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창의적인 콘텐츠로 지루할 틈 없지만, 생존 측면에서는 조금 부족

[게임플] 1월 25일 넥슨은 생존 개척형 MMORPG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를 정식 출시했다. ‘듀랑고’는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의 개발에 참여한 이은석 디렉터의 신작으로, 사전 예약 26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출시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뚜껑을 열어본 ‘듀랑고’는 기대를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비록 뚜껑을 여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여러 신박한 콘텐츠와 게임성은 그 시간을 충분히 상쇄 시켜줬다. 이제 겨우 맛만 본 ‘듀랑고’지만, 그 맛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눠보도록 하자.

 

# 처음 시작이 좋아야 게임은 계속하는 것

초반의 튜토리얼은 나름 잘 형성돼있다. 이전에 진행됐던 CBT에서 캐릭터를 생성 후 그저 ‘덩그러니’ 섬에 남겨졌던 걸 생각하면 많은 발전이 있었다. 안내역인 NPC는 유저를 실제 처음 온 사람을 대하듯 기본적인 이동이나 채집과 같은 것을 퀘스트 형식으로 가르쳐준다. 그 후 유저는 ‘마을섬’으로 이동해 자신의 사유지를 선언한 뒤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사유지가 있는 안정섬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불안정섬을 오가며 진행이 된다. 안정섬에도 기본적인 자원은 형성이 돼 있지만, 그 수가 적고 질이 낮아 조금만 성장을 해도 플레이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에 좀 더 질 좋고 많은 자원이 있는 불안정섬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불안정섬에서도 게임은 유저를 혼자 덩그러니 두지 않는다. 퀘스트가 꼭 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진행의 방향성을 잡아주기에 하는 것이 좋다. 회사, 엽록포럼 등 여러 ‘공적인’ 단체가 유저에게 퀘스트를 하달하는 형식이며, 게임 진행에 필요한 ‘티스톤’과 경험치를 주기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의 강함을 증명해봐’라는 퀘스트와 같이, 공룡이나 특정한 동물을 잡는 퀘스트는 혼자 플레이 하기엔 한계가 있기에, 친구와 함께 가야 할 것이다.

 

# 내 마음대로 조합하는 집과 무기

개발자인 이은석 디렉터는 ‘듀랑고’에서 기본이 되는 재료들을 가지고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창발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듀랑고’에서는 정말 여러 신기한 발상의 조합의 아이템을 만들 수 있기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예컨대 기본적으로 ‘급조한 돌망치’는 돌을 갈거나 다듬어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도구다. 하지만 여기서 ‘돌’ 대신 ‘고기’를 넣게 되면 ‘급조한 고기망치’가 되는 것이다. 건물이나 요리, 옷 등 모두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모양과 형태가 바뀐다. 이러한 독창적인 조합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기에, 실제로 이런 신기한 조합식만을 찾아 다니는 유저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 입 맛에 맞는 무기와 직업을 고르자

‘듀랑고’는 기본적으로 생활 콘텐츠가 주가 된다. 사냥을 해서 얻는 ‘가죽’과 ‘뼈’로 무기를 만들며, 불안정섬에서 얻은 ‘갈대 줄기’로 옷을 만드는 형식인 것이다. 하지만 그 종류가 다양하고, 또 경계의 제한이 없기에 한시도 지루할 틈 없이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무기는 검, 도끼, 망치, 활 등이 존재하며 스킬 종류도 무기, 도구 제작, 옷 제작, 건설 등 여러 갈래가 존재하기에, ‘도끼를 든 재봉사’와 같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하지만 스킬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단순 노동’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조금 지루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 협동을 하면 좋은 게임 콘텐츠들

“나는 혼자서 살아 남을 테다” 라는 말을 하는 유저들이 있다. 스스로 사냥을 해 재료를 구하고, 자신이 직접 무기와 옷, 요리 등의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뭐든 잘하는 ‘김병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역할의 분배만 한다면 좀 더 손쉽고 재미있게 ‘듀랑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냥을 주로 하는 친구가 있다면 ‘재료 수급’의 역할을 맡기면 편하다. 무기 생산, 건설 등의 스킬을 주로 올리는 유저는 전투가 힘든 것도 있지만, 재료의 수급까지 다니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플레이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스킬 레벨이 올라 점차 실질적으로 할 일이 분배가 된다면, 그것이 직업이 되고 역할이 되기에 정말 한 ‘부족’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생존이라기엔 다소 살기 좋은 듀랑고

‘듀랑고’를 처음 시작할 때는 ‘공룡시대에 떨어지다니! 얼마나 살기가 힘들까?’라는 생각이었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는 언제부턴가 ‘공룡시대도 이만하면 살만하네’가 돼버렸다. 식량이나 자원도 많고, 자신이 레벨에 맞는 섬에 간다면 혼자서 공룡을 잡는 것은 일도 아니다.

물론 후반 콘텐츠에 있는 ‘거대한 공룡’들은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현재로선 그렇게 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기에 현실처럼 ‘아 굶어 죽겠구나’ 하는 생각은 전혀 받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너무 게임이 어렵다 보면 진입 장벽이 생겨 문제가 발생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공룡시대에 떨어진 것, 한번 스릴 있게 살아 보고 싶은 유저들에게는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유저들의 진입 장벽도 중요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긴장감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놀이터는 형성됐으나, 입구가 너무 좁았다.

현금 결제로 살 수 있는 아이템도 대부분 ‘치장성’ 아이템이 많기에 과금 유도도 심하지 않고, 그나마 있는 시간 단축을 위한 ‘보석’도 게임 내 퀘스트 완료로 손쉽게 수급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이은석 디렉터가 언급했던 것처럼 ‘지나친 과금으로 인한 유저 이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산적한 문제인 ‘서버 문제’가 유저 이탈을 부를지도 모른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안정화를 이뤘다지만, ‘모바일’ 게임에서 접속대기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안 그래도 ‘듀랑고’는 오래, 진득하게 해야 하는 게임이건만 게임을 접속하는 시간마저 ‘진득하게’ 기다려야 한다면 떠나는 유저는 분명 생긴다. 오랜 기간 준비하고 완성도 있는 게임인 만큼 좀 더 개선된 ‘입구’로 유저들에게 제대로 된 ‘놀이터’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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