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방송과 게임의 악연을 떨쳐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게임플] OSMU(One Source Multi Use /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말이 일반화 된 것도 벌써 10여년이 되어간다. 하나의 작품을 여러 소재로 출시하는 마케팅 방안을 뜻하는 이 단어는 이제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게임산업 역시 마찬가지여서 다양한 게임들이 OSMU 사례를 남겼다. 하지만 대부분 원작 게임 캐릭터를 다른 미디어에 등장시키는 형태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2015년에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 뮤지컬을 제작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동소이한 전략으로 게임 콘텐츠 OSMU를 진행했다. 그나마 블레이드앤소울 뮤지컬도 일회성 공연으로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넥슨이 야생의 땅: 듀랑고를 활용한 신규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소식은 이런 점에서 흥미롭다. OSMU 사례가 조금씩 판에 박혀가는 형국에서 넥슨이 새로운 사례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으로 이름을 알린 박진경PD와 이재석PD가 제작에 참여하는 야생의 땅: 듀랑고 원작 신규 예능은 2018년 상반기 중 주말 주요 시간대에 MBC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사실 그동안 게임과 방송은 그렇게 궁합이 좋지 않았다. 특히 공중파 방송과 게임의 만남은 늘 아쉬운 결과물을 남기고는 했다. SBS가 게임 정보 프로그램을 방송하기는 했으나 심야 시간대에 방영됐으며, 방송의 특성도 '게임 뉴스'에 가까운 형태로 큰 재미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때문에 야생의 땅: 듀랑고와 마리텔 제작진의 조합은 더욱 관심을 끈다. 게임을 소재로 한 예능은 과연 어떤 형태로 그려질 것이며, 어느 정도의 결과를 낼 것인지. 마리텔에서 인터넷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드러냈던 두 PD의 역량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게임과 공중파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 것인지 등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같은 콘텐츠 산업으로 구분됨에도 유저가 직접 즐기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게임은 콘텐츠를 보면서 즐거움을 찾는 일반적인 미디어와는 그 결이 완전히 다르다. 때문에 게임의 OSMU 사례는 '게임의 영화화' 수준의 접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공 사례만 생긴다면 '패스트 팔로우 전략'을 채택하는 기류가 강한 예능계에서 제2, 제3의 '게임 예능'이 등장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게임의 저변이 더욱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야생의 땅: 듀랑고로 국내 게임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연 넥슨의 이번 시도는 어떤 결론으로 끝을 맺을지. 방송이 전파를 타기 이전부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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