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강세, 본격적인 플랫폼ㆍ장르 다각화
계속되는 고용불안, 2024년에도 업계 덮칠까?

사상 최대 게임 산업 규모를 달성한 국내 게임 업계는 2023년 대규모 신작과 업데이트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여러 이슈와 문제도 많았지만, 2024년이 다가오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2024년 떠오를 화두는 무엇일까? 2023년 업계를 지배한 키워드를 기반으로 2024년을 예측해 본다.

 

■ 서브컬처

서브컬처가 2024년 게임계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란 말은 너무 진부해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서브컬처 게임 시장 경쟁이 2024년 더 격화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를 장식한 게임쇼 ‘지스타 2023’과 애니메이션 게임 축제 ‘AGF 2023’과 같은 대형 행사에서 서브컬처의 약진이 기존보다 더 두드러졌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서브컬처 게임 열풍의 결과물이 시장에 하나둘씩 선보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테스트에서 게임성 검증을 마쳐가고 있는 호요버스의 신작 ARPG ‘젠레스 존 제로’, 지난 지스타에서 높은 평가를 얻은 웹젠의 ‘테르비스’, 넷마블의 ‘데미스 리본’과 같은 작품들이 2024년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작품성과 눈을 즐겁게 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무장한 게임들이 시장에 선보여지면서 유저들의 선택지도 넓어질 예정이다.

이미 포화에 가깝다는 말이 나오는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기존의 충성도 높은 팬층을 기반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던 작품들과 경쟁 구도를 펼칠 수 있을지 확인하게 될 기회다.

■ 장르와 플랫폼 확대

‘데이브 더 다이버’와 ‘P의 거짓’의 글로벌 흥행이 하반기에 지속됐다. 두 작품은 꾸준히 해외 유수의 매체와 시상식에서 ‘최고의 게임’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MMORPG 일변도 시장에서 새로운 장르로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챙긴 사례가 됐다.

장르는 물론 게임 환경의 저변도 넓히는 사례가 됐다. 글로벌 공략에 반드시 거론되는 콘솔 시장에서의 가능성도 봤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콘솔 시장의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게임 이용자 실태 조사에서 코로나 엔데믹 이후 유일하게 이용자 수가 늘어난 플랫폼은 콘솔이었다.

PC, 모바일 기반의 라이브 서비스 환경의 한계가 짙어지는 현재 콘솔 시장의 진출은 당연해졌다.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작품들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많은 국내 게이머가 기다리는 국내 게임사의 대형 AAA 타이틀의 등장은 아직 요원하다. 대신 라이브 서비스 기반의 작품들이 크로스 플랫폼으로 서비스되고 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시장에 등장한다.

대표적 기대작은 2024년 여름 출시를 예고한 넥슨의 루트슈터 장르 ‘퍼스트 디센던트’, 하반기 출시 예정인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다. 

■ 목 죄는 중국 시장, 인도ㆍ사우디 기회의 창 될까?

최근 발표된 중국 정부의 게임 산업 정책 규제로 게임 업계 전반이 후폭풍을 맞았다. 텐센트, 넷이즈, 미호요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게임 퍼블리셔들이 중국 국적을 가지는 만큼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중국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2021년부터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지정하고 고강도의 청소년 게임 규제를 시행해 온 중국 정부 덕에 2022년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2023년 중국 게임 시장이 다시 큰 폭으로 회복했을 거란 예측이 나왔지만, 최근 정책 발표가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 게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반경을 넓히고자 한다. 의외로 높은 모바일 게임 시장 점유율을 가지는 일본은 물론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하는 인도 시장 그리고 최근 공격적으로 게임 산업을 키우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시장이 거론된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인도 시장은 현재 4억이 넘는 게이머가 존재한다. 앞으로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장 잠재력이 드러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97% 이용자가 모바일 사용자이며 인도 시장의 특성상 사용자에 비해 매출 비중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은 현재 실제 소비자 폭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매년 광폭 행보를 보이는 국가 주도하에 산업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시프트업, 위메이드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와 MOU를 체결하는 등 국내 개발사들과의 접점이 커지고 있다.

■ 고용 불안, 더 깊어질까?

국내외 게임 산업 전반에 고용 불안이 덮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23년 역대 최고의 게임들을 쏟아낸 해였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의 개발자가 해고당한 시기기도 하다. 통계에 따라 7,500에서 9,000명까지도 나오는데 주요 개발사 현황만 포함된 것이므로 실제로는 이를 월등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또한 올해 전반에 걸쳐 업계 고용 불안이 덮친 시기기도 했다. 더운 여름 내에 불거진 구조조정 문제는 하반기 여러 문제로 시끄러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다.

국내 게임사들의 적자 폭이 커지고 영업이익과 매출이 함께 줄기 시작하면서 코로나 시기 동안 멈출 줄 모르고 늘어났던 인건비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는  2024년에도 이와 같은 기조는 달라지지 않을 거로 예측하고 있다. 사업 철수, 체질 개선 등의 용어들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어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 블록체인, 반등?

2024년에도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대한 기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불확실성으로 투자액과 관심 모두 감소한 블록체인 게임 산업이 4분기에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온다. 또한 그동안의 투자의 결실이 2024년 몇몇 대형 게임으로 드러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국내는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버전이 앞서 1분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견고하게 쌓아 올린 위믹스 생태계와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성공의 시험대에 올랐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받은 투자 유치금은 1억 달러(약 1,295억 원)에 달한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2024년을 기대해달라고 말한 바 있어 출시 일정이 멀지 않았다는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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