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서 제2의 소녀전선, 배틀그라운드 등장할 가능성 큰 이유

[게임플 고광현 기자] 2017년은 2016년 지스타에서 넥슨이 공개한 다양성이라는 모토를 충실하게 이행한 한 해였다.

'이블팩토리', '애프터 디 엔드'와 같은 독특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고,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다크어벤저3', 'AxE(액스)'등의 모바일 게임 대작 출시도 이어졌다.

특히 다크어벤저3와 액스는 최고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는 약세라는 평가를 단숨에 뒤집으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함께 3N 3파전 양상으로 판도를 바꿔놨다.

■ 2017년 목표로 한 다양성, 얼마나 보여줬나

2017년에 넥슨이 출시한 신작들은 한 장르에 쏠리지 않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출시된 것이 특징이다. 넥슨은 정통 MMORPG부터 액션 및 수집형 RPG, 전략, 레이싱, 어드벤처, 플랫포머, TPS, FPS, AOS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며 대형 게임사로서 스펙트럼을 넓혔다.

PC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국내 게임 산업 트렌드가 전환되면서 온라인 RPG로 장르가 편중돼 있던 게임 시장에 다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됐다. 예상대로 모바일 게임 시장 초기에는 다양한 장르 게임들이 출시됐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RPG를 기반으로 하는 장르로 편중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국내 게임사들도 인기 장르의 게임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편중 현상이 심화됐다. 모바일 게임 장르 편중은 소셜 네트워크, TCG, 액션 RPG, 수집형 RPG, MMORPG로 이어져 왔다.

넥슨은 이런 흐름 속에서 조금 다른 게임들을 출시해왔다. 2017년에는 이블팩토리, 애프터 디 엔드를 비롯한 '아레나 마스터즈', '로드러너원', '레고 퀘스트앤콜렉트'와 같은 다채로운 게임들을 내놓으며 유저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추려 노력했다.

유저들의 반응 역시 나쁘지 않았다. '넥슨이 이런 게임을', '의외다'라는 반응을 보인 유저들은 게임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할만 하다'는 평을 내렸다.

하지만 매출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곧 흥행과 직결되는 국내 게임 시장의 트렌드 상 넥슨의 주류 장르에서 벗어난 신작들은 많은 수의 유저들을 모으는데는 불리했고, 높은 매출을 기록하지 못한 넥슨 모바일 게임들로 인해 넥슨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했다.

■ PC 신작 무려 4종

모바일 게임에 대한 넥슨의 평가는 다크어벤저3와 액스가 뒤집었다. 두 게임의 흥행은 주류 장르 게임에 대한 개발력을 넥슨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모바일 게임 뿐만은 아니다. 넥슨은 2017년까지 한 해동안 무려 4종의 PC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로브레이커즈'는 출시가 완료됐고 '니드포스피드 엣지', '천애명월도', '타이탄폴 온라인'이 2017내 출시 목표로 막바지 작업 중이다.

니드포스피드 엣지는 인기 레이싱 IP인 니드포스피드의 온라인 신작이다. '프로스트바이트'라는 특수한 엔진으로 레이싱 게임에 최적화된 그래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차량 디자인과 성능, 엔진 사운드 등을 사실적으로 구현한 것도 레이싱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천애명월도는 무협 3대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 고룡의 동명 소설을 원작 스토리로 삼고 있는 무협 MMORPG다. 원작 소설의 배경과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으며,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한 전투 시스템과 자연스러운 액션, 뛰어난 그래픽 퀄리티가 특징이다.

타이탄폴 온라인은 리스폰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타이탄폴'의 온라인 버전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거대 로봇병기인 '타이탄'과 다양한 액션을 펼칠 수 있는 파일럿 간 긴밀한 플레이 연계를 특징으로 하는 FPS 게임이다. 이미 게임성을 인정받은 원작 IP를 활용한 게임인 만큼 원작의 장점과 게임성을 살리고 온라인의 장점을 입힐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 제 2의 소녀전선, 배틀그라운드 등장할 수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게임 시장은 역사가 쌓이고 유저 수도 꾸준히 늘면서 그 경쟁 또한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때문에 게임사가 어떤 게임을 개발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보다 '안정적인' 선택을 하기 쉽다. 유저들이 주로 플레이하는 주류 장르 게임을 개발하는 선택지다. 실제로 많은 게임사들이 이 길을 선택했고, 어떤 게임은 흥행했지만 어떤 게임은 쓴맛을 맛봐야 했다.

넥슨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다양성을 택한 대신, 다크어벤저3의 흥행 전까지 넥슨 모바일 게임은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게임성과 다양성, 재미야 어쨌든 성과만이 남는 냉혹한 경쟁 체제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류 장르가 곧 답이라는 법칙이 깨진 것 또한 2017년이다. '소녀전선'과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이 이를 입증했다. 소녀전선은 PVP를 과감히 배제하고 수준 높은 일러스트로 수집욕을 자극하는 시스템으로 흥행에 성공했고, 배틀그라운드는 마니아 장르로 평가받던 배틀로얄을 전세계적인 인기 장르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블루홀 측은 다양한 개발 시도를 하는 것으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배틀그라운드 역시 초기 단계에서 내부적으로 많은 반대에 부딪혔고, 설득의 과정에서 게임 또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알려졌다.

물론 이런 시도는 주류 장르 게임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 하지만 게임 산업의 질적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는 늘 본받아야 하는 것임에는 마땅하다. 누군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했다. 넥슨의 시도가 제 2의 소녀전선, 배틀그라운드로 충분히 꽃필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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