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출간된 동명 소설 원작... 이후 SF 장르에 지대한 영향 미쳐
우주 배경의 자원 전쟁, '스파이스', '샌드웜' 등에서 유사성 드러나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Warner Bros. Korea')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Warner Bros. Korea')

만약 당신이 지평선 너머로 이어진 거대한 사막의 모래 속에서 매섭게 솟아오르는 거대한 괴수 ‘샌드웜’을 본 적 있다면, 당신의 인식 어딘가에는 은근하게 스며든 ‘듄(Dune)’이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듄: 파트 2’가 극장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전 세계 11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해 누적 수익 2억 달러(한화 약 2,660억 원)을 돌파했으며, SF 장르의 불모지로 손꼽히는 한국에서도 7일 넘게 외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해 관객 수 1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여기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듄'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열띤 환호를 받는 것일까.

듄은 1965년 미국의 작가 프랭크 허버트가 집필한 동명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전설적인 SF 영화 ‘스타워즈’가 1977년 개봉했고 또 다른 SF 걸작 ‘스타 트렉’이 1966년 방영을 시작했으니, 사실상 미국 SF 장르의 시초라고 해도 무방하다. 실제로 스타워즈가 듄 시리즈의 영향을 받았으니, 소위 ‘스페이스 오페라’라 불리는 SF 장르의 작품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듄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Warner Bros.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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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듄의 어떤 부분이 다른 작품에 영향을 주었을까. 대표적인 것이 흔히 ‘메시아 서사’라 불리는 구원적 서사와 특정 자원을 두고 우주의 여러 세력이 전쟁을 벌인다는 설정이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바로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게임즈 워크숍의 미니어처 게임 ‘워해머 40,000’와 블리자드의 대표 RTS 게임 ‘스타크래프트’도 역시 듄의 영향을 받았다. 1992년 출시된 게임 ‘듄 2’가 RTS의 시초임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부분이다.

1992년 웨스트우드에서 출시한 '듄 2'
1992년 웨스트우드에서 출시한 '듄 2'

이런 서사적인 부분 외에도 게임 내 존재하는 세세한 설정에서 듄과의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복용자의 노화를 늦추고 예지력을 부여하는 대신 중독성을 가진 듄의 ‘스파이스(Spice)’는 여러 게임에서 등장한다. 인디게임 ‘엔터 더 건전’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등장하고, ‘아머드 코어 6: 루비콘의 화염’에서 등장하는 ‘코랄’도 스파이스의 오마주다.

리썰 컴퍼니에 등장하는 '육지 레비아탄(왼쪽)'과 산나비에 등장하는 '집행명령(오른쪽)
리썰 컴퍼니에 등장하는 '육지 레비아탄(왼쪽)'과 산나비에 등장하는 '집행명령(오른쪽)

하나 더 있다. 다양한 판타지 세계에서 등장하는 샌드웜의 원조도 듄이다. 지표면 아래에서 진동을 감지해 침입자를 공격하는 ‘샤이 훌루드(Shai-hulud)’의 외형과 특징이 많은 게임에 영향을 준 것이다. 리썰 컴퍼니에 등장하는 ‘육지 레비아탄’과 산나비의 ‘집행명령’ 모두 샤이 훌루드를 모티브로 했다.

이렇듯 듄은 이제는 우리의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드뇌 빌뇌브 감독의 영화는 3부작으로 계획됐기 때문에 아직 한 편이 남아 있고, 원작 소설은 황금가지에서 한국어판을 발간하고 있다. 소설로든 혹은 영화로든 이를 접한 뒤, 다양한 게임 속에 숨겨진 듄의 요소들을 찾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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