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검은사막 모바일이 출시 이전부터 큰 관심을 얻을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게임의 과금 설계가 과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임을 개발한 펄어비스의 공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PC온라인게임 시절부터 MMORPG라 하면 으레 많은 과금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이었고, 모바일게임 시장에 접어들어 이 정설은 거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요즘. 펄어비스의 이런 발언은 꽤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느 유저들이 인식하고 있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발언이기도 했다. 게다가 확률형 아이템이 도마에 오른 시점에, '별 뽑기에 의존하는 과금이 없을 것'이라는 펄어비스의 이야기는 더더욱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 너무 거창해서 오히려 신빙성이 떨어지는 정치인들의 공약처럼, 펄어비스의 '과금 선언' 역시 그런 수준에서 받아들여졌다.

지난 2월 28일. 검은사막 모바일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리고 펄어비스의 이런 공약은 어느 정도 현실로 구현됐다. '과금이 아예 없는 게임'을 기대했던 이들만 아니라면, 그리고 다른 모바일 MMORPG를 즐겨봤던 이들이라면 "이 정도면 과금 부담이 한참 줄어들었다"는 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 체계는 '뽑기는 줄이고 확정상품은 늘인다'는 틀에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확률에 의존하는 과금을 줄이겠다는 개발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검은사막 모바일의 이런 과금에 불만을 지니는 이들도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과금 여지가 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체계는 지금까지 공개된 여느 게임의 과금체계에 비하면 훨씬 과금 비중이 낮은 편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이 반영된 구간도 대부분 악세사리, 반려동물 콘텐츠에 치중되어 있다. 소소한 스탯 차이가 결과에 크게 반영되는 상위권 유저들이 아니라면, 크게 구애받지 않는 요소들에 확률형 아이템을 적용한 것이다. 길드 랭킹 상위, 결투장 랭킹 상위권을 노리는 이들이 아니라면 확률에 따른 과금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확률형 아이템 외에 확정상품들도 편의성을 높이는 형태로 구성됐다. 반드시 필요하다 여겨지는 확정상품은 아이템 소지량을 늘릴 수 있는 '무게 늘리기' 정도. 과금을 하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지만, 안 한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 과금 밸런스를 책정한 것이 피부에 느껴질 정도다.

'무기와 방어구 같은 주요 아이템에는 가차 요소가 거의 없다', '확정상품은 편의요소 위주로 짜여졌다'는 점은 모바일 MMORPG를 즐기던 이들에게는 그 문장만으로도 유저의 부담을 줄어드는 느낌이 들 정도일 것이다. 

'착한과금 = 무과금'이라는 비현실적인 바람을 지닌 이들만 아니라면 충분히 검은사막 모바일의 과금은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착한 과금'이다. 이제 관건은 펄어비스가 이런 철학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다. 공약을 지킨 펄어비스의 이런 철학에 변함이 없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