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팀 전멸시킨 T1, 끝내 '대이변' 연출한 DRX

[게임플] 최고의 전설이 돌아왔다. 한편에서는 최고의 언더독 드라마가 써졌다. 그 결과 5년 만에 LCK 내전 결승이 완성됐다.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준결승이 30일과 31일(한국시간) 진행됐다. T1이 LPL 최후의 생존팀이었던 징동 게이밍을, DRX가 다수의 예상을 깨고 젠지 e스포츠를 각각 3:1로 잡아내면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T1은 '패승승승'의 시나리오를 썼다. 1세트는 징동이 지배했다. 주고받는 난전 속에서 징동 정글러 '카나비' 서진혁의 비에고가 승리의 판을 만들어냈고, 결국 후반 픽들이 성장하며 차이를 크게 벌렸다.  

하지만 밴픽 수정 뒤 맞이한 2세트부터는 달랐다. 흐름 변화의 중심에는 LoL 최고의 전설인 '페이커' 이상혁이 있었다. 라이즈로 협곡을 넓게 쓰는 운영을 극한으로 펼치면서 게임 내내 수적 우위를 만들어냈다. 그 사이 요네, 루시안 등 다른 딜러들이 폭풍처럼 성장해 게임을 굳혔다.

다음 경기도 라이즈와 녹턴의 플레이메이킹에 휘둘리며 게임을 내준 징동은 결국 라이즈를 밴했다. 하지만 페이커는 아지르를 통해 3인 갱킹을 흘려내고 오히려 역습을 만들어 상대를 모두 잡아내는 슈퍼플레이를 보였다. 여기에 게임 내내 현격한 우위를 보여준 구마유시-케리아의 바텀 라인도 각각 캐리력과 이니시에이팅에서 빛났다.

징동이 1:3으로 패배하면서, LPL은 이번 롤드컵에서 열린 LCK와의 모든 다전제에서 탈락했다. 반면 LCK는 2017년 삼성 갤럭시와 SKT의 대결 이후 5년 만에 결승 내전을 치르게 됐다. 

반대편에서는 '언더독 드라마'가 정점에 달했다. 31일, DRX는 LCK 집안 싸움에서 젠지 e스포츠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모든 관계자들의 예상을 넘어선 이변이었다. 

DRX 역시 '패승승승'이었다. 첫 세트는 젠지의 무난한 승리였다.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큰 교전과 위기 없이 차이를 벌렸고, 바론 획득과 함께 곧장 넥서스까지 진격하면서 게임을 끝냈다. 모든 팬들이 익히 알던 젠지 그대로의 모습이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2세트에서 상황은 급변했다. 초반까지는 케이틀린-럭스 바텀 픽이 크게 밀리면서 DRX의 고전이 이어졌으나, 상대 정글을 연속으로 자르고 '제카' 김건우의 아리가 좋은 구도를 잡으면서 회복 시간을 벌었다. 결국 '데프트'의 케이틀린, '표식' 홍창현의 킨드레드까지 2원딜 성장이 완료된 DRX가 역전승을 거뒀다. 
 
다음부터는 상체에서 기대를 탄 DRX의 연승이었다. 3세트는 용 앞 혼전에서 아칼리로 킬을 주워담은 제카, 오른으로 철벽 이니시에이팅을 담당한 '킹겐' 황성훈의 미드-탑 활약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압승을 얻었다. 이어진 4세트마저 젠지의 초반 스노우볼 조합을 상대로도 일찌감치 파워에서 앞서나간 끝에 업셋의 마침표를 찍었다.

DRX는 슈퍼스타로 떠오른 미드라이너 제카의 활약과 함께, 열세로 예상됐던 탑과 정글이 오히려 주도권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흐를수록 수정되는 밴픽 전략 역시 완벽했다는 평가다. 반면 젠지는 뜻밖의 상체 부진과 운영 혼선이 겹치면서 13세트 연승을 기록하던 상대에게 고배를 마시게 됐다.  

우승컵을 놓고 최후에 격돌할 T1과 DRX의 결승전은 6일(일요일) 오전 9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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