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컨셉은 '어그레시브'... '아케이드 퀘스트' 등 신규 유저 배려에 눈길
하라다 카즈히로 PD "대전 없이도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 되기 위해 노력해"

대전 격투 게임 장르를 대표하는 시리즈 ‘철권’이 다음 해 30주년을 맞는다. 이 30년 역사를 기념하는 신작 ‘철권 8’이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철권 8은 전작인 철권 7 출시 이후 무려 9년 만에 나오는 신작이다. 그 긴 시간동안 대전 격투 게임 장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출중한 경쟁작들의 등장으로 기존 팬들의 기대치는 높아졌으며, 신규 유저 수를 늘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도 늘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철권 8 역시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돈값 하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지난 달 24일, 미디어를 위한 철권 8 비공개 시연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기자는 철권 8의 ‘스토리 모드’와 ‘아케이드 퀘스트’, ‘철권볼’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철권 8의 컨셉은 ‘어그레시브(Aggressive)’다. ‘히트’ 시스템으로 호쾌한 전투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콤보가 이어지는 ‘스페셜 스타일’과 과거 오락실처럼 게임을 가르쳐주는 ‘아케이드 퀘스트’로 시리즈를 처음 접한 유저들이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친절함을 갖췄다.

이 외에도 간단한 조작으로 친구와 경쟁할 수 있는 파티 게임 스타일의 ‘철권볼’, 고도화된 AI로 게임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슈퍼 고스트 배틀’ 등 준비된 여러 콘텐츠에서 철권 8의 압도적인 볼륨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연 이후에는 철권 시리즈의 핵심 개발진과 함께하는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에는 하라다 카츠히로 총괄 프로듀서, 야스다 나오야 마케팅 프로듀서, 이케다 코헤이 게임 디렉터가 함께 했다.

 

Q. 시연을 지켜본 소감이 궁금하다.

이케다 코헤이: 시연자분들이 손에 땀을 쥐고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니 기대했던 대로 나와서 좋았다. 특히 커스터마이징과 관련해서 공을 많이 들였는데 많은 분들이 즐겨주신 것 같아 안도하고 있다.

하라다 카즈히로: 항상 느끼는 거지만 한국 미디어는 철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번 미디어 투어는 한국에서 처음 시작하는데,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미디어 인터뷰를 하기 참 좋은 분위기라고 느낀다. 이번에 플레이한 빌드는 아직 개발 중인 빌드라서 이후 출시될 버전에 비하면 가이드 같은 게 상세하게 나오지 않는데, 그럼에도 다들 잘 즐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야스다 나오야: 철권 8은 철권 7보다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싱글 플레이를 어떻게 만들지 많이 고민했다. 이번 시연은 일부분이고 정식 출시 때는 더 많은 내용이 들어가니 기대 부탁드린다.

 

Q. 아케이드 퀘스트는 오락실에서 게임을 배워간다는 컨셉을 갖고 있다. 다양한 컨셉과 특징을 가진 캐릭터가 나와서 좋았는데, 이들이 초보자들을 어떻게 게임에 적응시키는지 궁금하다.

이케다 코헤이: 신규 유저들은 ‘맥스’에게서 철권을 배우게 되는데, 이번 작품의 컨셉인 ‘어그레시브’에 맞게 공중 콤보와 히트 시스템 같은 기본적인 공격 매커니즘을 많이 가르쳐준다. 물론 방어적인 부분도 많이 알려주지만 비중상 공격적인 부분에 좀 더 초점이 맞춰졌다.

맥스는 과거 오락실에서 게임을 알려주던 형들 같은 느낌의 캐릭터로 디자인됐다. 잘하면 칭찬하고 못하면 알려주는 착한 형 느낌으로, 동료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시스템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철권볼은 철권 시리즈를 처음 접한 유저도 즐길 수 있는 파티 게임 같은 느낌이었다. 설정 범위가 넓지 않던데, 추후에 더 추가되나?

하라다 카즈히로: 철권볼은 초심자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맞다. 새로운 모드나 기능 같은 건 추가해 볼지 생각 중이다.

설정 변경까지 가는 플레이어는 이미 초보자를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유저들이 온라인 대전보다는 스토리나 아케이드 등을 즐기는 편이다. 온라인 대전이 아닌 다른 모드 역시 게임을 살만한 이유가 될 수 있도록 중점을 맞췄다.

이케다 코헤이: 철권볼은 일반 대전과 다르게 볼에게 기술 맞춰서 날리는 것이 특징이며,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 보고 싶을 때 즐기면 좋다. ‘파워 크러시’, ‘호밍’, ‘스크류’ 같은 기술들을 연습하도록 돕는 기능이다.

 

Q. 수 차례의 테스트에서 가장 피드백이 많았던 부분은? 정식 버전에선 어떻게 반영되나?

이케다 코헤이: 새롭게 도입된 스페셜 스타일이 많이 확장됐다. 심리전이나 다양한 커맨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방향키 입력을 추가했다. 이 외에도 히트 시스템과 캐릭터 밸런싱도 피드백을 거쳐 변경됐다.

야스다 나오야: 당초 철권 7은 1, 2년 정도 서비스하다가 철권 8로 이전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번 철권 8은 장기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게임 내 콘텐츠가 유저 숙련도에 따라 진화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피드백을 통해 발매 타이밍에는 숙련자와 초심자들이 모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최적값을 찾고 있다. 이후에는 진화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 생각이다.

 

Q. 스페셜 스타일에 방향키 조합이 추가됐다. 별도의 커맨드 표 따로 준비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가?

이케다 코헤이: 공격 버튼만으로 심리전과 공중콤보가 가능하도록 기획했다. 철권의 많은 캐릭터들의 여러 가지 기술들을 쓰면서, 공격 패턴 읽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스페셜 스타일은 초심자들이 커맨드 외우지 않게 만들기 위한 시도였기에 따로 커맨드 표를 만들지 않았다. 커맨드 표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많으면 검토해 보겠다.

 

Q. 스페셜 스타일이 전보다 좀 다양해져 좋았다. 스페셜 스타일만으로 초보자가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이케다 코헤이: 스페셜 스타일로 오늘 시연한 콘텐츠 모두 클리어할 수 있다. 게임 도중에 기존 스타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수하면 큰일 나는 기술을 쓸 때 활용하면 유용하다.

앙케이트를 받아보니 개선된 스페셜 스타일에 만족도가 높았다. 구체적으로 여러 스타일을 쓸 수 있고, 심리전에서도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개발진 내부에서도 안 쓰던 캐릭터를 쉽게 쓸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Q, 이번 작품으로 철권 시리즈를 처음 접하면 기존 스토리와 인물 관계를 이해하기 어려울 거 같다. 이에 대한 대책은?

이케다 코헤이: 갤러리에서 이전 철권 시리즈의 축약본과 함께 주요 인물들의 관계도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캐릭터 에피소드에선 각 캐릭터의 심화된 이야기 펼쳐진다. 이 외에도 특정 캐릭터들은 대치 시 등장하는 특수 대사로 캐릭터의 특징을 볼 수 있다.

야스다 나오야: 하라다 총괄 PD도 헷갈릴 때가 있을 정도로 복잡해서 철권 스토리의 모든 것을 텍스트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철권의 30주년에 맞춰서 이를 공개하고 싶다. 신규 캐릭터를 통해 다른 캐릭터 스토리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Q. 리플레이 모드를 만들면서 어려웠던 것은?

이케다 코헤이: 이렇게 만들기가 정말 어려웠다. 32명 캐릭터의 움직임을 스테이지마다 다르게 구현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플레이어한테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공중 콤보 개선이나 확정 반격 포인트, 잡기 풀기 등 실전적인 부분들을 잘 알려주고, 대처법을 알려주기 위해 재연까지 구현했다.

 

Q. ‘레이나’, ‘빅터’ 등 신 캐릭터에서 기존 캐릭터의 모션들이 돋보였다. 새로운 캐릭터성이 만들어지는 건 좋지만 기존 캐릭터 입장에선 이대로 자기가 연습했던 캐릭터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다. 

하라다 카즈히로: 유저들 사이에서 빅터가 녹티스나 쿠니미츠 모션을 활용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레이나는 철권 시리즈 최초로 미시마류 가라테를 사용하는 여성 캐릭터로, 상징적인 동작은 닮았지만, 세세한 차이가 있다.

구작 캐릭터가 나오지 못하는 것은 대전 격투 게임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다. 구작 캐릭터만 나오면 신작 캐릭터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신작 캐릭터를 내놓으면 구작 캐릭터는 왜 안냐오냐는 말이 나온다. 구작과 신작 캐릭터 모두 넣으면 캐릭터를 너무 많이 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이런 부분들을 전부 고려한 것이다.

게임을 개발할 때 패키지의 만족도와,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 그리고 개발진이 만들고 싶은 것까지 총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한다. 특히 세 번째는 유저들에게 서프라이즈 형태로 선보이려고 한다.

 

Q. 신규 캐릭터 ‘레이나’가 등장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캐릭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이케다 코헤이: 레이나는 철권 7 개발 때부터 10년 가까이 구상한 캐릭터다. 이번 작품의 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 맡을 예정으로 핵심 키워드는 ‘이면성’이다. 재킷이나 캐릭터 컬러의 그라데이션으로 이면성을 살렸고, PV에선 공격적인 성격이지만 게임에서는 침착하고 지능적인 면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캐릭터 성능은 강하고 거친 미시마 스타일로, ‘타이도’라는 일본 무술을 접합했다. 많은 유저들이 재밌게 즐겨줬으면 좋겠다.

하라다 카즈히로: 원래는 더 화려하고 실루엣만으로도 알 수 있게 디자인하고 싶었는데 스토리상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일반인 같은 느낌으로 디자인해서 인기 있을 거라 생각 못 했는데, 데뷔하자마자 인기가 많아서 의외였다.

 

Q. 출시 전까지 테스트 과정이 정말 길었다. 지금까지 유저들이 즐긴 정도는 정식 버전의 몇 퍼센트 정도인가?

야스다 나오야: 배틀 부분에선 100% 즐긴 게 맞다. 다만 시스템은 또 삭제하거나 추가되기도 하니, 전체적으로 보면 대략 70~80% 정도 즐겼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스토리 부분에선 약 20% 정도밖에 체험하지 못했다. 발매 후에 보면 상당한 볼륨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

하라다 카즈히로: 오락실이 많이 없어지고 있는 최근, 가상공간에 오락실을 만들고 싶었다. 철권 8은 아케이드 버전 없이 가정용으로 바로 만들면 반응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는데, 실제로 호평을 많이 받았다.

 

Q. ‘고스트 플레이’는 어느 정도까지 데이터를 누적하고 학습하는지 궁금하다.

이케다 코헤이: 플레이어와 10번 정도 대전하면 어느 정도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한다. 방어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고스트한테 질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로하이’ 선수의 브라이언이 고스트에게 패배하기도 했다.

철권 7의 AI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고도의 학습이 가능하다. 이번 AI는 사람다운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서, 스피드나 습관 같은 부분들을 잘 파악하는 고스트로 디자인됐다.

 

Q. 철권 8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

하라다 카즈히로: 사람과의 대전이 무서워서 격투 게임을 구매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사도 손해 보지 않는다’, ‘대전 없이도 만족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이케다 코헤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많은 유저들이 격투 게임을 통해 함께 교류해 왔다. 취향이 맞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Q. 끝으로 게임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이케다 코헤이: 한국 유저들은 철권에서 정말 중요한 일원이다. 교류와 연결을 중시했기 때문에 최고의 철권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작품이라 생각하니, 발매까지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야스다 나오야: 철권 7은 아직 안 끝나지 않았다. 내년 1월에 마지막 TWT가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철권 7이 재밌었으니 철권 8도 재밌을 거야’하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하라다 카즈히로: 한국 팬들에게 성원받고 있어 든든하다. 플레이스테이션과 PC로 같이 발매되는데, 이번 작품은 그래픽이 정말 좋아서 사양 많이 필요할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하면 가성비도 좋고 최적화도 잘 될 테니, 콘솔판도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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