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랭 테러 문제 불거진 직후 시작, 비밀리 잠입 조사로 근원지 겨냥
"피해 규모만큼 조사 규모도 커져... 인생 망치기 싫다면 그만둬야"

인터넷 방송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는 의문의 디도스 테러가 이미 물밑에서 추적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관련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공격 발생 직후부터 해결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테러 용의자가 눈치를 채는 일을 막기 위해 조사 경로와 형태는 철저하게 비밀리에 일뤄지고 있으며, 최근 어느 정도 조사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관계자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문제의 근원을 잡기 위한 잠입 추적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페이커'마저 디도스 공격을 받으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페이커'마저 디도스 공격을 받으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라이엇이 대응에 나선 시기는 1월 11일 이후로 추정된다. LoL 2024 시즌이 오픈한 직후 LoL 방송인들의 솔로 랭크 방송에서 차례대로 의문의 문제가 발생한 시점이다.

이번 디도스 사이버테러의 첫 조짐은 12월 말 치지직이 후원한 스트리머 대회 '자낳대'에서 나타난 인터넷 접속장애였다. 당시는 참가자들 개인의 문제일 수 있어 디도스라는 확신을 가지기 어려웠으나, 1월 11일 '괴물쥐'와 '김민교' 등 유명 방송인 솔로 랭크에서 본인은 물론 팀원들까지 동일한 현상으로 접속이 끊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페이커' 이상혁과 '쇼메이커' 허수 등 LCK 인기 프로게이머들도 같은 일을 겪었다. 개인 방송에서 본인을 제외한 팀원들의 접속이 연달아 강제 종료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 또한 LoL을 전혀 하지 않는 방송인 역시 동일한 테러를 당하면서 특정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제는 게임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 테러로 확장되는 모습이 심각성을 더한다. 아프리카TV 상단 방송들이 쉬지 않고 공격을 받으며, 트위치와 치지직 역시 최근 '로스트아크' 에키드나 퍼클런 등 주요 콘텐츠를 진행할 때 어김없이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지금으로서는 특별한 이득을 바라지 않고 순수 악의에서 기반한 테러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사설 토토와 연관 의혹이 있었으나 전혀 관련 없는 방송들로 대상을 옮겼고, 방송인들에게 금전 등 특별한 요구를 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디도스 공격 시간과 패턴, 순차적인 디도스 행위의 경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일부분 테러 용의자의 특징을 좁힐 수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후문이다.

디도스 테러에 직접적 피해를 입는 스트리밍 플랫폼들도 대처에 나섰다. 아프리카TV는 내부 기술진을 통해 방어 대책을 구축하고 있으며,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오픈한 네이버 역시 대응 방안 구축 단계에 들어섰다는 말이 업계에서 나온다.

라이엇과 플랫폼 기업들의 대처 현황은 방송인들에게도 일부분 물밑으로 공유되고 있다. BJ 겸 LoL 해설자 '클템' 이현우는 방송에서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곧 잡힌다는 것 뿐"이라면서 "사건이 너무 커졌기 때문에 인생을 망치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디도스 공격은 적발이 어렵다고 알려졌으나 조사 규모가 커질 경우 검거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2019년 공기업 인터넷과 PC방 여러 곳을 디도스 공격한 20대 개인이 검거됐으며, 2017년과 2023년에도 좀비PC를 확보하고 디도스 테러를 운영한 조직을 집단 검거해 형사 처벌과 피해액 추징을 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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