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용 아트디렉터가 말하는 드래곤하운드의 콘셉트

[게임플] 지난해 지스타 2018에서 넥슨이 공개한 수많은 게임들 중 유독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었다. 바로 드래곤하운드. 말을 타고 몬스터를 추적하며 중화기를 사용해 드래곤을 사냥하는 모습은 스팀 펑크 세계관과 맞물려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늘(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소재의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19)에서는 어떻게 그러한 콘셉트의 게임을 기획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강연이 펼쳐졌다. 넥슨의 김호용 아트디렉터가 ‘드래곤하운드 비주얼개발기’를 주제로 강연대에 올랐다.

드래곤하운드의 시작은 ‘메이저 장르 의존성에서 벗어나보자’였다. 세계관으로는 스팀펑크를 택했고, 말을 타고 대포를 쏜다는 다소 의아한 기획으로 게임의 개발이 시작됐다. 김 디렉터는 “스팀펑크라는 비주류 장르에 대중성을 부여하고 싶었고, 이를 위해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했다”라고 밝혔다.

개발팀은 우선 비주류 장르인 스팀펑크의 미장센 중 열화된 문법들을 버렸다. 대부분의 스팀펑크가 가지고 있는 산업혁명기의 우럽, 가죽, 구리 등의 소재들을 과감히 쳐냈고, 여기에 ‘산업혁명이 동양에서 일어난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오리엔탈 스팀펑크’라는 세계관을 창조해냈다.

세계관의 깊이를 위해 게임만의 전용문자도 개발했으며, 증기와 화약을 활용하는 ‘로우 테크’를 세계의 기본적인 기술력으로 채택했다. 김 디렉터는 ‘로우 테크’의 매력에 대해 “동작 원리가 직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로우 테크는 표현의 여지가 많고, 개성과 대중성 측면에서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일반적인 키덜트층 영역과도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드래곤하운드의 주요 장비인 ‘중완’은 매우 독특한 형태로 구현됐다. 사람이 말을 탄 채로 대포를 들 수 있도록, 그리고 전투 중 탈착이 가능해 다양한 도구를 사용 가능토록 디자인됐다. 거대한 드래곤과 다투는 장르인 만큼, 방어력도 어느 정도 갖춘 모습이었다.

여기에 차용된 것이 여러 영화들에 등장했던 ‘강화 외골격’. 김 디렉터는 “디테일한 기계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프레임’과 외형의 다양성을 만들어주는 ‘중완 외피’로 중완을 구성했다”며, “한줌의 로망이 가미됐다고 보면 된다”라며 ‘중완’을 표현했다.

스팀 펑크, 그리고 증기와 화약을 활용하는 ‘로우 테크’가 세계관의 바탕인 만큼, 무기에도 그러한 방식이 녹아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산탄포’와 ‘대포’부터 시작해 게틀링건을 연상시키는 ‘가특림포’, 증기식 레일건이라 불리는 ‘중포’까지. 현대전이나 미래전에 등장하는 무기들이 드래곤하운드만의 방식으로 구현됐다.

유저들의 거점 역할을 하는 도시는 움직이는 형태다. 디자인 모델링을 기반으로 프로덕션 아트웍을 진행했으며, ‘구룡성채+항공모함+대륙횡단열차’가 섞인 콘셉트로 표현됐다.

도시 속 NPC는 이면성과 조합의 의외성을 중심으로 디자인됐는데, 예를 들어 어린 여성이 족장이며, 늙은 남성이 이를 보좌하는 모습이다. 마치 카르텔과 같은 모습을 한 여성 자원관리 NPC, 노승과 동자승이 상주하는 강화 구역 등 새로운 콘셉트의 NPC를 만드려 노력한 모습을 다양한 설정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사냥의 대상이 되는 용은 다소 새로움이 적었다. 서양의 용과 동양의 환수를 섞은 모습이 중심이며, 현재 30종 이상의 드래곤이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판타지 세계관의 드래곤도 동양적인 스팀펑크 세계관, 로우 테크와 같은 배경과 맞물린다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디렉터는 “한창 열심히 개발을 진행 중이다”며, “유니크한 가치가 있는 게임으로 등장해 ‘국내에서 이런 게임도 나오는 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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