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팀의 주전들이 섞인 이번 팀

[게임플] ‘2018 자카르다-팔렘방 아시안게임’의 e스포츠 경기에 출전할 선수 명단이 지난 31일 드디어 발표됐다. 그 중에서도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 팀이다. 국가 대표로 출전하게 된 선수는 ‘기인’ 김기인, ‘피넛’ 한왕호, ‘스코어’ 고동빈,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코어장전’ 조용인(이하 모두 닉네임) 이상 여섯 명이다.

선발 된 선수 모두 곧 시작할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스플릿’으로 인해 다소 빡빡한 일정이 될 것임에도 출전 의사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출전 자체만으로도 칭찬을 해줘야 한다. 게다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시범 종목이기에 메달을 따더라도 연금, 군면제 등의 혜택은 받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선수들의 이번 출전은 더욱 의미가 깊다.

그럼에도 “왜 프릴라가 아니고 룰러코장이냐”, “페이커 폼 많이 떨어졌던데” 등 이번 라인업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선수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이번 대표팀은 어느 팀보다도 ‘단단’하다고 말할 수 있다.

우선 탑 라이너인 ‘기인’은 이제 데뷔 2년 차지만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탑 라이너다. ‘칸’ 김동하, ‘스멥’ 송경호와 같이 상대를 ‘압살’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의 활동반경을 좁히고 활약하지 못하게끔 만드는 데는 특화되어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 당시 비록 준우승을 기록하긴 했으나, ‘칸’ 김동하를 상대로 굉장히 잘 버티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심지어는 솔로 킬을 따내기까지 했다. 항상 자신이 돋보이기 보다는 상대 탑 라이너를 묶는데 그 힘을 쏟기 때문에, 팀의 운영측면에서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소속 팀인 아프리카 프릭스가 ‘알파고 운영’이라는 칭찬을 듣는 것은 ‘기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정글 포지션의 ‘피넛’과 ‘스코어’는 말할 필요가 없다. 비록 지난 ‘2018 LoL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피넛’의 폼이 좋지 않았다지만, 여전히 그는 ‘정글 패왕’이다. 현재 대두 되는 ‘육식형 정글러’ 메타에 최적화된 선수이며, ‘스코어’도 이 방면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다.

게다가 미드 포지션의 ‘페이커’와 한솥밥을 먹어본 ‘피넛’이기에, 좋은 합을 단기간 내에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스코어’는 1세대 프로게이머로 현재도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 선수다. 지난 스프링 시즌 당시 SKT T1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최고였으며, 내리 세 개의 세트를 이기며 MVP까지 석권한 바 있다.

다만 우스갯소리로 “스코어가 나가니까 은메달이네”라고 팬들이 말하곤 하는데, 이번에야말로 금메달을 거머쥐고 ‘콩라인’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본다.

‘페이커’는 지난 스프링 시즌에서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평가 받았지만, 그래도 “페이커는 페이커다”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시즌 성적표를 살펴보면 경기력 자체도 지난 시즌들과 비교했을 때 떨어지지 않았다. 다만 팀이 ‘예전보다’ 부진했을 뿐이다.

어느 누구 보다 많은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국제 대회 성적 또한 독보적이다. 거기에 페이커가 가진 ‘상징성’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다.

게다가 ‘페이커’의 넓은 챔피언 폭은 당장 빠른 시일 내에 시너지를 발휘 해야 하는 국가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어떤 밴픽이나 작전을 구상함에 있어 넓은 챔피언 폭은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마지막 바텀 듀오인 ‘룰러’와 ‘코어장전’은 무려 지난 ‘2017 LoL 월드챔피언십’의 우승에 크게 기여한 선수들이다. 게다가 ‘바텀 메타’라고 불리는 현 시점에서, ‘룰러’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분명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실제로 ‘룰러’는 상대의 공격을 ‘앞 점멸’로 피하며 되려 반격하는 플레이를 많이 보여 줬으며, 또 그것이 팀의 승리로 귀결되기도 했다. 때문에 초반부터 원거리 딜러가 힘을 발휘해야 하는 현 메타의 특성상, ‘룰러’가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다.

‘코어장전’도 마찬가지다. 라칸, 잔나 등 최근 다시금 떠오르는 챔피언을 잘 다루기로 유명하며, 특히 ‘딜포터’라 불리는 자이라로 굉장히 뛰어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그리고 일명 ‘어그로 핑퐁’에 유리한 탐켄치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아군을 세이브하고 궁을 이용한 로밍을 다니는 등 챔피언의 다재다능함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선수다.

‘기인’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들이 국제 대회 경력이 있고, 또 성적이 좋은 것도 기대되는 점이다. 여담이지만 ‘스코어’는 2013년 인천 실내 무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어 기대하는 팬들도 다수 존재한다.

물론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출전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용기를 칭찬해줘야 마땅하며, 만약 좋지 않은 성적을 가지고 오더라도 격려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의 지역 예선은 6월부터다. 서머 시즌까지 겹쳐 만만찮게 힘든 일정이 될 것이 분명하지만, 선수들 모두가 문제없이 모든 일정을 잘 소화해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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