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 보다 개척, 새로운 길을 택한 넥슨 개발사 면모 과시

모바일게임 시대를 맞이한 시점을 기준으로 넥슨의 이미지는 그 전과 후가 사뭇 다르다. 무엇을 기준으로 이야기 할 것인가에 따라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개발과 퍼블리싱을 기준으로 바라보는 넥슨은 과거 개발 중심의 기업에서 이제는 퍼블리싱 중심의 기업으로 탈바꿈 했다.

하지만 이것이 넥슨이 개발을 포기하고 퍼블리싱에 전력투구 하는 기업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자체개발 의지는 계속해서 피력해 온 것이 넥슨의 정체성이다. 지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4(NDC 2014)에서 NXC 김정주 대표가 "넥슨은 이제 개발 안 합니까?"라는 이야기를 한 것은 이런 단면을 잘 설명하는 한 마디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오는 1월 25일 출시가 예고된 넥슨의 신작 모바일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는 제법 흥미로운 게임이다. 단지 넥슨이 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듀랑고'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대세'와는 여러 면에서 동떨어진 게임이다. 

웹젠의 뮤 오리진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기존 IP를 활용해 모바일게임 유저들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 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가장 확실한 답안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런 공식을 활용한 성공작이 쏟아지기 시작했으며 'IP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매김 했다.

MMORPG 역시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단어다.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BM과 MMORPG 특유의 게임성이 만나자 엄청나게 거대한 결실이 맺어졌고, 이는 모든 게임사들이 모바일 MMORPG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일으켰다.

결국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의 키워드는 '과거 PC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흥행한 MMORPG IP'를 활용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따르고 있는 게임의 재미는 차치하더라도, 신선함과 새로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게다가 '듀랑고'는 단지 모바일게임 시장의 흥행공식을 따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국내 게임시장 전체를 아울러봐도 제법 독특한 형태를 띄고 있는 게임이다. 생활형 콘텐츠를 강조한 게임이야 과거에도 없던 것은 아니지만 오픈월드 형태를 토대로 게임 생태계가 구축된 게임은 대단히 드문 편이며, 유저들의 행동이 게임 내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을 강력하게 주고 받는 게임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랜 기간 퍼블리셔의 입지를 다져왔지만 그만큼 개발사 입지는 약해졌던 넥슨에게 '듀랑고'는 단순한 신작 하나의 의미는 아닐 것이다. 워낙 오랜 시간과 많은 자금과 인력이 투입된 게임이기에 '듀랑고'의 성공에 여하에 따라 넥슨은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개발사가 될 수도, 평범한 흥행 공식에 의존하는 개발사가 될 수도 있다. 

'듀랑고'가 과연 '개발사' 넥슨의 기치를 드높여줄 수 있을까? 오는 1월 25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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