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트' 김혁규가 월즈 트로피 들어올리기까지, 4분 15초간의 일대기
한국 개최 월즈 10월 10일 개막... 뉴진스 부른 주제곡 주목

[게임플] 4분 15초, 끝내 꺾이지 않은 한 선수의 역사가 그 속에 담겼다. 

라이엇게임즈가 4일,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주제곡 'GODS' 뮤직비디오와 음원을 공개했다. 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기념해 현재 가장 뜨거운 K-POP 그룹으로 불리는 '뉴진스'가 곡을 부르면서 화제는 더욱 커졌다. 

LoL 월드 챔피언십은 매년 개막 전 대회 주제곡을 공개하고, 뮤직비디오를 통해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곡 하나로 인해 올해 가장 중요한 승부가 찾아왔음을 되새길 수 있다. 화려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도 흥을 높인다.

'GODS' 영상은 기존 예고대로 지난해 탄생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2022년 'LoL' e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 드라마를 연출하며 월즈 트로피를 들어올린 DRX, 그중에서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 서사를 완성한 '데프트' 김혁규를 향한 헌정이다. 

첫 장면은 한 학교 교실이다. '데프트'로 추정되는 주인공은 조용히 한 구석에 앉아 있고, 반대쪽 안경을 쓴 다른 학생은 많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그 학생은 제드로 추정되는 두 개의 칼날을 들고 내셔 남작을 베어넘기면서 주인공을 바라본다.

동갑내기인 '페이커' 이상혁과 같은 시기 다닌 마포고등학교를 상징하며, 페이커가 먼저 모든 조명을 독점한 초창기 이야기를 나타낸다. 제드는 2013년 페이커를 세계적 스타로 만든 챔피언이다. 물론 두 선수가 같은 반은 아니었지만, 한 화면에 연출을 담기 위한 장치로 읽힌다. 

그 다음, 데프트가 삼성 화이트 시절 '폰' 허원석의 제이스에게 쓰러지는 장면이 담긴다. 삼성 블루에서 초기 두각을 드러낸 데프트는 14년 월즈 4강에서 형제팀의 힘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폰은 당시 가장 큰 벽이자, 다음 해 LPL EDG로 이적한 뒤 가장 오랜 시간 동반자로 지낸 상대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EDG 시절 영혼의 파트너였던 '메이코'의 쓰레쉬와 힘을 합치는 장면, '레클레스'의 케넨과 싸우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는 2015년 월즈 8강 프나틱전을 암시한다. 레클레스 역시 국제전마다 서로 존경을 표하면서 우정을 주고받던 사이다. 

시간은 흘러 2020년으로 넘어간다. DRX에서 한 팀이었던 '도란' 최현준의 잭스와 함께 처절하게 싸우지만, 당시 월즈 8강에서 만난 담원 게이밍은 역대급 강력함을 뽐내는 우승팀이었다. '캐니언' 김건부의 그레이브즈와 '쇼메이커' 허수의 신드라가 공격을 퍼붓고, 그 포격을 '케리아' 류민석이 나타나 브라움의 방패로 막아내다 먼저 쓰러진다. 

결국 후속 공격에 당한 데프트가 물 속으로 가라앉고, 이제 눈물을 흘리며 좌절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20시즌 월즈 전후 데프트는 허리 디스크와 폼 저하로 고통을 겪었고, 이제 하락세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멈추지 않으면서 프로 정신으로 동료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무릎을 꿇은 데프트에게 새로운 동료들이 모습을 보이고, 22시즌 DRX의 킹겐, 표식, 제카, 베릴이 그의 손을 잡고 다시 위로 향한다. '중꺾마' 스토리를 쓰는 지난해 월즈 이야기가 시작되는 전환점이다.

이후 파트너에서 적으로 만난 EDG 메이코의 레나타 글라스크, 젠지 도란의 레넥톤을 고전 끝에 물리치는 전투가 나온다. 각각 22 월즈의 8강과 4강이다. DRX는 당시 모든 토너먼트에서 약체 취급이었고 1세트를 내준 채 시작했지만, 결국 역전해내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마지막 결승까지도 과거 동료와의 만남이었다. T1의 케리아가 카르마를 들고 승부를 펼치며, 마지막으로 페이커의 빅토르가 앞을 막아선다. 위기의 순간 나타난 동료 챔피언들은 표식의 헤카림, 킹겐의 아트록스, 제카의 아지르, 베릴의 바드다. 데프트의 케이틀린과 함께 2022 월즈 결승 최종 5세트 픽이다. 

결국 월즈 트로피를 들어리는 장면까지 데프트가 사용한 무기도 다채롭다. 각각 드레이븐, 세나, 제이스, 바루스, 케이틀린을 상징한다. 마지막 승부를 가른 케이틀린의 궁극기 '비장의 한 발'도 의미를 가지는 이름이다.

이야기 밀도를 위해 빠진 이야기도 몇 있다. '슈퍼팀'으로 엄청난 인기와 화제성을 자랑한 18시즌 KT롤스터, '쵸비' 정지훈과의 스토리가 엮이는 21시즌 한화생명 e스포츠 장면은 없다. 또 서사의 핵심 경기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데프트 대표 챔피언인 징크스가 나오지 못한 점도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김혁규라는 한 선수의 여정을 그려낸다는 의미에서, 이번 'GODS'는 뮤직비디오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우린 태양을 마주하고 나아갈 거야"라는 가사처럼, 눈부신 빛을 상대로 꺾이지 않고 나아간 끝에 또다른 빛이 된 스토리는 감동을 주기 충분하다. 

2023 월드 챔피언십은 10월 9일 WQS 경기를 거친 뒤 10월 10일 개막한다. 'GODS' 영상 마지막은 약체로 분류되는 팀의 에이스 선수들이 등을 보인 채 빛나는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를 뛰어넘는 이변의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을까. 팬들의 함성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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