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부정적 요소 혼재... 하지만 긍정적 조건이 더 많은 이유

일본 게임사의 소규모 게임 하나가 전 세계에 폭풍을 불러일으켰다.

오픈월드 생존 크래프팅 게임 '팰월드(팔월드, Palworld)'가 25일 스팀 최대 동시접속자 200만 명을 넘겼다. 각종 유명 게임을 엮어낸 팰 디자인과 생존 제작 시스템, 유기적인 콘텐츠가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재미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접속자 상승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19일 얼리액세스 출시 당일 동접 37만, 24시간 만에 64만 명을 기록했다. 또 하루가 지나 130만 명에 다다랐다. 이런 수직상승 끝에 24일 기준 200만 명을 뛰어넘었다. 더 무서운 점은 이것이 스팀 플랫폼만 집계라는 것이다. 콘솔과 기타 스토어에서도 접속자가 줄을 잇는다.

역대 스팀 최대 동시접속자 기록 대부분을 뛰어넘었다. 남은 기록은 단 하나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가 2018년 1월 이뤄낸 325만 명. 향후 10년은 깨지지 않으리라 짐작했던 압도적 접속 수였다.

팰월드가 배틀그라운드마저 제칠 수 있을까. 지금 기세라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하지만 300만 명 수준부터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긍정적 요소, 부정적 요소를 각자 기준에 따라 정리했다.

■ '배그'보다 접속자 상승 속도, 확장 잠재력 훨씬 높다

배틀그라운드 325만 접속의 신화를 돌이켜보자. 2017년 얼리액세스에서 정식 출시까지 이어지며 차근차근 상승세를 그린 경우다. 상반기 10만 명 안팎 동접으로 괄목할 시작을 보였고 그 후에도 유저 유치에 탄력이 붙으며 8월경 60만 명에 다다랐다.

100만 명을 처음 넘긴 시점은 9월이었고, 1개월 뒤 2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12월 말에 300만 명이 넘었다. 9월을 기점으로 한 달에 거진 100만 명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것만 해도 스팀에 전례가 없는 성적이었다.

그런데 팰월드는 더욱 충격적인 속도다. 출시 전까지 큰 관심이 없던 게임이 스팀 동접 100만 달성까지 걸린 기간은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약 사흘 만에 200만 고지를 점령했다. 스팀 인기 순위 역시 모든 지역에서 1위다. 

판매량 역시 긍정적이다. 배틀그라운드가 200만 장을 넘기기까지 한 달 정도 걸렸고, 팰월드는 단 5일이었다. 전 세계에서 기록적인 접속 증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 6년 전에 비해 스팀 인구 2배... 시대 조건이 다르다

동접 신기록 수립에 조건이 훨씬 좋은 이유는 또 있다. 전체 유저풀 증가다. '배그'에서 '팰월드'로 넘어오는 6년 사이, 전 세계 스팀 인구는 2배 이상 늘었다.

2017년, 스팀 세계 동시접속자는 약 1,500만 명이었다. 역대 최초 2천만 명을 넘어선 것이 2020년 3월이다. 그리고 불과 2년 만인 2022년, 3천만 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1월 갱신한 최고 기록은 3,367만 명이다.

당연히 접속자 상위권 게임 기준도 예전보다 올랐다. 배틀그라운드 출시 당시 스팀은 동시접속자 10만을 꾸준히 넘기는 게임이 3~4종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 스팀은 10종 이상 게임이 일일 최대 동시접속자 10만을 넘긴다. 전체 인구가 늘은 만큼 게임이 유행을 탈 때 폭발력도 크다. 

예전보다 게임 정보가 전파되는 속도가 빨라 스팀 추가 유입도 기대되며, 멀티플레이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도 큰 호재다. 배틀로얄 슈팅에 비해 호불호가 극히 적은 장르와 감성을 가진 점, 저렴한 구매 가격 역시 다양한 유저가 유입되기 좋은 요소다. 

■ 싱글 플레이 위주, 콘텐츠 한계가 장벽 될까?

멀티가 강화되고 있다고 해도 팰월드는 아직 혼자 플레이하는 콘텐츠 중심이다. 탐험, 제작, 팰 수집 등에서 어느 정도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얼리액세스 단계이기 때문에 콘텐츠 업데이트가 계속 필요한데, 개발사 포켓페어가 작은 인디 스튜디오라는 점이 불안 요소다. 

멀티플레이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는 지속 플레이가 가능했기 때문에 게임 특성 차이가 있다. 신규 유저가 계속 들어온다고 해도, 그 사이 먼저 플레이한 유저들이 모든 것을 다 즐기고 빠져나간다면 한계치가 올 수 있다. 현재 팰월드 로드맵이 얼마나 빨리 실현되느냐가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팰월드의 동접 신기록 달성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 앞서 말한 요소 중 전 세계 스팀 유저풀 증가, 매우 낮은 진입 장벽이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또한 싱글 기반이라고 해도 이미 평균 플레이타임이 매우 높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게임의 정체성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팰월드가 지금 흥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게임의 최고점이 어디일지, 어떤 영향력을 만들어낼지 지켜보는 것이 2024년 첫 번째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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