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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현실적인 판타지, 포스트 아포칼립스현실성과 픽션이 공존하는 특징은 게이머 입맛에 부합
김한준 기자 | 승인 2018.12.08 09:00

[게임플] 최근 콘솔 유저들에게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는 폴아웃 76의 실패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하에서 있을 법한, 일어날 법한 삭막한 이야기와 배경을 다루며 팬들의 사랑을 받은 폴아웃 시리즈와 그 개발사인 베데스다의 이미지를 한 번에 날려버렸다는 점은 놀라움 그 자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다루는 게임으로 가장 대표적인 게임의 입지가 말 그대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반복적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서 오히려 어지러울 지경이다. 종말 혹은 그에 준하는 대참사 이후의 세계를 그리는 것을 테마로 하는 장르를 뜻하는 말이다. 소설, 영화, 게임에서 다양하게 그려지며 이제는 하나의 '장르물'처럼 여겨지는 친숙한 존재이기도 하다. 

종말이라는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애초에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표현 자체가 종교적 용어의 연장선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아포칼립스(Apocalypse)는 '묵시', '계시'를 뜻하는 그리스어 아포칼립시스(Apokalypsis)에서 파생된 단어다. (아포칼룹시스(Apocalupsis)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장르물' 아포칼립스가 뜻하는 뉘앙스는 이런 종교적, 운명적, 묵시적 종말과는 사뭇 거리가 있다. 초월적인 존재에 의한 멸망이나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는 종말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가 만들어지는 계기는 다양하다. 핵 전쟁, 인공지능의 역습, 전염병의 확산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하나 같이 인간의 실수 혹은 그릇된 선택으로 인해 사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멸망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서 드러나는 일종의 패턴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가 크게 유행하는 이유는 몇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각종 종교 교리에도 종말의 개념이 명시되어 있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인류가 종말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본능적으로 세상의 끝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초월적 존재에 의해 맞이하는 종말은 조금 더 현실적인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1914년에 발발한 1차 세계대전과 1939년에 발발한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세상이 파멸로 이끄는 존재가 초월적 존재가 아닌 인류 그 자신임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후 냉전, 핵 위기 등 실질적인 사건과 맞물리며 이는 추상적인 두려움이 아닌 조금 더 현실적인 두려움이자 형태를 갖춘 두려움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각종 사건으로 인해 이러한 두려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창작자들 역시 이와 관련한 창작물을 만드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다른 소설과 달리, 유에서 무로 돌아가는 과정과 그 결과를 그려낸다는 점은 창작 난이도를 상대적으로 낮추는 효과도 발휘했을 것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픽션임에도 공감대 형성을 강하게 할 수 있다는 특징도 지니고 있다. 근현대사에서 실제로 종말로 치닫을 것만 같은 위기가 현실에서 수십년간 이어졌다. 즉,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는 픽션임에도 모두의 실질적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픽션이라는 이야기다. 

이러한 특징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취향과 잘 어우러진다. 종말이라는 특수성은 게임 속에서 사건의 해결 주체가 되어야 하는 유저들에게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사건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며, 현실을 기반으로 한 픽션이라는 특징은 유저가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게임 콘텐츠로 다뤄질 것이다. 당장 오늘(7일)만 하더라도 파크라이 시리즈의 최신작인 파크라이: 뉴 던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다루는 작품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는가.

본능적으로 간직하고 있는 종말에 대한 두려움과 경험에 근거한 공포가 더해지면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호기심이다. 결국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가장 현실적인 판타지'인 셈이다.

김한준 기자  khj1981@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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