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있는 입담과 출중한 실력으로 떠오르는 듀얼리스트

[게임플] TCG 유희왕을 국내에서 부흥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듀얼리스트 '카라미'다.

카라미는 2021년 개최된 '코리아 챔피언십 KCS'에서 최종 우승을 거두면서 국내 최고 듀얼리스트라는 명예를 안았다. 현재 유튜브 채널 '카라미학원'에서 주로 유희왕 관련 이야기나 현실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주 콘텐츠로 삼고 있다.

실제로 만난 그는 헤어지기 전까지 쉬지 않고 대화를 이어갈 정도로 말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듣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능력도 탁월했다.

특히, 국내 최고 듀얼리스트 답게 유희왕에 대한 풍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또 방송 및 유튜브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과 시도를 생각할 정도로 철저한 미래 계획을 세우는 모습에서 열정이 느껴졌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최근 비범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유튜브 카라미학원의 카라미에요.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자면 저는 올해 한국 유희왕 공인대회인 KCS에서 우승했고, 그 외에도 나름 국내외를 통틀어 걸출한 실적들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YP입니다.

여기서 YP란 'Yugioh Player'의 약자로 유희왕 플레이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여러분이 알고 있는 듀얼리스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보통 이 명칭으로 부른다고 생각하면 돼요.

저는 지금 유튜브 활동과 트위치 라이브 방송을 겸하면서 한국에서 유희왕의 인식 개선 및 부흥을 목표로 매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Q. 유희왕 카드를 손에 잡고 선수까지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도 제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전혀 효율적이지 못한 덱으로 유희왕을 시작했죠. 그때 했던 유희왕은 그저 ‘놀이’일 뿐 정확한 룰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그 나이 먹고 유희왕이나 하냐’라는 사고가 자연스럽게 생기고 있던 와중에, 고등학교 때 친구 반에서 유희왕 열풍이 불기 시작했죠. 이를 계기로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부터 환경권 게임, 즉, 티어권 덱들을 하진 않았어요. 그 당시엔 ‘대역전퀴즈’라는 덱으로 시작을 했는데 즐기려고 만든 덱이었죠.

그런데 어떤 게임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결국 이기지 못하는 이상 재미를 느끼기란 어려웠죠. 결국 승률을 올리기 위해 점차 강한 덱을 하다가 유희왕 카드매장이 있다는 걸 알게 돼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어요.

제가 정말 재능이 없는 편이라 주변에 잘하는 YP들이 널렸음에도 수년간 실력이 좋지 못했는데, 일본에서의 경험이 기폭제 역할을 했어요. 이를 계기로 정말 잘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노력 끝에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어요.

 

Q. 본인을 포함해 현재 유희왕 대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선수들은 몇 명 정도 되는지? 추가로 현 유희왕 시장의 규모와 신규 YP 유입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세요.

사실 한국에서 유희왕 대회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선수라는 것 자체가 말이 성립하기 어려워요.

종주국인 일본조차 많은 YP들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유희왕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은데, 한국은 오죽할까 싶네요.

물론 미국 일본 등에서 탑플레이어의 경우 카드샵 등의 스폰서를 통해 프로게이머 느낌의 직업을 가질 수 있긴 하지만, 이도 결국 소수에 불과해요.

그래서 유희왕 대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선수라기보단 유희왕에 취미 이상의 가치를 두고 진지하게 임하면서 실력적인 부분을 갈고닦은 YP는10명 정도 넘는 것 같네요. 이 중에선 저보다 잘하는 분들도 정말 많다고 생각해요.

현 유희왕 시장의 규모는 비공인 환경, 즉 일본판 카드 및 일본 환경 기반으로 플레이하는 YP의 증가로 상당히 커졌다고 봐요.

하지만, 아무래도 뉴스 등 미디어에서 유희왕을 중독성과 도박성이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비판하기 이전의 황금기만은 못해서 아쉬워요.

 

Q. 해외 YP들과도 활발하게 교류가 이뤄지고 있나요?

어느 시점부터 트위터라는 SNS가 도입되면서 일본YP들과의 교류가 시작됐어요. 특히 저와 친한 형들과 함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 것 같아요.

초기에는 일방적으로 일본YP들에게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듣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서로 친해져 일본 여행을 가면 같이 밥도 먹고 대회도 같이 나가기도 했어요. 반대로 일본YP들이 한국에 오면 숙식을 제공할 정도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간혹 일본YP들이 저나 다른 잘하는 한국YP에게 질문을 하거나 한국YP의 덱레시피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어요. 어찌 보면 일본YP들과 이전부터 긴밀한 교류를 해왔기 때문에 한국YP들의 평균 실력이 전에 비해 높아졌다고 봐요.

미국 등의 서양 YP들과는 교류가 적은 편이에요.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금지제한 리스트랑 카드풀도 다르기 때문이죠. 즉, 환경 차이로 인해 자연스레 교류가 적다는 느낌이네요.

듀얼리스트들 만남의 장 중 하나인 이수 듀얼파크
듀얼리스트들 만남의 장 중 하나인 신당 카드스퀘어

Q. 약 15년 전 유희왕 샵 '미카엘'이 국내에서 성행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어떤지 설명해 주세요.

제가 유희왕을 늦게 시작한 편이라 정확한 정보를 알려드리긴 어렵네요. 확실한 건 미카엘이 과거 성행했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많이 몰락한 상황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대신, 잔뼈가 굵은 매장인 ‘아현 카드킹덤’ 등의 매장들은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계속 영업 중이고, 일본판도 포함해서 다루는 비공인 매장 ‘이수 듀얼파크’도 건재한 걸로 알고있어요.

유희왕에서 비공인 매장이 성행하게 된 것이 최근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당산 하비홀릭’이라는 매장을 시작으로 ‘신당 카드스퀘어’까지 일본판을 다루는 매장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요.

오해의 여지가 있어서 부연 설명을 하자면, 요즘은 공인 매장과 비공인 매장의 경계, 일본판 카드 혹은 일본판풀 대회를 취급하는지에 대한 구분이 거의 사라졌다는 걸 참고하면 좋아요.

 

Q. 지금까지 이룬 기록을 나열한다면? 순위 결정 방식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정말 자잘한 것들까지 적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적당한 것들만 나열한다면, 유희왕 월드 챔피언십 2018 한국 대표 선발전 부산지역 예선 TOP 16를 시작으로 2019년에 부산, 광주, 대전지역 예선까지 TOP 16에 진입했어요.

하지만 서울지역 예선에서 TOP 64로 마무리하면서 잠시 주춤했는데, 대구지역에서 준우승을 거뒀죠. 이후엔 여러분도 알다시피 2021 코리아 챔피언십 KCS(한국 선수권) 최종 우승에 성공했어요.

일본에선 足立(아다치)CS 2019/05/04 3:3 팀전 준우승, 足立(아다치)CS 2019/05/06 3:3 팀전 준우승, OCS 우승 1회 및 준우승 1회 등을 했네요. 사실 공인 실적은 저보다 좋은 분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순위 결정 방식은 승, 패를 가린 뒤 승수가 많은 순으로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스위스 라운드 방식이에요. 사실상 이 토너먼트에 꾸준히 진출하는 것 자체가 유희왕을 정말 잘한다는 반증이라 생각해요.

 

Q. 듀얼링크스와 같은 온라인 게임도 즐긴 적 있나요? 혹은 다른 카드 게임을 해본 적이 있을까요?

듀얼링크스는 첫 출시 당시 너무 이질감이 들어 안 했어요. 지금 양상을 보면 해보고 싶긴 하지만. 초기 비용 등의 문제로 딱히 할 것 같진 않네요.

다른 카드 게임으로는 레전드 오브 룬테라를 항상 마스터 티어까지 주차했고, 시즌 토너먼트 32강까지 가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국 유희왕의 오프라인에서의 손맛을 넘기엔 힘든 것 같네요. 카드게임은 역시 오프라인으로 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해요.

 

Q. 실제 TCG와 온라인 게임은 어떤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결국 손으로 직접 카드를 다루느냐 아니냐가 큰 차이라고 봐요. 간단하게 예를 들면, 실제 윷놀이나 오목, 고스톱, 섯다 등을 실제로 하는 것과 온라인 게임으로 하는 것도 손맛의 차이가 있죠

보통 이렇게 비유를 하면 다 납득하더라고요. 그리고 유저 간 카드 거래 또한 오프라인의 묘미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들고, 굳이 카드를 뽑지 않고 원하는 카드를 직접 삼으로써 가챠 등의 리스크를 굳이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오프라인 게임은 결국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서 취미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생활과 비슷한 느낌으로 인간관계 형성 및 사회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유희왕을 하다가 만난 좋은 인연들이 너무 많네요. (웃음)

 

Q. 본인이 생각하는 유희왕 TCG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오프라인 카드게임이라는 점이 크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해보면 카드를 다루는 재미가 상상 이상이에요.

또 오프라인 취미라는 점 때문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사회생활의 일부인 느낌이어서 온라인 게임보다 유익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그리고 게임을 잘 이해했다면, 다른 TCG들에 비해 운 적인 요소가 적게 들어가는 편이죠. 물론 티어 덱을 사용할 때 한정이에요.

이 부분은 솔직히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티어 덱이 아니라면 운이고 자시고 성능이 안 나오기 때문이죠. (웃음)

Q. 유희왕은 카드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희귀한 카드가 필요한 경우는 없나요? 혹시 필요하다면 어떻게 구하나요?

카드가 현재 1만 종이 넘게 있는데, 사실상 환경권 게임을 한다고 쳤을 때, 희귀한 카드라는 건 없어요. 애니나 만화에서 ‘전설의 레어 카드!’ 라고 말하는 고성능의 카드도 당연히 없죠(웃음)

그저 희소성이 높은 레어도나 상징성을 가진 카드들 정도가 희귀하다고 설명할 수 있겠네요. 그런 카드들도 낮은 레어도로 싸게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실제 듀얼에서 사용되는 강한 카드의 경우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거지 절대 희귀해서가 아니에요.

가격이 아무리 높아져도 한계점이 있고, 말도 안 되는 가격대가 형성되는 상황은 없어요. 취미생활로 즐긴다고 마음먹었다면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이에요.

유희왕을 겉핥기로 아는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비싸고 좋은 레어 카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경우에요.

그리고 카드를 구하는 법이라면 직접 통을 뜯는 경우도 있고 카드 낱장을 카드샵에서 사는 경우도 있고 유저 간 거래를 통해 원하는 카드를 구하는 경우도 있어요.

 

Q. 본인이 가진 카드 중 가장 희귀한 카드를 소개해주세요.

저는 정말 ‘게임만 할 수 있으면 된다’는 마인드라서 희귀하다 싶은 카드가 전혀 없어요. 유희왕을 즐기는 사람은 크게 ‘플레이어’, ‘컬렉터’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순도 100% ‘플레이어’인 것 같아요.(웃음)

정말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것에만 목적을 두는 케이스기 때문에 진짜로 어떤 카드가 가장 희귀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Q. 애니메이션 기준 GX까진 융합 소환 정도로 단순한 개념이었지만, 5DS 이후 싱크로 소환, 엑시즈 소환, 링크 소환 등 여러 개념이 생겼습니다. 진입장벽이 높아지지 않았나요?

제가 이미 유희왕을 하는 입장이라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말 쉬워요. 다만, 펜듈럼 소환은 이해가 어려운 게 맞아요. 다양해진 카드들이 진입장벽을 만들긴 하지만, 초보자들도 설명을 들으면 곧장 잘 이해하더라고요.

그래도 역시 기본 룰과 카드 텍스트, 재정 문제로 인한 벽은 높은 것 같아요. 확실히 주변에 잘 아는 사람의 도움이 없다면 진입장벽을 넘어서기 힘들 거예요.

 

Q. 가장 좋아하는 카드와 싫어하는 카드를 알려주세요.

예전엔 ‘떡 깨구리’라는 카드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딱히 없네요. 그래도 역시 저를 상징하는 카드라고 한다면 ‘수륙양용 버그로스 MK-3’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가장 싫어하는 카드는 게임 기준으로 ‘마종동’이라는 카드인 것 같고, 상징성으로는 ‘소울차지’가 제일 싫어요.(웃음)

 

Q. 자신이 가장 잘하는 덱 콘셉트와 주력 덱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보통 덱 하나만 파는 케이스에요. 롤로 따지면 ‘원챔충’ 같은 느낌이죠. 제가 다루는 덱들이 티어가 아니었을 때부터 시작해서 경험치를 쌓아 뒀는데 나중에 사용하던 덱이 티어를 가면서 반사이익을 받았던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주력 덱은 ‘버제스토마’, ‘썬더드래곤’, ‘트라이브리게이드’ 세 가지예요. 덱 모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라인업이란 생각이 드네요.

작년말 출시된 샤이닝 박스
작년말 출시된 샤이닝 박스

Q. 현 메타에서 어울리는 콘셉트와 덱은 어떤게 있을까요?

현 메타는 '데스피아'라는 테마가 환경의 중심인 느낌이에요. 약점이 존재해서 힘이 빠질거라 생각했지만, 점점 구축의 완성도가 증가하면서 당당히 환경 최정상 덱이 됐네요. 신규 확장팩 '샤이닝 박스'에서 나오는 '섬도희'도 강세를 보일것이라 예상했지만, 아직은 데스피아가 너무 강하네요.(웃음)

기본적으론 속도감이 빠르지 않은 환경이 오면서 운영이 중점인 컨트롤 덱들이 선호될 거라 봐요.

 

Q. 앞선 질문과 관련해서 유희왕에 진입하려면 일정 수준의 투자가 필요할 거로 예상됩니다. 기본 덱을 형성하기 위한 초기 비용이 어느 정도 필요할까요?

기본 덱이 환경권 게임과 즐기는 게임 중 어느 것을 할지에 따라 달라지지만, 10만 원 정도를 잡으시면 어느 쪽도 해결은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플레이매트, 프로텍터 등도 구비하면서 사이드 덱까지 넉넉하게 짜고 싶다면 20만 원 정도 잡는 게 좋아요. 다른 취미들에 비하면 카드로 재테크도 되다 보니 경제적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봐요.

 

Q. 보통 카드 게임은 패가 말리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패 말림을 최대한 방지하거나 해결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기본적으로 유희왕은 패가 말리게 덱을 구성하지 않아요. 덱 구성 능력 자체가 유희왕 실력적 요소 중 하나예요. 그래서 덱을 잘못 짜 놓고 패가 말렸다고 징징대는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편이에요.

패가 말리지 않게 덱을 구성하는 법 중 가장 기본적인 건 다른 카드를 요구하는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거예요. 대표적인 예시로 콤보성 카드가 있죠.

그런 카드의 경우는 다른 카드가 잡히지 않았을 경우 아무것도 못하고 손에서 노는 상황이 일어나기 때문에 선호되지 않아요. 그리고 굳이 필요 없는 카드는 넣지 않아요.

간혹 ‘이럴 때 이거 쓰면 좋잖아.’ ‘상대가 이 카드 쓸 때 이걸 카운터 치면 좋잖아.’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상대가 특정 행동을 하는 걸 상정하고 있죠.

만약에 상대의 행동이 없다면 전혀 기능을 못하는 수동적인 카드의 경우 심각한 패말림을 유발할 수 있죠.

물론 상대가 그 행동을 하지 않는 상황에도 카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 사용해도 상관없어요.

 

Q. 여러 대회를 거쳐오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에피소드는 참 많은데, 아무래도 이번 KCS를 준비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지인에게 제가 환경에서 가장 강했던 ‘십이트라이브리게이드’라는 덱에 대한 심화적인 플레이 등을 알려줬어요. 그런데 그분과 제가 각각 다른 매장 대표로 출전해 블록 결정전에서 맞붙는 상황이 일어난 거예요.

블록 결정전은 A, B, C, D조로 나눠 진행하고, 여기서 우승한 4명이 최종전에 나가는 형식이었어요.

그래서 서로 ‘만난다면 결정전 결승에서 보자’고 말했는데, 실제로 블록 결정전 결승전에서 만나게 됐죠. 거기서 제가 패가 좋아 운 좋게 이겨서 최종전에 진출했어요.

그 상황이 뭔가 만화에서나 볼 법한 스승과 제자의 피할 수 없는 싸움 같은 느낌이 나서 기억이 남네요. (웃음)

 

Q. 가장 어려웠던 상대는 누구였고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 부탁드려요.

일본에서 대회를 나갔을 때 일본 톱 YP중 한 명이자, 세계대회에 나가기도 했던 ‘페리’를 만났을 때인 것 같아요.

내가 사용하는 덱이 ‘썬더드래곤’이라는 덱이라 마인드가 ‘샐러맨그레이트’라는 덱에게는 절대 안 진다는 마인드였어요.

하지만 ‘샐러맨그레이트’를 사용하는 페리에게 스위스 라운드에서 1번,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1번 져서 완패했죠. 정말 어려운 상대였어요.

그리고 이때 준우승을 해서 아쉽다는 기분보다는 정말 잘하는 YP와 한 대회에서 두 번이나, 그것도 결승전으로 다시 만났다는 사실이 참 뿌듯했네요.

 

Q. 코로나19에도 꾸준히 대회가 개최됐나요?

코로나가 심했을 땐 당연히 대회가 열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코로나가 수그러들면서 거리두기 단계가 많이 풀렸을 때 대회가 진행됐어요. 이후엔 위드 코로나가 실행되면서 규모가 크진 않지만 다시 대회를 열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죠.

군대에서 전역할 때 거리두기 2.5단계가 터져서 아쉬웠기에 대회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정말 기쁘네요.(웃음)

 

Q. 대회가 잠정 중단돼 아쉬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현재 설정한 목표가 있나요?

일단 2022년 한국 국가대표 타이틀을 따서 월드 챔피언십에 나가는 게 가장 최우선 목표예요.

또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일본 톱 YP이자 2019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인 ‘마경’과의 결승전에서의 만남을 이루고 싶어요.

마경은 제가 유희왕을 접으려고 맘먹었던 그때 제게 동기부여가 됐던 인물이자, 스승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큰 무대의 가장 높은 자리에서 대결하고 싶어요.

 

Q. 유희왕은 신규 카드나 규정 변경 등 메타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설명해주세요.

신규 카드의 발매, 금지제한 리스트의 변화, 그리고 몇 년에 한 번이지만 룰의 변경 등이 있어요. 제일 중요한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일부 유저로 인한 변화’에요.

그래서 제가 트위터를 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거예요. 이해하기 쉽게 롤을 예시로 들면 특정 플레이어가 특성 혹은 챔피언 등을 연구해서 유행을 만드는 경우가 있죠. 유희왕도 그런 식으로 메타를 만들어가고 변화시키는 YP들이 있어요. 제일 중요한 점이니 유희왕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알아두면 좋아요.

Q. 방송 및 유튜브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이전부터 방송 및 유튜브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국내 유희왕 인식이나 유저풀을 봤을 때, 정말 일말의 가능성도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올해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회였던 KCS에서 우승하면서 든 생각이 ‘아, 이거라면 다른 유튜브 등에 출연해서 대중들한테 나를 어필할 수 있겠구나!’였어요.

원래 이런 쪽으로 게으른 편이라 시작이 늦어질 뻔했어요. 그런데 유튜버 장지수님이 저보다 어리다는 갈 알게 되니까 문득 ‘아니 나보다 어린 분이 저렇게 자기가 하고픈 걸 실행에 옮겨서 하고 있는데 나는 뭐 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어 그 다음날 바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어요.

 

Q. 유튜브에 올라가는 영상 편집도 직접 하시나요?

가끔 친구가 컷 편집과 기본 자막 등 도와주는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다 제가 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독학으로 시작했기에 처음엔 좀 엉성했는데, 나중에 유튜버 ‘테스터훈’님의 영상 편집 기법을 보면서 ‘단순하지만 임팩트 있는 편집도 충분히 가능하구나’라고 생각해서 효과적인 편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편집자 2명을 뽑아서 저 포함 3명이서 편집하고 있어요.

 

Q.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무엇이 가장 힘드셨나요?

아무래도 편집이나 유튜브 시스템을 이해하는 게 힘들었어요. 완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 영상 편집을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조급함을 느꼈어요. 그리고 유튜브 촬영을 위한 장비들을 고르는데도 고민이 많았어요.

 

Q. 방송을 보면 기묘한 사건을 많이 경험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기묘한 사건이라기보다는 제가 워낙 별거 없는 일들도 별거 있는 것처럼 말하는 재주가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게 아닐까요.(웃음) 하지만 유희왕을 하다 보니 평범한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할 일들도 많이 겪은 것 같아요.

 

Q. 구독자 수가 어느새 2만 명을 넘기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비결이라면 저라는 사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진지) 농담이 반이긴 하지만 진심도 섞여있는 게, 유희왕이라는 관심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있어도 저만의 매력이 없다면 잠깐 반짝하고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자기객관화를 해본 결과, 처음 유희왕이라는 존재는 저를 알리는 수단에 불과했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 기회를 잡은 건 ‘유희왕 1위’가 아닌 ‘오현민’이라는 사람 그 자체라고 봐요.(웃음)

 

Q. 카라미 학원을 보고 유희왕을 시작하는 사람 혹은 초보자들이 덱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솔직히 정보 찾기가 너무 어려워요. 어떻게든 정보를 얻고 싶다면 트위터 혹은 디시인사이드 TCG갤러리에서 찾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다만 TCG갤러리 같은 경우는 디시인사이드라는 커뮤니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이시라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Q. 카드 게임은 대개 운빨 게임이라고 합니다. 초보 유저가 카라미님을 이길 수 있나요?

덱이 약하다면 절대 이길 수 없겠지만, 덱 파워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면 이기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아까 전에 이야기했듯이 결국 운적 요소가 존재하는 게임이기에 제가 최악의 상황이고 상대가 최상의 상황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봐요.

 

Q. 마지막으로 구독자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는 아직까지 저점이기 때문에 제 주가가 폭등하는 그날까지 투자하고 사랑해 주신다면 꼭 재미있는 컨텐츠, 좋은 모습, 알찬 방송으로 보답할게요. 저를 믿고 구독해주신 구독자들,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들 모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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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혁 기자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열정으로 열심히 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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