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이라는 플랫폼 자체가 또 하나의 기회

[게임플] 지난해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때문일까. 아니면 게임을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기 때문일까. 이유가 무엇이든 한국 게임시장에서 밸브의 게임 플랫폼 스팀이 그 어느 때보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요즘이다.
 
2003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스팀이지만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그 존재감이 제법 뒤늦게 드러났다. 패키지 게임을 주로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그 명성이 익히 알려졌으나,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다수의 유저들에게는 꽤나 생소한 존재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에 맞춰 국내 게임사 역시 스팀에 대해 큰 관심을 내비치지 않았다. 스팀에 출시된 게임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게임이 서비스 된 이후 스팀에 출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인디게임이 아니고서야 출시 전부터 스팀 출시를 고려하며 게임을 개발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스팀이 국내 게임업계. 특히 중소게임사에게 승부처로 떠오를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새로운 사업 모델 창출, 혹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해법으로 스팀을 물망에 올리는 게임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플레이위드는 PC방 시장에서 스팀의 결제 시스템인 '월렛 시스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팀 월렛키를 유통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플레이위드의 이번 스팀 월렛 PC방 유통은 PC방 관련 서비스를 진행해 온 엔미디어플랫폼과 함께 펼쳐진다.
 
스팀 플랫폼에 게임을 선보이는 방식이 아닌, 스팀의 시스템을 국내 유저들이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중계하는 사업모델을 택한 것이다. 엔미디어플랫폼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PC방에 한하기는 하지만, 유저들이 PC방에서 편하게 스팀 월렛을 충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또한 플레이위드의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게임시장에서 스팀의 영향력이 더 확대되는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플랫폼 다각화'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유저들에게 스팀의 인지도가 높아질 수록 스팀에 게임 출시를 고려하는 게임사들 역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넵튠은 자회사 오올블루가 개발한 신작 게임 미니막스를 스팀을 통해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미니막스는 관찰자 입장에서 전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개입해 변수를 만드는 1:1 전략 장르의 게임으로 서구권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는 전략 장르를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지난 9월 7일까지 프리 베타 테스트가 실시됐으며, 넵튠은 9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여러 차례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12월 말에 스팀 얼리 억세스 형태로 게임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타이밍에 맞춰 스킬을 사용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벽을 세우거나 길을 만들고 때로는 상대의 스킬과 공격을 유닛을 들어올려서 회피하는 등 최소한의 개입으로 승패를 결정짓는 것이 미니막스의 특징이다.
 
스팀에 출시된다는 이야기는 글로벌 시장에 직접 뛰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넵튠은 스팀 출시에 맞춰 언어 관련 로컬라이징하며 스팀 진출과 글로벌 진출 모두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누구나 게임을 출시할 수 있으며, 출시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스팀 플랫폼의 특징은 PC게임 시장에서 굉장히 독특한 것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이 이제는 '기본'이 된 한국 게임시장에서 이런 특징은 무척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팀에 게임을 출시하는 것도, 혹은 스팀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또 다른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도 모두 스팀을 활용하는 방법 중 일부다. 중소 게임사에게는 스팀이라는 존재 자체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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