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메타 최대 수혜자, 한 몸 같은 움직임

[게임플] 지난 6월 12일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이하 롤챔스 서머)’가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이슈를 몰고 있는 팀은 단연 그리핀이다. 그리핀은 챌린저스 리그에서 이번 시즌부터 롤챔스에 합류했건만 한번도 경기에서 패배하지 않은 채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킹존드래곤X(이하 킹존)가 단 두 번의 패배를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해 주목을 받은 바 있지만, 당시 롤챔스 팀이었던 킹존과 달리 그리핀은 이제 막 롤챔스에 올라온 팀이기에 그 놀라움은 더욱 크다.

그리핀의 공식 리그 성적을 보면 지난해 11월 있었던 케스파컵에서 SKT T1에 패배한 이후 단 한번의 패배도 당하지 않았다. 챌린저스 리그 당시 시즌 전승을 달성, 승강전에 올라와서도 콩두 몬스터와 MVP를 단숨에 꺾으며 롤챔스에 합류했다.

지금까지의 그리핀의 경기를 살펴보면, 소위 말하는 ‘한 명이 하는 듯한 한타’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케스파컵 당시에도 SKT T1에게 패배하긴 했으나 한 세트를 따낸 전력이 있는데, 당시에도 ‘싸움꾼’으로 이목을 끌었던 그리핀이다.

당시의 메타는 전통적인 EU메타에 가까웠고 1-3-1 날개운영, 스플릿 운영 등 일종의 정석 운영이 자리잡고 있던 시기라 운영적인 측면에서 경험이 적었던 그리핀은 패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메타는 크게 변했다.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사장되었으며, 그와 반대로 ‘싸움 잘하는’ 챔피언들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싸움 잘하는’ 챔피언들이 많아지다 보니 필연적으로 교전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그 교전들에서도 에이스(전멸)가 나오는 경향이 짙어졌다.

때문에 EU메타 시절의 정석적인 운영은 다소 색이 바랬다. 운영이 진행되건 말건, 한타에서 적을 전멸시키고 한 방향으로 몰아붙여 넥서스를 파괴하는 경기가 다수 나오기 시작했다. 때문에 ‘싸움꾼’이던 그리핀은 이러한 메타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었고, 지금과 같은 연승가도를 달릴 수 있게 됐다.

킹존을 잡아낸 그리핀(출처: OGN 경기화면 캡처)

최근 있었던 킹존과의 경기에서도 승리한 그리핀이다. 이 경기에서도 마치 ‘짠 것 같은’ 한타가 자주 보였는데 특히나 2세트 23분경 있었던 한타에서 싸울 땐 다같이 싸우고 빠질 땐 또 다 같이 빠지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당시 한타에서 그리핀은 킹존 선수 두 명을 잡아내고 자신들은 모두가 살아나왔다.

그리핀이 2연승을 기록했던 MVP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세트 26분경 내셔 남작을 시도하던 도중 이를 막으려는 MVP를 주저 없이 다 함께 덮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오랜 기간 함께 했기에 호흡이 잘 맞는 것도 한몫을 하지만, 각 선수들의 뛰어난 개인 기량도 한몫을 한다. 특히 초반 정글러 개입의 중요성, 잦은 교전이 부각되는 현 메타에서 그리핀의 정글러인 ‘타잔’ 이승용(이하 ‘타잔’)은 그 역할을 여실히 잘해내고 있다.

‘타잔’ 은 케스파컵 당시부터 ‘스피릿’ 이다윤, ‘모글리’ 이재하, ‘블랭크’ 강선구를 모두 잡아내며 주목을 받아왔다. 롤챔스에 올라와서는 다소 난이도가 있는 녹턴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고 트런들, 카밀, 세주아니 등 다양한 챔피언 폭으로 공격적인 운영의 선두에 섰다.

'타잔' 이승용 선수

일설에 의하면 보통 서포터 포지션이 맡는 오브젝트 관리, 교전 설계에 있어서도 ‘타잔’ 이 직접 맡고 있다고 한다. 싸움이면 싸움, 설계면 설계 다방면에서 재능이 있는 정글러 ‘타잔’이다.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사장되었지만, 원거리 딜러 포지션 자체는 필요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원거리 딜러 선수들이 그렇듯 브루저(딜탱 챔피언)의 운용은 낯설기 마련인데, 그리핀의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이하 ‘바이퍼’)은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킨 장본인이다.

6경기를 치른 현재 ‘바이퍼’의 주력 챔피언은 총 네 개의 세트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다. 그 뒤를 이어서는 라이즈를 세 개의 세트에서 사용했으며, 라이즈, 이렐리아, 모르가나, 야스오, 갱플랭크, 탈리야를 각 한 세트씩 사용했다.

원거리 딜러임에도 불구하고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사용한 것은 카이사 1번, 루시안 1번으로 딱 두 번에 그쳤다. 타 팀의 원거리 딜러들이 자야, 이즈리얼, 바루스 등을 선택해 플레이 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때문에 팀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한 것이고, 넓은 챔피언 폭이 있는 만큼 현 메타와도 가장 잘 맞는 원거리 딜러라고 말할 수 있다.

'바이퍼' 박도현 선수

이외에도 ‘쵸비’ 정지훈과 ‘소드’ 최성원도 매우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어, 승리의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팀 원간의 호흡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데다가 선수들의 기량까지 좋으니 파죽지세로 연승가도를 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우려가 없지는 않다. 최근에는 리그에 8.12패치가 진행되어 ‘지휘관의 깃발’이 사라졌다.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지만 포탑 공성이 다소 어려워졌기에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다시금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 이후 진행되는 8.13패치에서 원거리 딜러 챔피언 몇몇이 상향된다면 다시 나올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다소 전통적인 운영 측면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그리핀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과연 그리핀이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승승장구 할 수 있을지, 그들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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