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승패승승'... 또다시 벼랑 끝에서 환상적 팀워크 발휘한 DRX
선발전 최하위 시드에서 우승까지 모두 접전 펼친 '기적의 드라마'

[게임플] 소년만화보다 더 비현실적인 드라마가 완성됐다.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에서, DRX가 T1을 상대로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5년 만에 LCK 팀끼리 맞붙은 이번 결승은 '페이커' 이상혁과 '데프트' 김혁규의 레전드 매치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결국 DRX가 승리하면서 데프트는 프로 데뷔 9년 만에, 그리고 롤드컵 출전 일곱 번 만에 마침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첫 세트는 T1이 무난하게 승리했으나, 이후 매 경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혈투가 이어지면서 승부가 안개 속으로 흘러갔다. 특히 DRX는 8강, 4강에 이어 결승까지 1세트 무기력한 패배 후 반격을 시작하는 모습으로 드라마틱한 흐름을 더했다.

2세트 DRX는 애쉬-럭스 조합을 들고 나온 상대에게 바텀 라인이 붕괴되며 초반에 고전했다. 하지만 탑 지역 '킹겐' 황성훈의 카밀과 '표식' 홍창현의 비에고가 만들어낸 난전이 대승으로 돌아오면서 전황이 비등해졌다. 

T1 역시 페이커의 빅토르가 딜링과 플레이메이킹을 모두 이끌고 '오너' 문현준이 바다 영혼을 스틸하는 등 빛나는 플레이를 펼쳤으나, 결국 승리는 마지막 바론 전투에서 데프트가 바루스 궁극기를 완벽하게 적중시키며 DRX의 몫으로 돌아갔다.

3세트는 DRX 입장에서 아쉬운 역전패로 끝났다. 한타 조합을 들고 줄곧 유리한 구도로 끌고 나갔지만, 바론을 두 번 스틸당하는 변수가 터지면서 구도가 거꾸로 뒤집혔다. 결국 T1이 긴 사거리를 바탕으로 넥서스까지 진격하며 2승을 선취했다.

벼랑 끝에 몰린 DRX는 4세트부터 킹겐의 탑 아트록스 캐리가 빛났다. 소규모 교전에서 연달아 승리해 초반부터 독보적으로 성장했고, '제카' 김건우의 아지르도 궁극기 토스 활용으로 구도를 휘어잡았다. 

그리고 최종 5세트에서, 결국 DRX가 활짝 웃었다. 이번에도 아트록스를 픽한 킹겐은 상대 그웬에게 솔로 킬을 따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정글 헤카림의 성장이 멈추고 또다시 바론을 스틸당하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장로 드래곤 획득에 성공하면서 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우승 후 2년 전 동료였던 '케리아' 류민석과 포옹하는 데프트
우승 후 2년 전 동료였던 '케리아' 류민석과 포옹하는 데프트

DRX는 플레이-인 시작팀이 우승까지 닿는 전무후무한 기록은 물론, 대표 선발전 가장 끝자리에서 시작해 모든 다전제에서 열세 평가를 뒤집고 올라가는 기적의 드라마를 써냈다. 특히 우승 세리머니에서 다시 흘린 데프트의 눈물은 전 세계 수많은 관계자및 팬을 울게 만들었다.

킹겐은 리그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팀의 약점으로 지목되기도 했으나, 롤드컵 토너먼트가 진행될수록 만개한 기량으로 승리를 이끌어 결승 MVP를 수상했다. 인터넷 방송인에서 3년 만에 롤드컵 우승까지 오른 정글러 표식의 이야기도 한 편의 드라마라는 반응이 나온다.

베릴은 팀을 바꿔가면서 3년 연속 결승 진출에 2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해 역대 최고의 서포터 반열에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 또한 대회 내내 보인 하이머딩거 활용과,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바드 픽을 결승 5세트에 꺼내는 모습이 박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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