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격변 맞이한 협곡, "레드가 지형 변화에 더 불리해졌다" 우려
"블루 바텀 압박감과 비슷... 심리적일 뿐 큰 변화 아니다 의견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협곡에 서로 다른 의견이 첨예하게 부딪친다. 2024시즌 대격변을 맞이한 협곡 지형이 레드 사이드 팀에게 불리하게 설계되어 기존보다 더 심한 양극화를 불러올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라이엇 게임즈(이하 라이엇) 개발진은 올해 ‘LoL’ 2024시즌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을 예고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협곡 지형 변화다. 블루 사이드를 기준으로 양측이 대칭을 이루도록 변경됐다.

개발진 의견에 따르면 이번 협곡 변경점의 목표는 탑의 게임 영향력 증대, 정글 개입 감소, 블루 레드 사이드의 불균형한 승률의 평준화다. 하지만 최근 PBE 서버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변화를 목격한 많은 유저와 분석가, 프로 선수가 입을 모아 이런 변화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레드 사이드 바텀의 불합리함이다. 레드 사이드 바텀 1차 타워를 기준 왼쪽 부시가 뒤로 후퇴하고 강가와 바로 연결되면서 삼거리 부시가 생겼다. 이 지형 변화는 기존과 비교했을 때 정글 개입 루트를 추가한 것으로 이로 인한 바텀 레드 사이드가 받는 압박이 심해졌다.

일반적인 바텀 구도에서 렉사이와 같은 일부 정글러만이 선택할 수 있었던 뒤를 잡는 갱킹이 이제 모든 정글 챔피언에게 열린 셈이다. 최근 ‘LoL’ 프로 리그 LCK에서 이벤트 매치로 준비한 라인 CK 사전 인터뷰에서 ‘피넛’ 한왕호 선수는 뒤를 잡는 갱킹이 열린 것을 언급하며 직접적으로 “레드 사이드 바텀이 불리하다”고 말했다.

‘기드온’ 김민성은 “블루 팀이 주도권을 잡을 경우 뒤집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하며 레드 진영의 문제를 언급했다. 레드 사이드 바텀이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밀리는 모양새에서 블루 사이드 바텀이 너무 쉽게 적 정글에 깊게 관여할 수 있다는 점과 다이브 주도권도 크게 내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자료: LCK
자료: LCK

서포터의 ‘안딜’ 문관빈, ‘플레타’ 손민우는 "블루 사이드에서 타워 압박을 하면서 쓸 수 있는 길이 너무 공격적으로 변해 주도권 픽이 좋아지지 않았나"라며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형 변화가 레드 사이드 압박을 늘린 것은 맞지만, 크게 밸런스 문제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베릴’ 조건희는 라인 CK 인터뷰 영상에서 “블루 팀은 돌아오는 갱 압박도 느꼈어야 했는데…… 맵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아졌지 않나”고 말했다. 바텀 지형 변화가 오히려 기존 블루 사이드가 느끼던 압박을 레드도 느끼게 된 것이라는 표현이다.

레드 사이드는 삼거리 부시 장악을 위해 와드 소모가 늘었지만, 이는 기존 블루 사이드 바텀이 가지던 압박감과 비슷하며 시야 위치에 따라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기존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1차 타워 옆 부시가 뒤로 후퇴하면서 오히려 상대 다이브 압박이 적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자료: LCK
자료: LCK

바텀 지형 변화가 레드 사이드 입장에서 심리적인 반발이 큰 것이지 실제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기존처럼 라인 주도권 싸움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무턱대고 라인을 밀고 압박하는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개입을 받아치는 양상이 많이 나올 것이란 예측도 있다.

라이엇 개발진의 의도대로 협곡에 유의미한 승률 변화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지난 시즌까지 ‘LoL’ 솔로 랭크 기준 블루 레드 승률은 약 52:48로 나타난다. 통계에 따라 1의 오차범위가 있지만, 약 2% 정도 블루가 앞서는 모습이다. 프로 단계에서는 지난 2023 롤드컵 메인 이벤트 기준 59: 41, 2023 LCK 서머 플레이오프 기준 58:42로 큰 격차를 보인다.

9일 진행된 라인 CK 경기에서 대부분 레드 진영이 바텀 시야를 잡기 위해 와드를 많이 투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자료: LCK)
9일 진행된 라인 CK 경기에서 대부분 레드 진영이 바텀 시야를 잡기 위해 와드를 많이 투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자료: LCK)

‘LoL’는 지금까지 매 시즌 새로운 변화를 선보이며 달라진 게임 양상과 메타로 유저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종종 협곡에 닥친 큰 변화는 유저들의 이해를 넘어서는 경우도 많았고 실제로 개발진이 다시 되돌린 적도 많다.

2024시즌은 프리 시즌 없이 곧바로 시즌에 돌입한다. 패치가 적용된 오늘 10일부터 랭크 게임이 열리고 일주일 정도면 랭크 통계도 드러날 것으로 확인된다. ‘LoL’ 협곡에 닥친 변화가 격차를 좁힐 것인지 아니면 더 크게 벌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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