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게임 소재의 드라마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작가는 어떻게 게임이라는 소재를 드라마에 녹여낼 수 있었을까?

오늘(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소재의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19)에서는 송재정 작가가 ‘게임과 드라마 콘텐츠의 융합’을 주제로 강연대에 올랐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AR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드라마로 화제가 된 작품. 이 드라마의 출발에는 포켓몬 GO가 있었다고 송 작가는 말했다. “처음에는 생각 없이 게임을 접했다가, 사람들이 속초까지 게임을 하러 가는 이유가 궁금해졌다”며, “실제로 플레이를 계속하다가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집필하게 됐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때 고려된 것은 제작비였다. 레디플레이어원, 아바타와 같이 전체 배경까지 CG가 필요한 작업은 제작비가 엄청나게 책정됐기에, 배경은 촬영을 하되, 일정 부분만 CG로 처리하는 AR은 송 작가가 생각하는 그림에 딱 들어맞았다.

“아바타처럼 전체 CG가 아니라 몬스터만 CG를 한다면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증강현실이 그 답이었고, 관련 자료를 계속해서 찾기 시작했다”

집필 이후 시놉시스 개발에서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바로 주 시청층이 게임을 잘 모른다는 것. 특히 주인공이었던 현빈의 팬은 30대와 40대 여성층이 많았기에 더 우려가 됐다고 전했다.

이에 송 작가는 “게임 업계 관계자와 게임에 전혀 문외한인 보조 작가들 사이에서 피드백을 계속해서 받았다”며, “최대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형태로 대본을 써나갔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때 게임의 소재가 너무 많아 레벨업, 아이템, 무기 구입, 대결 등의 기초 개념만 스토리에 녹여냈다고도 덧붙였다.

게임을 잘 모르는 배우들이었기에, 배역에 대한 설득과 이해를 시키는 것도 문제였다. 특히 배우 박신혜는 NPC의 역할도 해야 했기에,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NPC’를 연기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에 등장한 검, 권총, 소총과 같은 무기는 모두 실제 모형을 기반으로 CG를 입힌 형태였다. 게임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였기에 실제 모형 무기를 CG처럼 보이도록 제작진이 노력했고, 결과적으로는 게임의 ‘아이템’과 같은 형태로 무기가 구현됐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결말에 있어 다소 혹평을 받았다. 개발비의 문제도 있었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를 고려한 선택을 하다 보니, 게임 요소는 개요만 보여졌다는 문제도 있었다. 송 작가는 “게임이라는 소재를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드라마 후반부가 되니 그 용어들에 대해 모두가 익숙해지더라. 익숙해질만하니 드라마가 끝난 느낌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맛봤다. 게임과 드라마의 융합을 송 작가는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특히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과 게임 내에서 레벨업하는 과정에서 맛보는 희열과 환희는 공통 분모가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기반을 통해 게임 드라마를 더 제작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뗐다고 생각한다”라며, “본격적인 게임 드라마를 제작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2’가 될 수도, 완전히 색다른 게임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이며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