갔다. 이번 사운드 아카이브 오케스트라는 넥슨과 넥슨게임즈의 정성이 담긴 팬 서비스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국 대표 서브컬처 게임으로서 앞으로 만들어낼 문화 축제가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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