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신임 디렉터, 철저한 준비 거쳐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표
디렉터 공개 당시 의문을 환호로 바꾼 '로아' 겨울 쇼케이스

"저번 '3대장' 중 그 사람이 맞아?"

현장 분위기가 들썩였다. 라이브 채팅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예전 발표에서의 경직된 표정은 없었다. 목소리는 자신감에 차 있었고, 유저들이 원해온 업데이트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로스트아크'가 출시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금강선 디렉터 체제에 안녕을 고했다. 임시직으로 돌아왔던 금 디렉터는 다시 자리를 내려놓고 CCO 역할에 집중한다. 새로 무대에 오른 인물은 전재학 수석팀장, '3대장' 체제로 불린 세 명의 수석팀장 중 한 명이었다.

전재학 디렉터가 등장하는 순간, 유저들의 반응은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많았다. 3인 운영체제가 이어진 반 년 동안 운영에서 많은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팀장 외 다른 인물이 디렉터에 오르는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새 디렉터의 윈더 쇼케이스 발표가 시작되자 걱정은 환호로 바뀌었다. "가장 만족스러운 쇼케이스"라는 반응도 종종 발견된다. 발표 내용은 충실했고, 예전에 느낀 발표와 대화에서의 어색함도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화법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첫 발표 내용인 신규 클래스 '브레이커'부터 핵심 정보만 선명하게 전달한 뒤, 길게 늘어지는 것 없이 "영상으로 보시죠"라며 화려한 시청각 자료로 설명을 대체했다.

"그래서 언제 나오느냐"는 정소림 캐스터의 물음에 "다음 주"라고 짤막하게 대답한 것도 환호를 자아냈다. 단 세 글자에 유저가 원하는 것을 응축했다. 충실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빠르게 추가하는 것이 요구사항이었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핵심만 말한 뒤 볼거리를 제공하고, 빠르고 정확한 추가 일정을 곧바로 못박으면서 막힘 없이 시원시원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보법이 다르다"고 평가받아온 금강선 전 디렉터의 화술에 비교해 "보법이 빠르다"는 농담도 나타났다.

이는 지난 '3대장' 시기 발표에서 드러난 불만을 완전히 해소한 것이기도 하다. 로아온 서머 당시 콘텐츠 추가 시기가 너무 늦고, 구체적인 시기를 묻는 질문에도 정확한 답변을 피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유저가 원하는 내용과 동떨어진 답변도 자주 들려오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쇼케이스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로아온 서머의 발표는 또다른 맹점도 있었다. 예전 로아온과 비슷한 발표 방식과 화법을 계승하려 했다. 하지만 금 전 디렉터의 발표 능력은 업계 최고로 꼽힌다. 그만큼 벤치마킹이 어려웠고, 스타일에 맞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전재학 디렉터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은 모습이다. 

단독 디렉터 체제로 미리 방향성을 잡은 점, 디렉터로서 준비를 차근차근 밟아온 점도 드러난다. 서로 자기 분야만 말하다가 엇박자가 날 일이 없었고, 스스로 정리된 내용에서 자신감을 제대로 드러낸 발표다.

디렉터 교체 발표 무대도 적절했다. 주말 개최한 축제 '2023 디어프렌즈 페스타'는 로스트아크 사상 최대 규모, 게임계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로 사흘간 열렸다. 금강선 CCO는 현장에서 직접 관람객과 인사하며 마지막 소통을 후회 없이 보냈고, 유저들 역시 행사 현장과 미니콘서트를 함께 감상하며 변화를 맞이할 채비를 충분히 갖췄다.

이런 자리에서 전현직 디렉터가 서로 포옹하고 덕담을 나누는 모습, 그리고 금 CCO의 로스트아크 비전에 대한 약속까지 완벽한 인수인계가 모든 유저들과 함께 이루어졌다. 모든 세팅이 완료된 과정에서 전재학 디렉터 역시 온전한 발표 퍼포먼스를 발휘한 흔적이 나타난다.

로스트아크의 업데이트 퀄리티는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 내부에 실력과 노하우가 충분히 쌓인 개발진이 건재하다. 디렉터의 역할은 전체 방향성과 소통이다. 금강선의 로스트아크에 못지 않은 '전재학의 로스트아크'가 탄생할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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