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케이드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 필요

[게임플]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지난달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게임물’에 신용카드 등의 전자 결제 기능을 탑재해 이 달 1일부터 가동할 수 있게됐다. 결제 수단의 다양화를 통해 다소 위축돼 있는 게임센터의 발전과 이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권익 증진 등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준비하게 됐다는 것이 요지다. 

사용자는 게임센터(오락실)에서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됐다. 예전부터 게임센터에서 카드 사용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이를 반영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게임센터 문화는 PC방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쇠퇴하게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센터 내의 콘텐츠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등 콘솔게임들과 상당부분 겹치며, PC 온라인 게임이 더 재미있기 떄문이다. 또, 게임센터에서 쓰는 시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센터들은 점점 문을 닫았고, 현재는 아케이드 게임기가 가득한 큰 게임센터는 전국적으로 많이 감소했다.

이번 ‘결제 수단 다양화’에 대해 산업 발전 도모를 위한다고 게임위는 말했다. 그렇다면 이 법안 하나로 정말 산업 발전 도모가 가능할까? 많이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국산 게임들이 게임센터에 많이 없는 것부터 문제다. 현재 아케이드 시장에서 가동되는 게임 중, 국산 게임이면서 큰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EZ2AC과 PUMP IT UP 정도이다. 두 게임 다 마니아 층이 존재하고, 서비스가 오래 된 성공한 장수 리듬 게임들이다. 하지만 두 게임만 살아남고 나머지 국산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비트매니아 시리즈, 유비트 등의 일본에서 개발된 다양한 리듬 게임들이 위 게임들과 경쟁하면서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타 장르의 게임들은 국산 아케이드 게임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사실상 다른 나라에게 지배 당했다고 봐도 될 정도다.

‘결제 수단 다양화’가 산업 발전 도모라고 말은 했지만 산업 쪽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나온다. 차라리 국내 아케이드 게임 개발사들에게 투자하면서 간단한 게임부터 시작해, 이름있는 수작 게임이 나올 때까지 시장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편의성과 아케이드 산업 발전을 위함이지만, 이에 따른 결제 수수료가 도입을 염두에 둔 업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유저의 편의를 위해서만 전자 결제가 도입 된다면 정말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카드 결제 시에는 일정 부분 수수료가 부과될 수 밖에 없다. 이는 게임센터 업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카드 결제 시스템 도입의 발목을 붙잡을 수도 있다.

전체 이용가 게임만 결제가 된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유저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아케이드 게임들과 리듬 게임의 대부분도 전체 이용가 등급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철권7과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시리즈 등 전체 이용가 등급을 받지 못한 게임들은 계속 동전을 사용해야 한다.

큰 그림에서 전체 이용가 게임들이 카드 결제가 가능한 것은 이해하지만, 카드 결제를 못하는 게임들에 대해서도 조금은 신경 써줘야 한다. 정말 시장을 살리고 싶다면 소외 되는 쪽 없이 다 사용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결제 수단 다양화’는 유저들을 위하고 아케이드 매장 업주들에게 이득을 가져다 주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국내 아케이드 게임 개발사를 살려야 하며, 법에 소외 받는 게임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플레이엑스포에서 진행된 펌프 최강자전의 방송 모습

지난 5월 9일, 2019 플레이엑스포에서 PUMP IT UP 대회와 함께 다양한 아케이드 게임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많은 유저들이 다른 게임 못지않게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날 멀리서 지켜본 아케이드 게임 행사장은 어느 곳보다 빛나고 있었다.

게임위의 ‘결제 수단 다양화’는 긍정적인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국내 아케이드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면서, 유저들의 권익이 보장된다면 아케이드 시장은 다시 한번 날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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