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성공 신화’를 이뤘던 허민 대표의 영입, 체질 개선 위함으로 관측

[게임플] 올해 초부터 진행됐던 ‘넥슨 매각’의 불발 이후, 넥슨이 PC, 모바일 사업본부 통합 개편 등 다양한 행보를 통해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체질 개선을 꾀하는 것인데, 이 중심에는 원더홀딩스 허민 대표의 영입이 있다.

 

# 건재한 던전앤파이터의 ‘캐시카우’ 역할, 하지만 신작 부진은 타격

넥슨의 상반기는 분주했다. 스피릿위시부터 시작해 린: 더라이트브링어,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트라하 등 여러 신작을 잇따라 출시한 것이다. 특히 트라하의 경우 언리얼엔진4를 활용한 수준 높은 그래픽,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를 기용한 광고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게임성도 준수해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중상위권에 제대로 자리잡았다.

하반기에도 다수의 신작이 준비되어있는 넥슨이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신작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에 반해, 실적 측면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이다. 이번 2019년도 2분기 실적에서도 수익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은 바로 던전앤파이터를 필두로 한 기존 PC 작품들이었다.

던전앤파이터, 피파온라인4,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당 게임들 중 피파온라인4를 제외하면 모두가 적어도 10년은 서비스한 게임들이다. 피파온라인4도 그 동안 시리즈를 이어왔던 것을 감안하면 완전한 신작이라 보기는 어렵다.

신작을 내고 있으나 정작 성과에서는 신작 가뭄에 시달리는 것이다.

 

# 허민 대표 영입이 체질 개선의 ‘키’가 될 수 있을까

최근 업계에는 김정주 NXC 대표가 허민 대표를 넥슨 경영진에 포함시키기로 결정, 구체적인 시기와 직책 등을 조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허 대표는 지난 2001년 네오플을 설립,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해 대대적인 히트를 친 뒤, 네오플을 넥슨에 3,852억 원에 매각한 인물이다.

상술한 넥슨의 캐시카우 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의 아버지인 셈. 현재는 2010년 창업한 소셜커머스 위메프의 지분 88%를 지니고 있는 원더홀딩스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넥슨에게 ‘던파’라는 선물을 줬던 허 대표지만, 이번 영입은 반대로 그 캐시카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년 간 이렇다 할 히트작 없이 기존 작품들에 의존하고 있는 넥슨의 수익 구조를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향후 허 대표가 넥슨에서 맡을 직책에 대해서 모두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넥슨 코리아 대표체제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 이정헌 대표의 자리에 앉을 수도, 겸임 혹은 새로운 직책을 맡을 수도 있다는 등 여러 추측들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만약 앞서 언급한 던파에 치중된 수익 구조 타파가 목적이라면, 신작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난 해 개편했던 7개 개발 스튜디오를 총괄하는 직책을 맡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개발 스튜디오의 총괄, 그리고 상술한 PC, 모바일사업본부 통합 개편으로 사내 프로세스를 신속하게 일변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통합된 사업본부는 김현 부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 조각을 모아 놓으니 보이는 윤곽, ‘터닝 포인트’로 만들 수 있을까?

넥슨이 여러 서비스되던 게임의 종료를 알릴 때는 넥슨 매각과 관련한 ‘다이어트’라고 생각했다. 크게 불었던 몸값을 조금이라도 줄이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사업본부 개편,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넥슨M와 넥슨 아메리카의 통합 등과 이번 허 대표의 영입까지. 이 조각들이 모이니 실속 있고 빠른 개발과 사업 진행을 위한 넥슨 ‘전체 판’ 개편으로 귀결됐다.

지난 9일 갑작스레 지스타 불참을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 체질 개선 및 내부 개혁, 그리고 넥슨 측에서 직접 밝힌 바와 같이 작품 개발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것이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온다. 넥슨은 지난 5일 엠바크 스튜디오에 대한 지분율을 72.8%로 확대하고 향후 5년 안에 잔여 지분 전량을 확보할 계획이라 밝혔다.

해당 행보가 서구권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라고는 하지만, 엠바크 스튜디오의 패트릭 쇠더룬드 대표는 일렉트로닉 아츠(EA)에 재직할 당시, 게이머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어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김정주 NXC 대표가 매각을 다시금 진행하기 위해 내실을 새롭게 다지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향후 목적이 무엇이든, 넥슨은 현재 ‘구원 투수’를 통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과연 넥슨이 이번 영입과 조직 개편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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