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패배와 불법 프로그램, 욕설 논란에 대한 미흡한 대처가 '화' 키웠다

11월 3주차 게임 순위 (자료제공: 게임트릭스)

[게임플 고광현 기자] '배틀그라운드'가 PC방 점유율 30%를 돌파하며 고공행진 하고 있는 반면 '오버워치' 점유율이 10% 수준으로 하락해 두 게임 간의 명암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게임 순위 리서치 사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11월 28일 기준 '배틀그라운드'가 30.1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정식 서비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반면, '오버워치'는 10.77%에 머물고 있다. 8월 평균 점유율 18% 대비 약 8%가량이 떨어진 10.5%를 기록하며 유저 수가 급감하고 있는것.

지난해 6월 29.36%로 100주 연속 1위를 기록한 LOL의 아성을 누르고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장악한 오버워치가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 유저들간 욕설 등 비매너

오버워치는 같은 팀으로 배정된 6명의 유저가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대팀 유저들과 경쟁하는 게임이다. 게임 밸런스가 정교하기 때문에 6명 중 단 한 명이라도 본인의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팀이 승리하기 매우 어렵게 설계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명 '고의 패배'는 타 게임보다 논란이 크다. 특히 대가를 받고 경쟁전 점수를 올려주는 '대리 게임' 상태에서 팀의 패배를 유도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상위권 유저가 대리 게임을 원하는 유저와 경쟁전을 같이 플레이하기 위해 일부러 점수 단계를 낮추는 일명 '패작'행위가 성행하면서 타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오버워치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거의 매시간 '핵 사용 유저' 신고 글이 올라온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도 유저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오버워치와 같은 팀 기반 FPS 게임에서 실력을 가르는 중요한 척도인 조준 능력을 불법 외부 프로그램을 통해 극대화하는 유저들이 늘면서 피해자들이 염증을 느끼고 게임을 떠나는 상황이 반복되는 상태다.

또한 채팅이나 음성 채팅으로 타 유저에게 욕설을 하거나 근거 없는 비난, 혹은 여성 유저에게 성적인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하면서 유저들의 불만이 점점 쌓인 것도 유저 이탈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있음에도 블리자드 측은 별 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팬들은 무한 경쟁으로 불리는 핵, 대리 게임, 욕설 등의 대처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옹호하고 있지만 결국 그로 인해 게임이 무너지는 걸 감안하면 블리자드 측의 대처 자체가 부실하다는 논란은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 고질적인 콘텐츠 부족

두 번째 이유는 콘텐츠 부족이다. '오버워치'는 기본적으로 1인칭 슈팅 게임이지만 게임의 큰 줄기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MOBA(Multiplay Online Battle Arena)'장르를 따르고 있다.

'MOBA'게임은 유저들이 정해진 전장에서 주어진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기본적인 게임 틀이다. 같은 'MOBA'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넥서스' 파괴, '오버워치'의 경우는 '화물 운송'이나 '거점 점령' 등이다.

게임이 주어진 틀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유저들의 자유도가 높지 않은 대신, 게임 몰입도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고정된 틀안에서 유저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반복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콘텐츠에 대한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도 오버워치의 단점으로 손꼽힌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는 150개가 넘는 다양한 챔피언들과 매번 개선되는 '룬, 특성' 시스템으로 유저들에게 선택지를 준다. 수 많은 챔피언들을 플레이하는 것 자체도 선택지가 많지만 여기에 여러 콘텐츠를 더해, 같은 전장이라도 매번 다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오버워치에는 그 장치가 부실하다. 출시 1년 반이 지난 현재 초기 버전에서 추가된 영웅은 단 5개, 전장은 4개다. 경쟁전에서 활용되는 기본 모드 외에도 '아케이드' 모드를 통해 다양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고 있지만 유저들은 일반적으로 경쟁전을 가장 많이 플레이한다.

따라서 기본적인 게임 틀에 대한 변화가 필요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뤄진 것은 없다. 게다가 '오버워치'에는 '아이템' 요소가 없기 때문에 같은 영웅을 플레이해도 변화를 줄 수 없다.

■ 신속한 유저 대응이 장기 흥행 '열쇠'

'오버워치'는 2016년 5월 출시돼 '하이퍼 FPS'라는 게임 장르 활성화에 지평을 연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저들은 새로운 게임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오버워치'는 인기에 힘입어 당시 PC방 점유율 1위를 100주 이상 군림하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잠시 제치기도 했다.

하지만 늦어지는 신규 영웅 출시에 유저들은 지루함을 느끼고, 다양한 악성 유저들로 인해 게임 플레이에 스트레스를 받은 유저들은 조금씩 '오버워치'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블리자드 측에서 개선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핵 프로그램'은 게임 출시 1달 뒤부터 성행하기 시작했지만 적극적인 대응은 출시 8개월이 지난 2017년 2월부터 시작됐고, 악성 유저 신고 시스템 개선은 4월, 처벌 강화는 7월에 와서야 이뤄지며, '뒷북' 논란이 일기도 했다.

블리자드 측은 여러 번 입장을 발표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언급했지만 유저들이 느끼는 체감은 크지 않은 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장기 흥행을 고려하는 국산 게임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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