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3위, 부진했던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

SKT T1(출처: 라이엇게임즈)

[게임플] 지난해 연전 연패, 시즌 7위 등 여러 좋지 않은 성적을 보였던 SKT T1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칸’ 김동하, ‘클리드’ 김태민, ‘테디’ 박진성, ‘마타’ 조세형 등 스토브 리그 당시 FA 1~2위를 다투는 선수들을 모두 가져온데다가, 그 선수들을 잘 버무린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물론 시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불안한 모습은 보이고 있으나, 팀의 색깔은 서서히 그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바로 정글러인 ‘클리드’를 필두로 ‘페이커’ 이상혁이 팀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페이커’는 전체적으로 팀을 받쳐주는 역할을 했지만, 현재와는 그 느낌이 다르다. 현재의 ‘페이커’가 ‘클리드’의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기 위해 우르곳, 갈리오 등의 챔피언으로 우직하게 버티는 느낌이라면, 지난 시즌에는 어쩔 수 없이 팀들의 ‘구멍’을 막는 느낌이었다.

예컨대 옛날 SKT T1이 탑 라이너의 묵묵한 버팀을 바탕으로 ‘페이커’, ‘뱅’ 배준식이 캐리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페이커’가 묵묵히 버티면서 승리의 초석을 만들고 있다. 초석 다지기에 이어지는 승리의 키는 ‘테디’가 맡고 있다.

'페이커' 이상혁(출처: 라이엇게임즈)

실제로 SKT T1이 승리한 모든 경기를 살펴보면 ‘페이커’와 ‘클리드’, ‘칸’과 ‘클리드’의 호흡을 바탕으로 라인전 단계에서 상체의 유리함을 가져온 뒤, 후반에 ‘테디’가 캐리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패배한 경기(그리핀, 샌드박스 게이밍)에서는 ‘클리드’가 좀처럼 라인전 단계에서 변수를 창출해내지 못했다.

‘테디’와 ‘마타’의 저격벤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팀의 힘이 상대적으로 정글러와 바텀 듀오에게서 나오다보니 초반 벤픽 단계에서 먼저 승부를 걸고 들어간 것이다.

때문에 벤픽의 다양성이 적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리핀과 샌드박스의 경우, 여러 깜짝 카드를 많이 준비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바텀에서 다시금 서폿 쉔을 꺼내들기도 했으며, 드레이븐을 꺼내들어 폭발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SKT T1은 다소 벤픽에 있어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현재의 팀 색깔이 승률이 좋으면서 준수한 전략인 것은 맞으나, 벤픽만 봐도 그 전략이 모두 읽히는 것은 문제인 것이다.

예컨대 그리핀 전에서는 일부러 바텀 챔피언으로 캐리력 있는 ‘카시오페아’를 풀어준 느낌이 강했다. 그리핀 입장에서는 충분히 파훼법을 가져왔기 때문에, 이를 준다면 덥석 SKT T1이 물 것이라는 예측을 한 것이다. 결국 경기는 그리핀의 압승이었고, 벤픽 단계에서부터 지고 들어갔다는 평가를 SKT T1은 들을 수 밖에 없었다.

SKT T1(출처: 라이엇게임즈)

하지만 연휴 이후 시작하는 경기에서는 SKT T1가 더욱 유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부터 적용되는 9.3패치에서는 아칼리가 대거 하향을 받았으며, 치명타 아이템이 상향되면서 다양한 원거리 딜러가 등장할 여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즌 초 ‘승리의 여신’이라 불리기도 했던 아칼리를 SKT T1은 거의 쓰지 않았다. 지난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 ‘칸’이 쓴 것이 다일 정도였는데, 아칼리를 쓰지 않고도 9.2버전으로 진행되는 경기에서 승리를 했다는 점이 SKT T1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아칼리가 없더라도 팀의 경기력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테디’에 대한 저격벤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치명타 원거리 딜러가 다시금 등장하게 된다면 그 선택지가 넓어지는 이점을 지닐 수 있다. 아무래도 비 원거리 딜러 챔피언 활용 측면에서는 ‘테디’가 ‘바이퍼’ 박도현과 같은 선수에 비해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다양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의 등장은 ‘테디’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을 딛고 확연히 다른 색깔로 다시금 도약하고 있는 SKT T1이다. 과연 한 때 ‘왕조’라고 불렸던 SKT T1이 그 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지, 그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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