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느끼는 가치가 다른 게임, 모바일게임에서도 적용될까

[게임플] 최근 업무와 관련, 그리고 오랜 만에 즐기기 위해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플레이 했다. 사실 지난 해 이후 플레이 한 적이 없었던 게임인데, 막상 플레이를 하니 수많은 콘텐츠가 추가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놀랐던 것은 ‘자동’으로 대변되는 편의 요소가 매우 많이 도입되어 있었던 것. 지난해 출시 당시 자동 사냥의 AI가 뛰어나 호평 받았던 캐릭터는 어느새 퀘스트까지 알아서 클리어 하게끔 발전해 있었다.

사실 기자 생활을 하기 전까지, 모바일게임은 크게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타 플랫폼, 특히 PC 게임에 비해 진득하게 즐기기가 힘들었고, 쉽게 질리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PC 게임이 집밥이라면 모바일게임은 인스턴트 음식과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을 지속적으로 접하다 보니, 이 플랫폼만의 매력이 보이기 시작했다. 쉽고 간편한, 어디서든 시간이 적든 많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모바일게임이 주는 재미이자 매력이었다. 그런 면에서 약 1년 만에 다시 즐긴 검은사막 모바일의 변화상은 입맛에 꼭 맞았다.

기자가 그랬듯이 우리가 게임을 하는 이유와 동기는 다양하다. 이는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고, 게임의 장르나 특징, 플랫폼에 따라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예컨대 불편하고 어려운 요소들이 집약된 다크소울 시리즈는 수십 번의 도전 끝에 성공하거나, 다른 게이머의 공략집을 찾아 ‘공부’하며 클리어해 그 성취감을 느끼는 것에 중심이 맞춰져 있다. 철저하게 제한된 자원과 설정을 가지고 고민을 하고, 전략을 짜내어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에서 게이머는 극한의 만족감과 쾌감을 얻는다.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플레이 하는 게임이지만, 이를 느끼는 부분은 모두가 제각각이다. 즐거움이라기보다는 ‘가치’라고 말하는 것이 맞겠다. 게임이 주는 가치는 재미일 수도, 앞서 말한 성취감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상술한 모바일게임은 쉽고 편리한 것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플랫폼의 특성인 ‘휴대성’에 맞게, 더 편리하고 쉽게 변화해왔고 ‘자동 플레이’는 이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시스템이었다.

이렇듯 ‘쉬움’과 ‘편리함’이 모바일게임의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았지만 ‘수동 조작의 재미!’, ‘협력 플레이’ 등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게임들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라인게임즈가 최근 출시한 퍼스트서머너를 들 수 있다.

퍼스트서머너는 100% 수동 조작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다. 본인의 캐릭터 조작부터 소환수들의 소환까지. 게이머가 직접 덱을 구성해야 하고, 적재적소에 소환수들을 배치해야 한다. ‘자동화’ 된 모바일게임에 비해 지나치게 번거로운 게임이었다.

게임의 난이도 자체도 어려웠기에 많은 고민을 해야 했고, 필요하다면 타 게이머들의 공략집까지도 찾아봐야 했다. 그럼에도 게임은 재밌었다. 모바일게임에서 ‘쉬움’과 ‘편리함’을 뺐지만 여전히 성취감이라는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전에도 분명 모바일게임에서 ‘수동’, ‘진득함’이라는 키워드로 재미를 추구하던 게임이 다수 있었다. 넥슨의 야생의땅: 듀랑고(이하 듀랑고)가 대표적이었다. 비록 아쉬운 평가를 받기는 했으나 사냥하고 생산하고, 협력하며 생존해나가는 듀랑고는 기존 모바일게임의 공식과는 다른 시도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편리한’ 모바일게임과 ‘어려운’ 모바일게임의 재미를 둘 다 접하다 보니, 의문이 생겼다. ‘과연 모바일게임은 쉽고 편리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 이 의문이 가시기도 전에 쿵야 캐치마인드, 기간틱엑스, 테라 클래식 등 모바일 환경에서 ‘직접 플레이’ 해야 하는 게임들이 출시를 예고했다.

기간틱엑스는 국내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국가에 이미 출시된 게임으로, 탄막, 슈팅에서 느낄 수 있는 조작의 재미를 구현한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오는 13일 출시하는 테라 클래식은 PC MMORPG에서 느낀 파티 플레이의 경험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설계됐다.

모바일게임에서 PC, 콘솔 게임에서 느낀 경험을 선사하려는 게임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과연 해당 게임들이 게이머들에게 어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수동 조작 게임에서도 재미를 느낀 입장에서는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게임을 여행에 비유하는 이들이 있다. 여행을 다녀온 이들은 분명 피로감을 느끼지만, 거기서 얻는 ‘만족감’이 더 크기에 이후에 또 여행을 떠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경험과 가치를 담고 있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시 즐기는 것이다.

모바일게임은 다소 가까운 근교로 떠나는 여행이라 볼 수 있다. 금방 다녀올 수 있기에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멀리 떠나는 여행도 이제는 모바일게임에 맞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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