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11 사태 이후 전 세계로 테러가 번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올해는 벨기에가 당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도륙 행위로 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아랍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자살폭탄이 터진다고 전해지고 있다.

테러는 게임에서 역시 활용되는 단골 콘텐츠다. 특히 총기류를 사용하는 FPS 게임에서 테러는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소재의 성격상 분위기도 가볍지 않다. 게임 속에는 적에 대한 증오와 생존에 대한 절심함과 비장함이 공존한다.

희한한 일이다. 이미 오래전에 나온 게임들 임에도 불구, 최근 벌어진 테러와 정말 같지는 않지만 테러를 저지르는 패턴이나 분위기가 전달된다. 게임에서도 테러리스트들의 특성과 설정이 소름 끼치도록 비슷한 경우도 있다. 적대적인 상대로 표현하기도 하며 실제로 일어날법한 테러를 재현하기도 한다. 더불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실화 바탕의 게임도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사실감 있게 그려낸 테러

메달오브아너티어1 대원들의 바탕이 된 일부 특수부대원들(사진은 레드윙 작전에 투입된 네이비 실 대원들)

로버츠 고지 전투에 실제로 투입됐던 특수부대원들 실화를 바탕으로 테러 단체에 맞서는 내용을 담은 ‘메달오브아너티어1’은 실제 벌어졌던 ‘로버츠 고지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2002년 3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이 전투는 알 카에다 잔존세력을 색출하기 7명의 씰 대원을 태운 헬기가 출동했으나 알 카에다의 습격으로 닐 로버츠 하사가 헬기에서 추락한 것에서 비롯된다.

'죽거나 부상당한 전우를 전장에 버리지 않는다'는 모토를 가진 대원들은 로버츠 하사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데, 그는 죽고 만다. 결국 미 공군의 폭격으로 알 카에다 진지는 파괴됐지만 이 전투로 헬기 2대가 추락하고, 특수부대원 8명이 전사했다.

게임은 이 전투를 재현했다. 오사마 빈 라덴에 의해 만들어진 무장단체인 알 카에다는 로버츠 하사를 소총으로 사살했는데, 이 모습이 무인정찰기에 고스란히 찍히면서 미군은 이 비극의 현장을 로버츠 고지라 불렀다.

민간인 납치·폭탄 설치 등 각종 테러를 막아라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식스’ 시리즈에서 테러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반드시 막아야 할 목적이 된다.

유저는 가상의 다국적 대테러부대를 통솔해 테러범에게 붙잡힌 인질을 구출하거나 건물에 설치된 폭발물을 찾아 해체해야 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구성된 테러를 막아내야 한다. 

최대 8명의 요원을 이용해 침투 루트를 짜고, 전술 행동을 설정하는 등 작전을 세운 뒤 이를 실행하는 방식은 마치 테러 진압 교범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게임 속에서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단되면 인질을 죽이며, 자신들의 주장을 밀어붙이기 위해 공공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등 실제 테러리스트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테러를 막아야 하는 게임으로는 ‘더디비전’도 있다. 이 게임은 생물학무기를 이용한 테러로 인해 혼란에 빠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이 게임 속 도시는 전 세계에 불어닥친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으로 혼란에 빠진 상태로 표현됐다. 부서진 건물과 자동차, 시체가 널려 있는 모습은 전쟁터를 방불케 해 생화학 테러의 무서움을 보여준다.

도시가 혼란에 빠지면서 여러 세력도 생겨났다. 무정부 상태를 대신하는 ‘합동 기동부대’를 비롯해 생존을 최우선으로 삼는 민간인 ‘폭도’, 범죄자 집단인 ‘탈옥수’, 낙오된 사람들로 구성된 ‘클리너’, 고위층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민간군사’, 특수부대 요원이자 유저가 플레이하는 ‘디비전’ 등이다.

특히 테러의 참혹함 속에서도 고위층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군사를 고용하는 것은 현실에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상류사회를 비추는 듯한 모습이다.

거대 조직화되는 테러 단체

‘카운터스트라이크’ 시리즈는 대테러리스트와 테러리스트 간 대립에 기반을 둬 두 진영이 대전을 벌이는 설정의 게임으로 테러는 적을 만들기 위한 수단만으로 사용된다.

용병이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 직전 폭파 사건을 일으키면서 이뤄진 ‘완전한 혁명’ 선언을 시작으로 탄생한 테러리스트 연합과 이를 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테러 연합국 간 대립을 다룬다.

전 세계를 통해 생중계 된 이 선언은 강대국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뒤엎기 위해 흩어져 있는 테러 단체들이 하나가 되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의 이런 모습은 현실에서 IS가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해 거대해지고 있으며, 테러 단체들은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상을 이용하는 것과 닮아 있다. 

게임 속에서도 테러는 생명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로 표현되고 있다. 더불어 게임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인 만큼 현실에서 테러가 멈추지 않는 이상 테러를 소재로 한 게임도 앞으로 계속해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