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모드', 개연성 부족 여전하지만 새로운 캐릭터엔 눈길
신규 모드 '아퀘이드 퀘스트', AI 학습 고스트로 유저 성장 발판 마련

과거 오락실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던 ‘철권’ 시리즈가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신작을 기다려 준 팬들을 위해 메타버스 오락실을 마련했다. 이제는 동전 대신 팬심과 승부욕만 있다면 얼마든지 ‘오케이’다.

2024년 출시 30주년을 맞는 철권 시리즈의 신작 ‘철권 8’이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대전 격투 게임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해 철권 8은 ‘스페셜 스타일’과 ‘아케이드 퀘스트’ 등의 파격적인 콘텐츠로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인 유저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달 24일, 종로 익선동에서 미디어를 위한 철권 8 비공개 시연회가 열렸다. 전작인 ‘철권 7’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철권 시리즈에 빠져들었던 기자는 이 자리에서 철권 8의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체험했다.

스토리 모드의 두 주인공인 '진'과 '카즈야'
스토리 모드의 두 주인공인 '진'과 '카즈야'

첫 콘텐츠 ‘스토리 모드’에선 시리즈 특유의 전개 방식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딱 ‘필요한 만큼’의 설정과 개연성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다보니 크게 만족하기는 어려웠다. 구체적인 스토리를 소개하는 것 대신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을 꼽자면 시리즈의 숙적으로 등장하던 ‘헤이하치’ 대신 비밀의 캐릭터 ‘레이나’가 등장한다는 것, ‘데빌 인자’에 대한 구체적인 설정이 덧붙었다는 점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반면 신규 콘텐츠 ‘아케이드 퀘스트’는 시리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모두 담긴 정수라고 감히 평가해본다. 가상 세계 속 일렬로 길게 이어진 게임기를 마주 보는 사람들로 가득 찬 오락실의 풍경은 그 시절 오락실을 향유했던 이들에겐 추억의 장이며, 오락실을 처음 접한 이들에겐 새로운 놀이판이다.

스토리 모드의 주인공이 ‘카자마 진’이었다면, 아퀘이드 퀘스트의 주인공은 바로 유저 자신이다. 동네의 작은 오락실에서 게임을 시작한 주인공이 각종 대회를 섭렵한 강자를 만나고 그를 꺾기 위해 수련을 이어간다는 전형적인 스토리지만, 본인이 그 주인공이 되니 느낌이 사뭇 달라졌다.

여기엔 오락실의 형들처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캐릭터 ‘맥스’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아케이드 퀘스트는 본격적인 대전에 앞서 이뤄지는 튜토리얼이다. 게임의 기본적인 조작부터 ‘호밍’, ‘스크류’ 같은 각종 심화적인 기술까지 게임에 필요한 많은 요소를 맥스의 조언을 통해 유저들에게 전달한다. 여기에 잘한 플레이는 칭찬하고, 실수한 부분은 교정해주는 친절함도 놓치지 않는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케이드 퀘스트 내에 마련된 ‘슈퍼 고스트 배틀’이다. 음습한 지하 투기장을 연상시키는 오락실의 기기에서 마주하는 상대는 바로 자신의 분신이다.

고스트는 유저와의 전투를 학습하며, 이렇게 학습한 데이터를 다른 유저에게 공유할 수 있다. 즉, 직접 대전하지 않아도 타 유저의 고스트를 바탕으로 그를 상대할 실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어느 격투 만화에서나 볼법한 연습법이 실제로 등장했다는 사실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시연회를 마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라다 카츠히로 총괄 프로듀서는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작품은 확실히 누가 해도 재미있는 게임이다. 입문의 장벽은 낮지만, 성장이 주는 쾌감은 여전하다. 이번 작품을 발판삼아 보다 많은 유저들이 격투 게임의 참맛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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