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 시스템과 직관성 부족으로 인해 배제된 인기 게임의 e스포츠 선순환

'오버워치 리그' 서울팀

[게임플] 블리자드가 ‘오버워치’의 지역 연고제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e스포츠 리그인 ‘오버워치 리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오버워치 서울팀 오너인 케빈 추가 22일 프로팀 ‘루나틱하이’의 멤버와 감독, 코치를 서울팀으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루나틱하이와 같이 OGN 주최의 국내 오버워치 e스포츠 리그인 ‘에이펙스’에 참가 중인 ‘LW BLUE’가 21밤 오버워치 리그 참가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기권을 선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2016년 게임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무서운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 오버워치의 e스포츠 판을 키우려는 블리자드의 노력과는 별개로 오버워치 e스포츠 자체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시각 또한 존재한다.

1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관전 시스템 문제와 한정적인 캐릭터로 인한 다양성 부족, FPS 장르 자체에 대한 한계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 관전 시스템 문제

전적으로 옵저버의 역량에 기대고 있는 오버워치의 관전 시스템 (사진 출처: OGN)

오버워치의 관전 시스템은 계속 문제제기가 돼 왔지만 사실상 개선된 점이 없다.

오버워치 e스포츠 리그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유저들이 블리자드에 관전 시스템 개선 요구를 꾸준히 제기해왔지만 1년이 넘은 이 시점에도 아직 관전 시스템 개선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현재 오버워치 관전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은 크게 2,3가지 정도로 제기되고 있지만, 이 문제점들은 모두 직관성의 문제로 연결된다. 한마디로 경기를 관람할 때 한 눈에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버워치는 ‘힐러’, ‘탱커’, ‘딜러’라는 포지션 개념을 가지고 있는 하이퍼 FPS 게임이다.

모든 포지션이 각각의 역할을 가지고 있고 중요하지만 특히 힐러 포지션은 더욱 중요하다. 프로 경기에서 ‘겐지’나 ‘트레이서’가 상대방 힐러를 한 명이라도 암살한다면 해당 팀은 싸움 자체를 포기하고 리스폰을 기다릴 정도로 힐러는 중요하다.

게임 흐름에서 중요하지만 매우 순식간에 이뤄지는 이 힐러 ‘끊어내기’를 옵저버가 제대로 잡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옵저버와 해설자나 캐스터가 캐치해 언급하지 못하면 중요한 플레이가 그대로 묻혀버리는 것이다.

또한 아군은 푸른색으로, 적군은 붉은색으로 나타나는 색상 표기가 관전 시스템에도 그대로 표현돼 관람객 입장에서는 해당 색상이 어느 팀 색상인지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 문제 역시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옵저버의 능력 부족으로 치부할 것은 아니다. 게임의 전선 상황, 전체 그림과 각 선수의 전투 상황 등을 모두 한 화면에 담아야하는 옵저버로서는 놓치는 장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 이하 카스글옵)’이나 ‘서든어택’ 등의 정통 FPS 장르의 e스포츠라면 포지션 구분이 ‘저격소총’과 ‘돌격소총’밖에 없기 때문에 돌발 상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편이다.

정통 FPS에서 한 단계 진화한 ‘탱, 딜, 힐’의 역할 구분과 영웅 마다의 다양한 스킬, 궁극기 요소들이 하이퍼 FPS로서 오버워치의 인기를 견인한 것은 맞지만 이에 맞게 진화하지 못한 관전 시스템이 오히려 e스포츠 흥행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 아는 사람만 재미있는 e스포츠

카스 글옵의 경우 벽 너머와 미니맵을 통해 오버워치 보다는 상황 파악이 원활하다 (사진 출처: ESL)

오버워치는 FPS(First Person Shooter)장르 게임이다. 1인칭 슈팅 게임은 플레이하는 유저로서는 몰입도가 높지만 반대로 게임을 지켜보는 제 3자 입장에서는 몰입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e스포츠로서 장르가 가지는 한계점이기도 하다.

FPS 장르 게임이 e스포츠로서 전혀 흥행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카스글옵이 꾸준히 리그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 게임으로는 서든어택, ‘스페셜 포스’, ‘블랙스쿼드’ 등 정통 FPS 장르 게임의 e스포츠 리그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들 리그 역시도 ‘보는 사람만 보는’ e스포츠가 되고 있다. 정통 FPS 장르 게임은 게임 세트 진행이 매우 빠르다. 길어야 한 세트에 5분을 넘지 않는다. 상황이 빨리 정리되고 호흡이 짧은 만큼 시청자들이 게임 템포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그리고 이는 오버워치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해당 게임을 플레이해서 게임의 판도를 볼 수 있는 수준의 유저들만 재미있는, 정통 FPS의 e스포츠처럼 아는 사람만 재미있는 e스포츠가 될 가능성이 크다.

■ e스포츠가 가져야 하는 선순환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사진 출처: OGN)

10년 이상 e스포츠 리그가 진행됐던 ‘스타크래프트’나 5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가 꾸준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e스포츠는 해당 게임을 잘 모르는 유저도 e스포츠를 보고 게임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직관성이 뛰어나다.

카스글옵이나 서든어택의 경우에는 글로벌, 국내 시장에서 아직 정통 FPS로는 많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e스포츠 리그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신규 유저 유입이 줄어드는 시기가 되면 e스포츠로서 생명에 끝이 보일 수 밖에 없다.

e스포츠는 보는 것만으로는 끝나서는 안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에게는 프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는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하고, 플레이하지 않는 유저에게는 해당 게임에 대한 흥미와 함께 게임에 유입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이 이뤄질 때 게임이 e스포츠로서 오랜 생명력을 가지고 선순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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