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 최후의 희망, 또 만난 '근본팀'들, 명승부 제조 매치, 그리고 '데프트'

[게임플] 약속이나 한듯, '운명의 숙적'들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그룹 스테이지를 마치고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한다. LCK는 젠지 e스포츠, 담원 기아, DRX가 같은 브라켓에 배정되어 결승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T1은 8강에서 승리할 경우 징동 게이밍(JDG) 대 로그의 승자와 격돌한다.

8강을 앞두고 LCK와 LPL의 경쟁 구도와 함께, 각 매치마다 각별하게 얽힌 관계성이 화제로 떠오른다. 서로 밀접하게 대립해왔거나, 과거부터 이야기를 쌓아온 사이가 대진표로 완성되면서 멋진 시나리오가 완성됐다는 반응이다.

21일 첫 매치는 LPL 1시드 JDG와 LEC 마지막 희망 로그의 대결로 시작한다. 로그는 유럽을 넘어 서구권 LoL 전체의 유일 생존자이기도 하다. 두 리그의 최강 카드가 맞붙는다는 점에서 주목도는 높다.

JDG가 올해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승부 예측이 다소 기울고 있다. 다만 LEC가 전통적으로 롤드컵 역사에 남을 이변을 종종 보여온 리그이기 때문에 변수는 남아 있다.

T1은 또다시 RNG를 만난다. 지난 MSI 결승의 복수전이다. 두 팀 모두 LCK와 LPL에서 올해 스프링 시즌을 지배했지만, 서머에서 다른 팀에게 정점을 내줬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또한 양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덤을 보유해 서로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될 전망이다.

RNG와의 연관성은 그것뿐이 아니다. T1이 2013년 SKT 시절부터 지금까지, 롤드컵 다전제에서 상대해본 LPL 팀은 RNG가 유일하다. 수많은 시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이할 정도의 악연이다. 항상 승리팀은 T1이었는데, 올해도 같은 역사를 반복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젠지와 담원 기아는 LCK 팀간의 내전이다. 내전은 비교적 관심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이 두팀은 올해 내내 풀 세트 접전을 치르면서 명승부를 양산해왔다. 스프링 플레이오프 5세트에서 젠지가 1만 골드 이상 열세를 극복한 역전승은 그중에서도 백미로 꼽힌다. 

챌린저스 시절부터 60전 넘게 싸워온 '쵸비' 정지훈과 '쇼메이커' 허수의 차세대 미드라이너 정점 대결도 언제나 흥미롭다. 상대전적은 사실상 동률에 가깝다. 젠지가 강력한 팀으로 꼽히지만, 담원 기아의 상승세도 무섭기 때문에 접전이 예상된다.

DRX는 '데프트' 김혁규와 깊은 인연을 가진 EDG와 맞붙었다. 데프트는 2015년 EDG로 이적한 뒤 2년간 두 번의 우승과 수많은 개인 수상을 쌓아올리며 LPL 최강의 원거리 딜러로 군림했다. 그 시기는 곧 EDG의 황금기이기도 했다.

당시 데프트와 바텀에서 호흡을 맞추던 '메이코' 텐예는 여전히 EDG에 남아 '바이퍼' 박도현과 함께 롤드컵 우승의 영광을 안았고, 이번 8강 관문에서 데프트를 상대하게 됐다. 이들의 인연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감히 예측하기 어렵다.

각자의 사연을 등에 업고 2022 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가 시작한다. 8강은 21일부터 24일까지 매일 오전 6시(한국시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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