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성 상성을 비롯, 공격 및 방어 상성 등 고려한 전략적 전투가 핵심
메인 스토리와 서브 스토리 병행 통해 탄탄한 창세기전 세계관 전달

마치 체스를 두는 것처럼 한 턴 한 턴 신중을 기하게 된다. 어렵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게 이 SRPG라는 장르의 매력 아닌가.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이하 창세기전 모바일)’이 지난 9일 정식 출시됐다. 기자는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감히 말하건대, SRPG의 매력은 희노애락이 모두 담긴 치열한 수 싸움이다. 치밀하게 짜여진 전략이 먹히면 기쁘고, 반대로 상대의 수 대로 놀아날 때는 슬프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허를 찔리면 화가 치밀고, 반대로 뜻밖의 행운으로 기회를 잡으면 환호가 절로 터진다. SRPG의 재미는 이렇듯 시시각각 변화하는 만감(萬感)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창세기전 모바일은 SRPG의 매력을 제대로 담았다. 창세기전 모바일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신중할수록 더욱 빛나는 게임’이라 평하고 싶다.

틈틈히 상대 유닛이 가진 속성과 스킬을 확인해 다음 전략을 짜야 한다.
틈틈히 상대 유닛이 가진 속성과 스킬을 확인해 다음 전략을 짜야 한다.

창세기전 모바일의 전투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다른 SRPG에서 으레 볼 수 있는 속성 상성에서 시작해 무기별 공격 상성과 방어구별 방어 상성까지 존재한다. 이뿐만인가, 전장에 추가되는 타일 효과와 날씨 효과, 유닛 배치에 따라 발동되는 엄폐와 협공도 중요한 전략적 변수다.

그렇기에 전투는 한 턴 한 턴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전투 난이도가 높은 편으로, 캐릭터 성장과 좋은 장비로 전략을 무마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수시로 적들이 보유한 속성과 스킬을 확인하며 전투를 이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시의 일격에 중요 전력을 잃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병종이 너무 다양해서일까, 병종 간 특징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현존하는 캐릭터 중 단 두 캐릭터밖에 없는 ‘레인저’ 클래스가 가진 특징은 잘 드러나지 않고, 탱커 역할을 맡는 ‘디펜더’와 ‘솔져’ 클래스 중 아군의 공격을 대신 맞는 ‘호위’ 효과를 가진 캐릭터는 단 둘 밖에 없어 탱커 역할을 맡는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병종의 수를 줄이더라도 병종 간 특징을 뚜렷하게 잡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여기에 더해 자동 전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아쉬웠다. 자동 전투 시 캐릭터의 행동 순서와 행동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는데, 아무리 설정해도 설정한 대로 자동 전투가 진행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오류로 보이며, 수정된다면 자동 전투 기능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브 콘텐츠인 '마장기전'에서도 각기 다른 스토리를 전달한다.
서브 콘텐츠인 '마장기전'에서도 각기 다른 스토리를 전달한다.

전투 외에도 스토리 부분에서 크게 신경을 쓴 점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핵심 스토리라인을 전달하는 스토리 스테이지에선 풀 더빙 덕분에 한 편의 판타지 소설을 읽는 것처럼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미션 스테이지를 통해 메인 스토리 바깥에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과 성장 재화를 수급하는 서브 콘텐츠에도 별도의 스토리를 마련해 당위성을 제공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SRPG의 팬이자 창세기전 IP의 문외한인 기자에게는 오랜만에 느끼는 전략의 맛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창세기전 모바일이 전투와 스토리라는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완성도 있게 구현한 만큼, 편의성을 비롯해 약간의 디테일만 제대로 잡는다면 꾸준히 사랑받는 게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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