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틀란트 해전'에서 등장하는 전함들

'유틀란트 해전'에서 영국 함대 기함을 맡았던 '아이언 듀크'급 전함

1차 세계 대전 기간 중 일어났던 '유틀란트 해전'은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해전이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의미를 가지는 해전이다.

'드레드노트 급' 전함들로 이뤄진 함대가 서로 격돌한 유일한 해전이기도 하며, 이를 기점으로 전함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해전을 다루고 있는 게임 '월드 오브 워쉽'에서는 '유틀란트 해전'에 참가했던 전함들을 뛰어난 고증을 바탕으로 실제 플레이할 수 있다.

전쟁 역사를 콘텐츠로 다루고 있는 게임들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고증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는 전쟁을 다루는 콘텐츠들이 필수적으로 가져야할 사명이며, 당시 전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위한 존중이기도 하다.

■ '드레드노트 급' 전함

'월드 오브 워십'에서 등장하는 '드레드노트 급' 전함

1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과 독일 해군이 맞붙었던 '유틀란트 해전'은 해전 역사상 최초로 '드레드노트 급'전함이 전투를 치뤘던 해전이기도 하다.

'드레드노트 급' 전함은 20세기 초반 주류였던 전함의 합급이다. 'Dread(두려워하다)'와 'Nought(nothing, none)'가 합쳐진 '두려울 것이 없는'이라는 뜻으로 1906년 영국이 'HMS 드레드노트'라는 전함을 처음 진수시키면서 이 전함이 이후 표준 모델이 되며 함급을 표현하는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드레드노트 급' 전함의 특징은 단일 구경의 장거리 고화력 주포 탑재, 명중률을 보완하기 위해 중앙 지휘소에서 계산한 사격제원으로 일제 사격, 중장갑, 증기터빈 엔진을 통한 고속 운항이다.

여러 모로 다른 전함과는 하드웨어 적으로 차원이 다른 강력함을 가지고 있었기에, '드레드노트 급' 이전 전함들이 군사적 의미를 잃고 퇴보하는 한편 각국의 '드레드노트 급' 전함 건함 경쟁이라는 부작용 또한 낳았다.

'유틀란트 해전'이 일어났던 1914년은 본격적인 '드레드노트 급' 전함 건조와 차기 전함 개량이 활발하게 만들어지던 시기였다.

향상된 갑판 장갑은 '월드 오브 워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틀란트 해전'은 차세대 전함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기존 근·중거리 해상 교전에서 장거리 사격전으로 판도가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갑판 장갑이 중요해졌다. 먼 거리에서 날아오는 포탄의 각도가 높아 측면 장갑이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드레드노트 급' 전함의 파괴력이 부각되며 이전에 존재하던 순양전함이나 장갑순양함 들의 건함 열풍도 사그라들었다.

■ 유일했던 함대 결전, '유틀란트 해전'

'유틀란트 해전' 당시 영국은 최강의 해군력을 보유한 국가였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독일은 1900년대 초반부터 해군력을 급속히 키워나갔지만 영국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에 독일이 선택한 전략은 소규모 전투로 영국 함대 일부분을 끌어낸 뒤 격파하는 것이었고, '유틀란트 해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독일의 이런 전략은 시도해보기도 전에 사실상 무산됐다. 영국 해군이 독일의 무선 통신을 감청하면서 이 같은 전략을 사전에 간파했기 때문이다. 영국 해군은 독일의 전략을 역이용하기위해 순양전함 전대를 먼저 내보냈고, 대함대가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만난 양측 주력 함대의 교전은 일단 영국 측에게 우세한 형태로 돌아갔다. 독일의 전략을 간파하고 있던 영국이 해상 교전에서 유리한 진형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틀란트 해전'의 판정승은 독일에게 돌아갔다.

'유틀란트 해전'에서 영국 측의 손실은 약 11만 톤으로 독일의 6만 톤보다 2배 가량 컸는데, 이는 영국 전함들이 속사에 주력하기 위해 적정량 이상의 탄약을 적재했고 이것이 명중률 하락과 탄약고 유폭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은 이전 해전들을 분석해 탄약고 침수 매뉴얼을 강도높게 훈련했고, 실제로 응급수리와 탄약고 침수를 통해 상당수 전함들이 교전에서 폭침을 면하고 살아남았다.

'드레드노트 급' 전함들은 해전에서 양측 모두 침몰되지 않았다. 장갑순양함이나 순양전함들이 상당수 파괴됐지만 '드레드노트 급' 전함의 탄생 이후로 전세대 장갑순양함이나 순양전함 들의 군사적 의미가 퇴색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손실을 입었다고는 하기 어렵다.

■ 사실 고증은 전쟁 게임의 기본적인 예의

독일의 '카이저' 급 '드레드노트' 전함

게임이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사실 고증적이다. 전차와 군함의 뛰어난 고증으로 유명한 워게이밍의 '월드 오브 워쉽'에서는 '유틀란트 해전'에서 활약한 전함, 순양함등이 당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1,2차 세계 대전을 그린 전쟁 게임의 특징은 사실 고증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유저들은 어떤 무기가 사용됐으며 그 무기가 어떤 스펙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자신들이 알고 있는 정보와 비교 대조하며 게임을 평가하기도 한다.

물론 게임이라는 콘텐츠 특성 상 한 명의 병사나 지휘관에 불과한 유저가 당최 죽질 않는다는 것은 불편한 사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그 외 부분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참전 국가들의 이해관계 속에 희생된 수 많은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존중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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