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선 월리' 95년 만에 저작권 만료... 이를 소재로 한 공포 게임 등장해
때아닌 나치 논란에 개발사 "우리는 나치즘과 혐오에 반대한다"

‘저작권 괴물’ 디즈니가 뒤통수를 맞았다. 1928년 제작된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의 저작권이 만료되면서 이를 소재로 한 기괴한 게임과 영화들이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기선 윌리’는 월트 디즈니를 대표하는 캐릭터 ‘미키 마우스’가 등장한 애니메이션으로, 1928년 제작된 이후 95년이 지난 올해 1월 1일 저작권이 만료됐다. 이로써 ‘증기선 윌리에 등장한’ 미키 마우스의 이미지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미키 마우스를 소재로 한 각종 창작물이 물밀 듯이 쏟아져 나왔다. 미키 마우스가 살인마로 등장하는 공포 영화 ‘미키스 마우스 트랩(Mickey’s Mouse Trap)’이 예고편을 공개했고, 기괴한 모습의 미키 마우스 떼의 습격으로부터 살아남는 공포 게임 ‘인페스테이션: 오리진(Insfestation: Origins)’도 스팀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게임에서 미키 마우스는 팔다리가 길고 모자를 쓴 흑백의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증기선 윌리 속 등장한 미키 마우스의 모습만 저작권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하얀 장갑과 빨간 반바지, 노란 신발을 신은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개발사는 이를 영리하게 이용했다.

게임이 공개된 직후, 해외에선 이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저작권에 관한 논란이 아닌 게임의 사상에 대한 논란이었다. 당초 게임의 원제였던 ‘인페스테이션 88’에서 ‘88’이 신나치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8'을 알파벳의 여덟 번째 글자인 ‘H’로 해석하면 ‘88’은 ‘HH’가 되는데, 신나치주의자들은 이는 ‘Heil Hitler(히틀러 만세)’의 약자로 사용한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차량 번호로 ‘HH’와 ‘88’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축구 선수의 등 번호로 ‘88’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개발사는 항변에 나섰다. 개발사 나이트메어 포지 게임즈는 외신을 통해 “원제의 ‘88’은 ‘1988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며, “게임 발표 당시에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고, 발표 이후 피드백을 통해 의미를 알게 되어 곧바로 게임의 제목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나치의 상징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나치즘과 혐오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히며 나치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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