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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2.0] 대한민국 e스포츠, 또다시 '격랑 속으로'
차정석 기자 | 승인 2017.11.09 12:17

[게임플 차정석 기자] 검찰은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케스파) 전 회장이 현역 의원이던 2015년 홈쇼핑 재승인을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이 사례 케스파에 3억원대의 후원금을 낸 사실을 확인하고 이 자금에 대한 대가성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지난 7일 케스파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전 전 회장의 전직 비서관 윤 모 씨가 제삼자 뇌물 혐의를 받고 8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지난 국감에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의 ‘게임업계 농단 세력’ 발언으로 촉발됐다. 처음엔 미풍이었지만 롯데의 수사가 이어지며 폭풍으로 번졌다. 이번 사태로 e스포츠에 집중하던 우리나라의 게임 콘텐츠가 타격을 받을지 우려된다.

불과 몇 달 만에 2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PC게임 ‘배틀그라운드’. 그리고 누적다운로드 8천만을 넘어선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 이 두 게임은 각각의 플랫폼에서 한국 e스포츠 역사를 선수만 강한 종주국이 아닌 콘텐츠까지 합쳐 종합 e스포츠 강국으로 거듭날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LOL 등 외산 게임에 기대 허울뿐인 ‘e스포츠 종주국’의 타이틀을 갈아치울 기회에 이 같은 악재가 어떻게 작용을 할지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다.

당장 있을 ‘케스파컵 2017’과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준비 중인 'e스포츠 페스티벌'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협회 전체가 수사에 대응하는 것조차 버거운 모양새다. 지난달 대한체육회 종목단체의 지위를 잃으며 가뜩이나 침체를 겪고 있는 케스파는 혐의를 벗는다 해도 비난을 면치는 못할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게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다. 대중매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게임은 도박, 비리, 중독, 조작 그리고 살인, 마약과 같은 단어들이 되풀이되면 부정적인 인식은 원하든 원치 않든 가랑비처럼 젖어 들게 되는 것이 보편적 심리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윤송이 대표의 부친 살해범인 허 씨의 경우 뚜렷한 범행동기가 드러나지도 않은 가운데 게임아이템 거래의 정황을 포착했다며 게임이 살인사건의 근원처럼 추측성 기사가 남발됐고, 이 기사를 기반으로 블로거들이 포털을 도배했다. 어떠한 종류든 사건이 발생하면 자연스레 게임으로 연결하는 ‘마타도어’가 만연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게임들이 건강하게 진화할 수 있을까?

온라인 게임이 나오기 이전엔 만화가 음성적인 유해물로 매도당해 한국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콘텐츠가 됐을 때, 일본에선 연간 2조 9천억 원 을 벌어들이는 일본 문화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게임물관리위원회 여명숙 위원장은 왜 국감에서 ‘농단’이라는 지극히 정치적이고 민감한 단어 위에 게임을 올렸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여 위원장의 그 단어 선택으로 인해 게임은 또다시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것을 걱정하는 것은 필자의 기우일까, 아니면 곧 닥칠 현실일까?
일본의 파칭코 게임 ‘우미모노가타리’를 기반으로 만든 ‘도박기기’를 게임으로 일원화해 매도했던 ‘바다 이야기’ 사태 당시처럼 말이다.

차정석 기자  cjs@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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