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 서비스 삭제에 4억 3,500만원 과징금 "이용자 이익 해쳤다"
글로벌 플랫폼 우려 "전 세계에 'N번방 방지법' 검열 시스템 적용하란 건가"

국내 실시간 스트리밍 점유율 1위를 달려온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을 떠났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그 뒤를 과징금 부과로 배웅했다. 

2월 26일은 트위치의 한국 서비스 마지막 날이다. 지난 12월 공지한 대로, 트위치는 27일부터 한국 내 일체 사업에서 철수한다. 방송 자체는 가능하나 수익 창출을 비롯한 모든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들은 플랫폼 내에서 마지막 작별 방송을 진행하는 한편, 네이버 치지직이나 아프리카TV 등 신규 이적 플랫폼 방송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치지직 역시 26일 구독과 영상 후원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하며 새로운 구도의 개막을 알렸다. 

트위치 관련 마지막 소식은 과징금이었다. 방통위는 23일 전체 회의를 통해 트위치에 4억 3,500만원의 과징금과 1,50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의결했다. 2022년 다시보기(VOD) 서비스 제공을 중단해 시청자들의 이익을 해쳤다는 것이 이유다. 

또한 "추후 트위치가 한국 사업을 재개하려 할 경우 1개월 내 방통위와 협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을 함께 남겼다. 업계는 이를 사실상의 '블랙리스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트위치 철수로 인해 한국 스트리밍 시장은 치지직과 아프리카TV가 경합을 벌이게 됐다
트위치 철수로 인해 한국 스트리밍 시장은 치지직과 아프리카TV가 경합을 벌이게 됐다

트위치는 2022년 9월 생방송 및 VOD 서비스 최대 화질을 한국만 1080p에서 720p로 낮췄으며, 같은 해 12월 한국에서 VOD 제공 전체를 중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용자는 계속 늘어났다. 트위치는 급기야 2023년 12월, 한국 망 사용료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방통위는 VOD 서비스 전체 중단을 문제 삼았다.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7개 법안 중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해 영상물 사전 관리를 이행해야 하나,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오히려 VOD를 제거해 이용자 이익을 현저하게 해쳤다는 이유다.

다만 크리에이터와 업체 등 스트리밍 관계자 사이에서는, 법안 및 방통위의 스트리밍 플랫폼 몰이해가 낳은 촌극이라는 여론이 나온다. 트위치는 글로벌에서 동일 서비스를 제공해온 플랫폼이다. "일부 검열이 강한 극소수 국가만 존재하는 기준을 위해 전 세계 영상에 검열 시스템을 적용하라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는 분위기다.

트위치 측은 전체 회의에서 "VOD는 전체 서비스 중 비중이 낮은 일부 기능인 데다 한국에서 지속 서비스 제공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트위치는 유튜브와 달리 실시간 방송 시스템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 설명은 수용되지 않았다.

한 글로벌 업체 관계자는 "최근 트위치가 한국 매출을 축소 발표한 점이 문제였다면 제재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했을 것이지만, VOD 사전 검열을 일괄 적용할 수 없어 삭제한 것도 과징금 대상이라는 것은 과도하다"면서 "이런 식으로 검열이 강화된다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게 더욱 불이익이 닥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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