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모험, 교역의 재미를 담은 느긋한 플레이 템포

[게임플]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분위기는 느긋하다. 주변에 존재하는 콘텐츠를 확실히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하지만 ‘천천히’가 ‘지루함’을 의미하진 않는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느림의 미학’을 게임으로 구현한다. 치열한 경쟁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MMORPG의 트렌드를 감안했을 때, 격동의 16세기 중세 대항해시대와 고요한 바다를 유유히 항해하는 플레이 전경은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에서 성장의 의미는 단순히 레벨을 올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한 명의 어엿한 제독으로 거듭나려면 탐험과 교역, 전투 노하우를 두루 섭렵해야할 필요가 있다.  

대항해시대는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시기였다. 이를 반영한 듯 유저 역시 많은 항구를 돌아다니며 항해를 함께할 항해사를 찾고 선단을 조금씩 키워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배를 만들고 세력을 불리기 위한 경제활동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콘텐츠는 방대하고 섬세하다. 단순히 자동진행만으로 콘텐츠를 밀려 해도, 항해는 유저들의 선택을 요구한다. 긴 항해에서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이동한다 해도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해상 재해는 유저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 다양한 편의 기능과 빠른 레벨업 속도를 장점으로 어필하는 타 게임과 달리, 역할에 몰입하는 RPG의 본질적인 재미에 집중하는 것이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매력이자 특징이다. 

교역은 유저들의 안목을 시험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정 주기로 교역품의 시세가 달라지는 만큼 시세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그래프를 참고해야 한다. 교역의 기본인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고 비싼 값에 판매하는 자세’를 유지하려면 무지성 구매가 아닌 예리한 분석이 함께해야 한다.  

전투 역시 다양한 변수가 등장한다. 포격, 백병, 충파 3가지 공격 스타일의 상성관계, 랜덤하게 형성되는 전장, 선박에 영향을 미치는 오브젝트 타일의 존재 등으로 인해 좀처럼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밖에도 오랫동안 바다 위를 항해하는 도중 미니게임으로 즐기는 낚시와 탐색은 자동진행으로 채울 수 없는 탐험의 의미를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여러 콘텐츠에 두루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하니, 템포는 타 MMORPG에 비해 당연히 느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많은 유저들이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플레이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수준 높은 퀄리티와 그에 따른 몰입도에 있다. 

디테일하게 구현된 바다는 오랫동안 바라볼 가치가 있으며, 항구에서 즐길 수 있는 각종 활동들은 제독으로서 게임에 몰두해야 할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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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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