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OA 발표와 상반된 증언... "디도스에도 취약할 수 있어"
알리사 스타작 CLO "한국 트랜짓 비용, 다른 지역 20~30배 수준"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

세계적인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이하 CDN) 제공 업체의 임원이 한국의 망 사용료는 전 세계 다른 지역의 30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CDN 제공 업체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글로벌 정책 책임자 겸 최고법률책임자(이하 CLO) 알리사 스타작(Alissa Starzak)이 SBS의 유튜브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에 출연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한국의 망 사용료가 일본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의 국가와 거의 동일하다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이하 KTOA)의 발표와는 상반된다.

작년 12월, 세계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는 한국 서비스를 종료를 예고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망 사용료로 인해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후 2월 27일부로 트위치는 완전히 한국을 떠났다.

국내 이용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지난달 22일 KTOA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KTOA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망 사용료가 10배 높다는 트위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콘텐츠 제공자(CP)가 지불하는 요금은 메인 서버가 위치한 북미를 제외하고 한국·일본·홍콩·싱가포르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거의 같은 수준이며, 국내·외 망 이용대가의 차이는 CDN 사업자의 대륙별 투자 비용 등이 반영된 CDN의 국가별 요금 수준 차이 이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어 KTOA는 “대표성이 부족한 특정 기업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망 이용대가가 해외에 비해 비싸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고,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는 경쟁사 관계자의 발언처럼 ‘적자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며, 망 사용료는 명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알리사 스타작 CLO의 입장은 이와 전혀 다르다. 그는 “한국의 ‘트랜짓(Transit) 비용’은 전 세계 다른 지역의 20배~30배 수준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랜짓 비용은 일종의 톨게이트비로, 낮은 티어(Tier)의 네트워크의 정보(트래픽)를 높은 티어의 네트워크로 전송할 때 지불하는 비용이다.

지난 해 발표된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의 보고서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다. CCIA는 ‘대한민국의 망 사용료에 관한 오해와 진실(Myths Surrounding Network Usage Fees: South Korea)’에서 2016년 한국이 발신사지불방식(SPNP) 정책을 도입한 이후 한국의 트랜짓 비용이 크게 상승했으며, 이는 유럽과 북미에 비해 거의 몇 배는 비싸졌다고 밝힌 바 있다.

트랜짓 비용 뿐만 아니라 ‘페이드 피어링(Paid peering)’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알리사 스타작 CLO는 “대부분의 경우 네트워크를 1:1로 연결하는 피어링은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데, 한국은 망 연결 시 한 쪽이 비용을 내는 페이드 피어링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스템 개선으로 전 세계 대역폭 비용이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의 대역폭 비용이 높아진 것도 망 사용료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편, 알리사 스타작 CLO의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P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 발의에 한창이던 2021년에도 그는 지금과 동일한 입장을 전했다. 당시 그는 “규제보다는 다양한 상업적 계약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법안 제정에 반대했다.

만약 그의 주장대로 한국의 망 사용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다면 해외 CP들은 훨씬 더 먼 곳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한국 이용자들의 콘텐츠 접근 속도도 느려진다. 또한 트래픽이 이동하는 통로가 줄어들기 때문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DDoS 공격 등에 더욱 취약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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