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역사 이래 가장 큰 PC 게임 테스트 베드이자 인큐베이터
글로벌 마케팅의 중심, 이용자 추이 꺾일 기미 보이지 않아
콘솔 플랫폼 홀더들의 PC 확대 기조 사이에 스팀은 더 커질 것

스팀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독점적 지위를 가지며 현대 PC 게임 유통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 독점적 지위에 대항하는 많은 플랫폼이 등장했지만, 그 성벽은 오늘날 더 견고해지는 듯하다.

2023년을 달군 대작 중 과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발더스 게이트3’는 지난해 스팀에서만 1,300만 장이 판매됐고 6억 5,700만 달러(한화 약 8,700억 원) 판매고를 기록했다.

‘호그와트 레거시’는 스팀에서 한화 4,500억 원 판매량을 기록했다. 워너브라더스가 1월 발표한 ‘호그와트 레거시’ 누적 매출 1조 1,300억 원의 약 40%를 차지한다.

그 외에도 스팀은 ‘스타필드’를 품었고 ‘리썰 컴퍼니’가 기록적인 흥행을 세웠으며 최근에는 ‘팰월드’ 광풍이 업계를 휩쓸었다. 곧바로 ‘인슈라우디드’, ‘헬다이버즈2’와 같은 작품들이 스팀 흥행 기록의 뒤를 밟으며 유저와 판매량을 높이고 있다.

2023년에 닌텐도 독점작을 제외하고 스팀 미출시 작품 중 흥행 기록을 올린 작품은 ‘앨런 웨이크2’와 ‘마블 스파이더맨2’ 정도뿐이다. 스팀의 독점적 지위가 PC 게임 시장을 위험하게 만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우상향하는 유저 그래프와 매출 추이 그리고 글로벌 마케팅 기회가 있는 스팀을 퍼블리셔와 스튜디오가 포기할 수는 없어 보인다.

또한 최근 양대 콘솔 플랫폼 홀더들은 독점 빗장을 풀고 외연 확장에 나섰다. 최근 콘솔 판매량은 한계치에 달한 것이 뚜렷한데 소니는 최근 게임 사업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다음 회계연도 기간 중 PS5의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Xbox는 이미 큰 감소세에 접어들었으며 사업 방향을 완전히 선회해 유저 접근성을 크게 높인 멀티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소니는 여전히 독점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실적 발표에서 퍼스트와 세컨드 파티 스튜디오 독점 작품의 PC 출시 확대를 시사했다. ‘헬다이버즈2’가 가장 좋은 예시로 최근 PS5와 스팀 동시 출시하면서 소니 게임 중 역대 최대 스팀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팰월드’의 흥행에서 반추할 수 있듯 스팀이라는 거대 커뮤니티 안에서 입소문만 나면 흥행 기록을 세우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콘솔 보급이 이전보다 증가한 것이 여러 지표에서 나타나지만, PC 보급률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스팀을 통해 콘솔 성장이 더딘 지역 게이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멀티 플랫폼이 기본이 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PC 부문 전초기지 역할도 톡톡히 한다.

전 세계 유저와 전문가들은 스팀의 인기 차트와 동시접속자 수를 주목하고 PC 게임 흥행 지표로 사용한다. 스팀은 전 세계에 찾아보기 힘든 범국가적인 거대 게임 커뮤니티를 가졌다.

2024년 1월 기준 스팀에서 사용되는 언어 비율은 영어가 36.17%, 중국어 간체가 25.22%, 러시아어가 10.03%다. 시기에 따라 중국어 간체 사용자가 30%를 넘기는 등 주요 PC 게임 유저를 보유한 국가에서 모두 스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 세계 게이머들이 국가와 세계 정세에 상관없이 모이는 모습이다.

또한 오늘 20일 발표된 스팀 연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팀에서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게이머만 1,180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출시된 게임은 14,000종이 넘는다. 스팀은 게임 역사 이래 유래를 찾기 힘든 PC 게임 테스트 베드이자 인큐베이터인 셈이다.

유일한 경쟁자처럼 보이는 에픽스토어는 지난해 일간 최대 활성 사용자 수 최고 3,610만 명을 기록하고 1,300여 종 게임을 출시하는 등 성장세를 기록 중이지만, 스팀의 아성을 따라잡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Xbox를 필두로 넷플릭스 등 야심 차게 선보인 구독 서비스는 아직 판도를 뒤집을 만큼 무르익지 못한 상태다.

현재의 스팀은 매우 견고해 보인다. 스팀의 위기는 앞으로 오지 않을 것인가? 질문하게 된다. 스팀의 30% 수수료 정책 고집이 반발을 사는 것은 과거부터 유명하고 경쟁자인 에픽스토어로부터 늘 공격받는 지점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 매해 스팀 출시 게임은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럼에도 인디 게임 제작자들부터 거대 스튜디오까지 스팀을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스팀 큐레이팅 시스템을 이용한 마케팅 방법은 인디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주요 소재이며 관련된 팁을 활발히 공유한다.

스팀하면 대표되는 이용자 친화 정책과 할인 정책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지금과 같은 유저 증가 추이도 꺾일 것으로 예측하기 어렵다.

신작 게임 러쉬가 이어지고 흥행작들의 데뷔 무대로 낙점되는 스팀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스팀의 위기보다 다음 행보에 이목이 모이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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