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플라이트', '데스티니차일드' 주 수입원 상태서 지속적인 매출 감소 예상

라인게임즈-넥스트플로어의 행방이 묘연하다.

라인은 게임 사업을 위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크게 성장한 넥스트플로어와 손을 잡고 넥스트플로어의 지분 51% 투자, 자회사로 편입시킴과 동시에 라인게임즈를 새로 설립했다. 이미 다양한 곳에 전략 투자를 진행했던 넥스트플로어가 라인이라는 대기업을 등에 업은 라인게임즈에 편입되면서 '3N'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대형게임사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 7월 지분 투자가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신작게임 출시나 성과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넥스트플로어의 주 수입원은 '드래곤플라이트'와 '데스티니차일드'다. 12월 20일 기준 두 게임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매출 순위는 각각 36위와 56위다.

■ '데차' 초반 흥행 발판삼아 다양한 곳에 전략투자···성과는?

라인게임즈 대표와 넥스트플로어 개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김민규 대표

넥스트플로어는 2011년에 창립된 게임사다. 인디 게임사로 시작했던 넥스트플로어는 초반에 간단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다 2012년 '드래곤플라이트'를 '카카오'플랫폼을 통해 출시, 크게 흥행하며 성장한 회사로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와 함께 '카카오 키즈'라고도 불린다. 5년이 지난 지금도 '드래곤플라이트'는 서비스 중이다.

이후 2016년 10월 시프트업과 협업해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차일드'를 출시했다. 모바일 게임으로서는 특이하게 공동 개발, 출시 형태를 띄었으며 출시 직후 양대 마켓 1위를 달성하며 흥행 게임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내 확률 오류 문제와 왜색 논란이 커지며 몸살을 겪은 바 있다.

올해 7월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넥스트플로어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라인게임즈를 설립했다. 사실상 넥스트플로어가 라인게임즈의 기반이 된 것이다.

하지만 7월 이후 라인게임즈 및 넥스트플로어가 올해 말까지 출시한 게임은 넥스트플로어 사내 프로젝트들의 통칭인 '지하연구소'에서 개발한 소규모 게임들이 전부다. '스타폴', '점핑랜드', '프로토콜: 하이퍼스페이스 다이버' 등을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크게 반향을 일으키는데는 실패했다.

넥스트플로어는 '데스티니 차일드'의 초반 흥행을 바탕으로 다양한 곳에 전략 투자를 진행했다. 먼저 2017년 3월 '나노인터렉티브', 5월에는 '모빌팩토리' 지분을 전량 인수했으며, 10월에 '스튜디오포립' 지분 60%를 인수했고 11월에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 '우주' 지분 44%를 인수, 최근인 11월 말에는 퍼블리싱 자회사인 루프탑게임즈를 합병했다.

다양한 곳에 전략 투자를 단행했지만 실질적인 게임 출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넥스트플로어 측은 내년 쯤 구체적인 신작 게임들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속 없는 몸집 불리기'가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 각종 이슈 겪으며 매출 하락한 '데스티니차일드'

많은 곳에 전략 투자를 진행하고 라인게임즈에 편입됐지만 지금까지도 넥스트플로어의 주 수입원은 '드래곤플라이트'와 '데스티니차일드'다.

'드래곤플라이트'가 출시 5년이 지나면서 유저 수가 많이 줄었지만 실질적으로 '데스티니 차일드'와 크게 매출 순위에 차이가 있지 않다. 두 게임은 모두 12월 기준 30~50위 권에 머물고 있다.

이는 '데스티니차일드'가 초반 흥행 후 게임 생명에 치명적인 이슈를 겪으며 유저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가장 컸던 이슈는 뽑기 확률 오류였다. 캐릭터 수집이 중요한 게임인 '데스티니차일드'는 성능 좋은 캐릭터를 입수 가능한 경로는 과금이 필요한 뽑기가 사실상 전부다.

'데스티니차일드'의 뽑기에서 가장 좋은 등급인 5성 캐릭터가 등장할 확률은 1.44%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비스 초기 캐릭터 뽑기에 수 천만 원을 과금한 유저가 확률이 이상하다며 유저 커뮤니티에 문제 제기를 했고, 이에 동조한 유저들이 모여 확률 표본을 만든 결과는 넥스트플로어 측에서 밝힌 확률의 절반 수준인 0.7%에 불과했다.

또한 같은 별 갯수를 가진 캐릭터들이라도 성능 차이에 따라 내부 등급이 매겨져 있었는데, CBT 이후 내부 등급을 없앴다는 넥스트플로어의 말과는 달리 실제 유저들이 표본을 만들어 확인한 결과 이 내부 등급이 인게임 표기만 없어졌을 뿐 게임 내에 그대로 남아 내부 등급이 높은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획득 확률이 낮았다.

유저들이 공분하자 넥스트플로어 측은 유저들이 주장한 것이 모두 사실이며 확률이 잘못된 것은 표기 오류라며 해명했다. 또한 게임 출시 후 해당 시점까지 유료 뽑기에 사용된 재화를 모두 유저들에게 돌려줬다. 하지만 유저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곧이어 발생한 왜색 논란 때문이었다.

'데스티니차일드' 속 배경(좌)과 실제 일본 도쿄 도청(우). 배경 외에도 한국적인 게임이라는 김형태 대표의 말과는 다르게 한국적인 캐릭터는 거의 없는 상태다.

'데스티니차일드'는 공식적인 게임 배경이 서울 도심이다. 하지만 유저들이 게임에 등장하는 배경 일러스트들이 사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것이 아닌 일본은 배경으로 했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고, 한 유저가 게임 클라이언트를 뜯어본 결과 일본어로 된 스크립트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커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넥스트플로어와 함께 '데스티니차일드'를 공동개발한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가 게임 출시 전 했던 인터뷰에서 "'데스티니차일드'는 매우 한국적인 게임이다."라는 발언이 함께 재조명되며 유저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결국 이에 실망한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기 시작했고, '데스티니차일드'의 매출 순위는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난 7월 여러 곳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넥스트플로어와 함께 게임 사업을 대대적으로 시작한 라인게임즈지만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신작 게임 출시나 개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라인게임즈-넥스트플로어 간의 인력 구성도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넥스트플로어가 라인게임즈의 자회사가 되면서 라이브 서비스를 뺀 대부분의 인력들이 라인게임즈로 넘어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넥스트플로어 관계자는 "현재 넥스트플로어에서 사업을 담당하던 인력들이 대거 라인게임즈로 넘어간 상태며, 전부 넘어간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를 진행했던 다양한 곳에서는 내년부터 게임이 출시될 예정이며, '창세기전' 콘솔 게임은 출시 일정 미정, '주사위의 잔영'은 내년 출시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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